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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용병' 회사 블랙워터, 국무부 관리도 살해위협

[LA중앙일보] 발행 2014/07/02 미주판 16면 기사입력 2014/07/01 21:51

이라크 민간인 17명 학살 물의
조사단장에 '당장 죽일 수 있다'
직원 4명 7년 만에 정식 재판

미국이 이라크전을 치르던 2007년 바그다드 중심가에서 무차별 총기난사로 민간인을 학살해 논란이 된 민간 경호업체 블랙워터의 현지 책임자가 그해 8월 국무부 조사단의 내부 감사활동에 불만을 품고 살해 위협까지 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뉴욕타임스는 30일 국무부 내부 자료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하면서 "조사단이 이 때문에 서둘러 귀국길에 올라 관련 내용을 보고했지만 국무부는 별다른 조처를 취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국무부는 블랙워터와 맺은 경호 용역계약 이행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2007년 8월1일 한달 일정으로 조사요원 2명을 이라크로 파견했다.

이 업체가 2006년 말까지 국무부와 맺은 용역계약 규모는 약 10억달러나 됐다.

조사단은 블랙워터가 직원 수 부풀리기 등을 통해 비용을 과다 청구하는가 하면 각종 안전규칙을 줄줄이 위반한 사실 등을 파악했고, 블랙워터의 이라크 지사장을 직접 만나 해명을 요구했다.

뉴욕타임스는 "잔 릭터 조사단장과 만난 대니얼 캐롤 지사장은 '지금 당장에라도 당신을 죽일 수도 있다. 우리는 이라크에 있기 때문에 당신을 죽인다 해도 아무 일도 없을 것'이라고 위협했다"고 전했다.

조사단은 이런 사실을 바그다드 주재 미국 대사관 쪽에 통보했지만, 대사관은 '쓸데없이 분란을 일으켜 일상업무를 방해한다'며 블랙워터를 두둔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위협을 느낀 조사단은 예정을 1주일 이상 앞당겨 서둘러 귀국했다.

릭터 단장은 그해 8월31일 제출한 내부 보고서에서 "대사관이 블랙워터를 지휘하는 게 아니라, 블랙워터가 대사관을 지휘하는 형국"이라며 "블랙워터 직원들은 자기들이 법 위에 서 있는 것처럼 행동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국무부 는 당시 아무런 제재 조처도 내리지 않았다.

그로부터 약 2주 뒤인 9월16일 블랙워터 경호요원들에 이 바그다드 중심가 광장에서 무차별 총기 난사를 벌여 9살 어린이를 포함해 이라크 주민 17명이 목숨을 잃고 20여명이 다쳤다. 당시 사건에 가담했던 블랙워터 직원 4명은 7년여가 흐른 지난달 11일에야 정식으로 재판정에 섰다.

이들에 대한 처벌을 꺼린 미국 정부의 소극적인 태도 때문에 7년 동안 재판은 시작조차 못한 채 난항을 겪어 왔고 검찰의 기소는 증거 부족, 절차상의 오류 등 헛점투성이의 일처리로 번번이 기각 당했다. 이번 재판에는 블랙워터 직원들에게 법의 심판을 내리겠다는 일념으로 이라크인 48명이 미국 법정에 까지 와 증언대에 섰다.

블랙워터는 해군 특수부대 출신인 에릭 프린스 등이 1997년 설립한 회사로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과 함께 '전쟁용병 사업'으로 급성장하며 논란을 빚었다.

민간인 학살 사건으로 논란이 빚어지자 여러 차례 이름을 바꿔 현재는 '아카데미'라는 간판을 걸고 있다. 최근에도 아프가니스탄, 우크라이나 등 세계 분쟁 현장 곳곳에서 이들의 개입했다는 주장이 나오는 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신복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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