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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봉사활동 하면 신문에 나오나요?

이재희/사회부 차장

"우리는 봉사한다." 무료 상담을 한다는 봉사단체가 상담 일시와 장소를 알리는 광고 문구다.

"우리가 한 봉사활동은 화려해요." 공연을 한다는 합창단 관계자가 어떤 활동을 하냐는 기자의 질문에 한 대답이다.

"책자는 20달러, 강의는 월 30달러, 신청 대행은 100달러." 교육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영리단체가 받는 프로그램 수수료다.

"내 시간, 내 돈 들여가며 봉사하는 데 나쁘게 쓰지 말아요." 비영리단체의 커뮤니티 사업이 잘 진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 단체 관계자가 기자에게 한 부탁(?)이다.



"기부하면 기사 나오나요?" 세월호 참사 후 일부에서 자발적으로 기금을 모았다. 그중 하나가 기금 전달처를 찾던 중 중앙일보에 타진(?)하며 던진 질문이다.

한인 사회에는 수많은 봉사단체, 비영리단체가 있다. 이들은 말 그대로 영리 목적이 아닌 비영리로 커뮤니티 또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위해 봉사를 하는 곳이다. 봉사는 남을 위해 자신을 돌보지 아니하고 힘을 바쳐 애쓰는 것이다. 대가 없이 남을 돕는 것이다. 그런데도 1년에 몇 번 무료 상담을 제공하면서 봉사한다고 생색을 낸다. 자신들이 한 봉사활동이 화려하다고 자평하며 자신을 드러내는 홍보 수단처럼 여긴다.

비영리단체이고 봉사한다고 하면서 수수료를 받는다. 그건 그렇다 치자. 같은 내용의 강의와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단체도 있다고 하자 전문가가 아닌 자원봉사자가 해 거부당하는 사례가 많다며 다른 단체를 깎아내린다.

자기 시간과 돈을 들여가며 커뮤니티를 위해 애쓰고 남을 돕는다며 잘 안 되는 것, 잘 못하는 것도 좋게만 봐 달라고 한다. 물론, 알리지 않지만 묵묵히 수많은 봉사활동을 하고 자기 돈을 털어가며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비영리단체도 수없이 많다.

자신을 낮추기보다는 스스로를 드러내는 PR시대다. 봉사도, 선행도 숨기기보다는 알리는 게 요즘 추세다. 유명인과 연예인들은 기부나 봉사를 하면서 기자회견을 하고 SNS를 통해 알린다. 이는 자기 자랑도 있겠지만 더 많은 사람이 기부에, 봉사에, 좋은 일에 동참하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봉사단체라고 해서 봉사만 할 순 없다. 비영리단체라고 해서 모든 걸 무료로 제공할 순 없다. 봉사단체이니 알리지 말라고, 비영리단체이니 돈 받지 말라고 그러는 게 아니다. 봉사단체라고 조용히 봉사만 하고, 비영리단체라고 무조건 무료로 해서는 안 된다. 그러면 이들 단체가 존재, 존속할 수 없다.

다만, 왜 봉사를 하는지, 왜 비영리인지 한 번쯤 생각했으면 한다. 시대에 따라 생각과 시각, 방법 등은 바뀐다. 그래서 요즘은 희생이라는 뜻이 있는 봉사라는 말보다는 '나눔'이나 '섬김'이란 표현을 많이 쓴다. 숨기기보다는 드러내고 조용히 하기보다는 적극적으로 알린다.

하지만 그 의미는 쉽게 변하지 않는 법이다. 참 봉사는 뭐니 뭐니 해도 '마음'으로 해야 맛이다. 마음으로 하는 봉사에는 생색도, 홍보도 필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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