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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 - 성큼성큼 다가가라! 꿈을 향해서

이옥순



“절룩거리는 발을 대신할 날개가 있다면 상처를 대신할 꿈이 있다면 고통을 대신할 희망이 있다면 진정한 나를 향해 다가가는 일이 무어 그리 어렵겠는가? 나를 세상의 단 하나뿐인 그 무엇이라고 당당하게 외치는 일이 어찌 두렵겠는가?”

멕시코의 여류화가 ‘프리다 칼로(Frida Kahlo)의 절규다. 그녀는 인생으로부터 장애와 교통사고,질병과 파경 등, 온갖 불행을 선물로 받고 47년간의 생을 뜨겁게 살아냈다. 전신에 깊스를 하고 누워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는 그녀의 강인함이 혼돈 속에 뒤숭숭한 나를 깨운다. 일이 잘 풀리지 않으면 민감해지고, 당장 할 일도 다음으로 미루는 내 꼬락서니를 부끄럽게 한다. 어지러이 몰려다니는 구름 탓일까? 연일 마음판에 먹구름이 파고든 양 묵직하다. 프리다 칼로에 비하면 난 최상의 조건을 다 갖추고 있는 것이 아닌가? 건강한 수족이 있고, 꿈이 있고, 강철같은 희망까지. 툭하면 핑계 디밀고 귀한 생을 남용하는 우는 범하지 말아야지. 그간 마음을 들볶던 고뇌와 갈등 따위는 사라지고 마음이 가벼워진다. ‘꿈이 있으니 삶은 충분히 아름다운거야!’ 순간순간 아름답게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깨달음에 마냥 흥겨워진다.

이른 아침, 밥상앞에 앉은 아이들의 얼굴에서도 말갛고 선명한 행복감이 묻어난다. 그들의 반짝이는 꿈이 깊은 포옹처럼 내 온몸을 감싸안는다. 꿈과 함께 커가는 아이들을 바라보면 마음이 흐너져 여유로워진다. 프리다 칼로의 조언처럼 진정한 나를 향해 매진할 수 있겠다. 꿈에 대한 열정이 있고 그걸 뒷받침해 줄 건강이 있고 물심양면으로 나를 지원해 줄 남편이 있고 삶이 답답할 때마다 첫 마음을 유지하게 해주는 청량제이자 에너지 창고같은 아이들이 있는데 당당하게 살아가는 일이 무어 그리 두렵겠는가? 목전에 안개가 끼었다고 답답할 일도 아니다. 어차피 삶은 정점에 도달해 희열을 맛보는 시간은 잠깐이고 거기에 다가가기 위해 어물거리며 사는 과정 아니겠는가?



소설가 최인호님은 말한다. “사람들은 세월이 아닌 이상을 버릴 때 늙는다”고. 사람이 어찌 늙지 않으랴만 꿈을 품고 그것에 닿기를 간절히 원하고 애쓰는 사람은 매사 경직되지 않고 유연하다는 의미일 터. 기실, 꿈을 품고 사는 이들은 변화의 흐름을 타고 조금씩 날마다 성장한다. 그러니 늙는다고 할 수 없고 상큼하고 환하고 당당하게 숙성된다는 말이 더 옳을 게다. 지인이 수다중에 “아직도 속 안에 이루고자 하는 그 무엇이 있어요”했다. “아직도가 아니고 ‘여전히’이지요” 했더니, 뜨겁게 날 바라본다. 나이 앞에서 꿈이 힘을 잃어서는 안된다. 성공한 사람의 시간표엔 나이가 없듯, 남녀노소 사람의 가슴엔 꿈이 살아야한다. 생생한 꿈은 삶을 지탱해주는 버팀목이요, 망망대해 길을 인도하는 등불이니까.

인생길, 먹고 살아야 된다는 절체절명 앞에서 가슴에 품은 꿈은 늘 밀리고 현실을 선택하고 만다. 삶의 갈림길마다 차선책을 택해야만 하는 순간에도 한자락 꿈이 자라게 마음공간을 내어주어야 하리니. 고령화 시대, 부부사이 갈등이 심해지고 폭력이 빈번하고 황혼 이혼이 증가한다는 뉴스다. ‘밥’이라는 절체절명에 떠밀려 꿈을 키워내지 못해 맞이한 ‘위기’라는 생각이 번져 아뜩해진다. 분위기 따지고 영감 떠오를 때 글을 쓴다는 것이 어불성설이듯 경제적인 형편 따지고 주어진 여건 허락되면 꿈을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는 건 오산이다. 내 경험속에서 얻은 깨달음이다. 가슴에 묻어두고 때 되면 실현하리란 꿈은 꿈으로 끝난다.

최인호 작가의 말을 빌리자면 꿈을 이루고자 전심전력하면 결정적 순간에 ‘보이지 않는 손’이 나타나 슬쩍 들어 올려준단다. 그는 ‘왕도의 비밀(광개토대왕에 관한 이야기)’을 쓸 때 만주 벌판을 수차례 드나들었다. 중국과 수교전이라 중국 경찰의 블랙리스트에 오르고 체포되어 감옥에도 들어가는 우여곡절 끝에 광개토대왕비의 비밀을 풀 기왓장을 발견했다. 순전히 광개토대왕의 도움이란다. 그대, 마음속에 꼬나쥔 꿈이 있다면 성큼성큼 다가가라! ‘보이지 않는 손’이 기다리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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