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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다인종 사회로 가는 대한민국

허종욱/워싱턴침례대학 교수

1990년 펜실베이니아주 주립대학에서 사회학을 강의할 때 학부에서 인종문제 과목을 가르치는 J교수와 가까이 지냈다. J교수는 6.25전쟁 때 한국주둔 흑인 미군장교와 한국인 여성 사이에 태어난 이른바 '혼혈인'이다. J교수의 아버지는 두 살 때 미국으로 훌쩍 떠나갔다.

어머니가 생활고와 인종차별 등 온갖 고생을 하며 J교수를 고등학교까지 교육을 시키고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J교수는 동네와 학교 등 한국사회에서 '튀기' '깜둥이'라는 멸시를 받아가며 살다가 미국정부의 특혜조치를 통해 미국으로 유학와 대학교수가 됐다. J교수는 자신이 어렸을 때 한국에서 당한 인종차별이 너무나 큰 상처를 주었다고 토로했다.

현재 한국에는 세 종류의 혼혈인이 살고 있다. 주한미군과 한국 여성 사이에 태어난 미국계 혼혈 베트남.필리핀.몽골 등 아시아국가 여성들과 한국 남자들사이에 태어난 제1 다문화 혼혈 한국주둔 외국인 근로자들과 한국여성들 사이에 태어난 제2 다문화 혼혈 등이다. 혼혈지원단체인 펄벅재단은 현재 한국에 살고 있는 혼혈인 인구는 미국계 5000여명 제1과 제2형 다문화형이 약 3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대부분의 미국계 혼혈은 J교수의 경우처럼 미국으로 이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사회가 국제화하면서 많은 외국인 근로자들이 한국에 머물고 한국 남성과 결혼한 외국 여성들이 급증함으로써 한국사회에서 배달민족이라는 개념이 희석되고있는 듯하다. 현재 한국에 머물고 있는 외국인들은 근로자들을 포함해 약 200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더구나 미국계 혼혈인들이 한국에서 연예계와 학계 운동계에 진출하는 양상은 혼혈인의 사회적인 위상을 크게 바꾸고 있다.



그런데 미국계 혼혈인들이 아버지 없이 한국에 살고 있는 것처럼 필리핀.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에 한국인 아버지와 현지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이른바 코시안(Kosian)이라고 불리는 한국계 혼혈인들이 아버지 국가 한국에서의 무관심과 현지 사회에서의 차별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들 아버지는 아내와 혼혈자식들을 현지에 남겨두고 귀국 그들을 전혀 돌보지 않아 아버지로서 도의적인 문제를 넘어 한국과 당사국간에 외교문제로 번지고 있다.

1964년부터 참전한 베트남전쟁에서 한국군 장병과 베트남 여성사이에 태어난 한국계 혼혈인들 한국과 베트남 수교 이후 베트남에 머물렀던 사업관계 한국남자와 베트남 여성사이에 태어난 한국계 혼혈인들 라이따이한이라고 불리는 이들 한국계 혼혈들은 현재 1만500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필리핀에 거주하고 있던 유학.관광.사업.무역 관련 한인들과 필리핀 여성 사이에 태어난 코피노라고 불리는 한국계 혼혈인들이 1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라이따이한과 코피노들이 한국에 있는 '아빠 찾기 운동'(?)을 전개해 한국의 아버지들에게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얼마전 서울가정법원 권양희 판사는 한 코피노 형제가 한국남성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양육비 지급 등을 청구할 수 있다는 판결을 냈다.

한국이 다문화되고 외국과의 교류도 많아짐에 따라 혼혈과 관련된 사회 문제나 소송이 급증할 것이다. 한국이 글로벌화되는 과정에서 넘어야 할 산 중의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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