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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통일한국 꿈꿨던 로린 마젤

[LA중앙일보] 발행 2014/07/16 미주판 21면 기사입력 2014/07/15 21:43

조이스 김/커버넌트하우스·아시안커뮤니티 코디네이터

뉴욕 필하모닉의 전 음악감독 로린 마젤(아래사진)이 13일 세상을 떠났다는 뉴스에 한순간 숨이 막히는 느낌을 받았다. 한국인 못지않게 그는 진심으로 통일 한국을 간절히 염원했던 위대한 음악인이었기 때문이다. 특별히 그는 6년 전 뉴욕 필하모닉을 이끌고 평양을 방문 한 이후 한국의 분단 상황을 가슴 아프게 생각하며 어떠한 자리에서건 만나는 사람 누구에게나 늘 한국의 통일을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2008년 2월 평양에서 열렸던 뉴욕 필하모닉의 연주회는 큰 뉴스였다. 미국의 일부 언론에서는 '분단 한국이 통일로 가는 실마리를 푸는 무대가 될 것'이라는 뉴스를 내보낼 정도였다.

내가 로린 마젤을 자주 만나게 된 것은 그가 평양 방문을 마치고 돌아온 직후였다. 그때 나는 분단 한국을 주제로 한 영화 제작에 참여하고 있었고 그에게 이 영화의 주제곡 작곡을 의뢰하면 어떨까 하는 계획을 갖고 있었다. 비서를 통해 조심스레 의견을 타진하자 로린 마젤은 곧 '한국의 통일에 관한 일이라면' 이라며 매우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답을 보내왔다.

오래 전 뉴욕에서 일할 때 지인의 소개로 알게된 로린 마젤은 세계적 마에스트로이기 전에 친절하고 배려심 많은 훌륭한 신사였다. 담대한 마음으로 요청했는데 그는 역시 거인답게 호의를 보내줬다. 그리고 그해 7월 12일 우리 팀은 그를 LA 한인커뮤니티에 초대했다. 명목은 '로린 마젤과 함께 하는 환영의 이벤트'였다.

통일의 물꼬를 트게 될 가능성을 심어 준 평양 콘서트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마련된 이 환영 행사는 LA 각분야 인사와 많은 한인이 참여한 가운데 성황리에 열렸고 그는 한인 커뮤니티의 환영과 감사표현에 감격해 했다.

이날 그가 평양에서 아리랑을 연주할 때 느낀 감흥을 이야기하며 눈물 글썽였던 모습이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행사가 끝난 후 숙소로 떠나며 그는 다시 한번 힘주어 말했다. "조이스 한국의 통일을 돕는 일이라면 언제라도 불러줘요. 열일 제쳐놓고 달려올테니…." 안타깝게도 계획했던 영화 제작은 미뤄졌지만 그는 틈이 날 때마다 또 다른 사명을 나에게 권유하곤 했다. 거리에 버려진 틴에이저를 돕는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자신 스스로 많은 봉사단체를 도왔던 그는 틴에이저를 돕는 '커버넌트 하우스(Covenant House)'를 도우라며 소개해 주었고 덕분에 나는 이 단체를 돕는 일을 가장 큰 삶의 보람으로 여기게 되었다.

위대한 마에스트로 로린 마젤. 그는 수없이 많은 음악인에게 영감을 준 훌륭한 뮤지션이지만 세상 떠난 그를 그리는 나의 마음 속에는 그보다 '아리랑'을 이야기 하며 눈물 글썽이던 따뜻한 이웃 할아버지의 모습으로 다가온다.

다시 한번 만나 뵐 수 있다면 좋으련만…. 그의 영면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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