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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고용 없는 성장과 6월 실업률

[LA중앙일보] 발행 2014/07/21 미주판 18면 기사입력 2014/07/20 22:10

안 유 희/경제부장

2주전 한 주류사회 은행의 지점에 갔다가 '고용 없는 성장'을 실감했다. 몇 달 전에 생긴 이 지점은 창구가 이어져 있고 텔러가 앉아있는 구조가 아니었다. 텔러는 단 한 명. 각종 양식이 비치된 작은 테이블 옆에 서서 고객을 벽에 설치된 컴퓨터로 안내할 뿐이었다. 꼭 텔러가 필요한 고객에게만 직접 서비스를 제공했다. 지점은 새로 생겼지만 일자리는 전통적인 지점보다 훨씬 적을 게 분명했다.

한 한인은행 임원에게 이 이야기를 했더니 "직원들도 상당수가 시간제일 것"이라는 예상이 돌아왔다.

고용은 최근 수치상으로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LA카운티의 경우 지난 6월 실업률이 8.1%로 떨어졌다. 1년 전의 10%에 비하면 꽤 큰 폭이다. 실업률은 가주 전체가 7.4%, 전국적으로 6.3%로 모두 좋아졌다.

사람들이 일자리를 갖고 돈을 써야 경제가 좋아진다는 것은 당연하다. 특히 소비가 경제성장의 핵심은 미국에선 더욱 그렇다. 연방정부와 주정부가 일자리 창출에 목을 매고 경쟁적으로 최저임금 인상에 나서는 것도 다 이 때문이다.

그런데 고용이 늘어난 만큼 경제도 좋아졌을까. 최근 조심스럽게 타운의 경기가 좋아진 것 같다고 말하는 이들이 있긴 하다. 하지만 이들도 이런 분위기가 앞으로도 계속될지, 오래 지속될지는 자신하지 못 한다.

그 이유는 한인은행 임원이 이야기한 "시간제일 것"에 있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은 정부의 6월 고용 지표 발표에 딴지를 걸었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6월에 전국에서 새로 생긴 일자리는 28만8000개에 이른다. 하지만 이면을 보면 정규직 일자리는 6월에 52만3000개나 없어졌다. 대신 시간제 일자리는 80여만 개나 증가했다. "6개월 연속 일자리가 증가했다"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말은 정규직과 시간제 일자리를 구분하지 않기에 가능한 것이다.

하지만 시간제 일자리로 경제 성장이 얼마나, 어디까지 가능할까? 현재 정규직 일자리는 전체 일자리의 47.7%로 50% 아래로 떨어졌다. 일자리의 양은 늘었지만 질은 뚝 떨어졌다.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그처럼 많은 시간제 근로자가 존재한다는 것은 노동 환경이 더 악화되고 있다는 신호"라고 우려할 정도다.

경제가 성장해도 고용이 늘지않거나 줄어드는 '고용 없는 성장'은 일자리의 양 뿐 아니라 질에서도 그렇다. 문제는 이것이 개인의 능력을 넘어선 구조적인 것이라는 데 있다.

대표적인 제조업인 자동차 산업만 해도 그렇다. 자동차 산업이 현재의 대세인 전기 자동차로 가면 일자리는 줄어들 것이다. 전기 자동차의 핵심은 배터리다. 그만큼의 일자리는 늘겠지만 복잡한 엔진과 트랜스미션이 사라지면서 없어지는 일자리를 대체할 정도는 아닐 것이다. 부품이 줄면 제조업도 정비소도 모두 타격을 입는다. 30년 가까이 정비소를 운영한 한인은 "앞으로 자동차 정비소도 전기와 컴퓨터를 배우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 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미 자동차 산업은 로보트가 사람을 대체하는 대표적인 산업이다. 여기에 전기차 비중이 커지면 일자리는 급격히 줄어들 수 있다.

고용 구조는 산업의 구조를 따라간다. 고용이 좋아지려면 고용이 늘어날 수 있도록 산업의 구조가 바뀌어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그럴 만한 새로운 경제질서는 보이지 않는다.

얼마전 IBM의 주가가 오른 것은 이런 상황을 잘 보여준다. IBM이 앞으로 1만8000명을 해고한다고 발표했을 때 시장은 환호했다. 전직원의 14%에 해당하는 감원이 발생하는데 따른 우려보다는 인건비 감소로 인한 수익 증가가 더 기뻤던 것이다. 현재의 경제질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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