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휴가시즌 맞아 '한국 손님맞이 스트레스'
반가움은 잠깐…픽업·관광·쇼핑 챙겨야
접대 소홀로 종종 오해 불러 다투기까지
#. 풀러턴에 사는 박효진(34)씨는 친구와 보내야할 한달이 걱정이다. "너 LA살지? 우리 아이들 '섬머스쿨' 보내고 싶은데… 한 두달 신세 좀 지자"란 가벼운 말로 무작정 찾아온 친구는 정말 아무 준비 없이 몸만 왔다. 한달 동안 친구의 아이들만 데리고 주말마다 디즈니랜드 등 인근 놀이공원 4곳을 돌았다. 문제는 '당연하다'는 듯한 친구의 태도다. 박씨는 "방 뺐기고, 엄마 뺐긴 우리 딸은 풀이 죽었는데…장난감 때문에 딸 편 한번 들었다가 친구와 다퉜다"며 "'비싼 비행기 요금 들여, 너 보러 왔는데 너무한다'는 말이 너무 충격적이었다"고 하소연했다.
어김없이 찾아온 여름, 많은 한인들이 '한국손님 접대' 스트레스를 겪고 있다. 무비자로 미국 방문이 편해진 데다 환율 하락, 엄마들의 영어 교육열까지 만나 일부 가정은 여름 동안 4~5팀의 손님을 맞고 있다.
반가움은 잠시. 교통편·언어·문화차이 등으로 인해 일일이 보살펴야 하는 스트레스가 기다린다. 공항 픽업부터 숙식에 관광·쇼핑 안내까지 모두 챙겨야 하기 때문이다.
비용 문제도 만만치가 않다. 주요 관광지인 디즈니랜드의 1일 입장권은 일인당(10세 이상) 96달러. 여기에 2박3일 미서부 버스투어라도 가게 되면 300~400달러가 훌쩍 넘는다.
스테파니 이(26)씨는 "한국에서 오면 어바인도, 샌디에이고도 다 'LA'라고 생각한다. 거리상의 문제도 있고, 나름대로 개인적인 스케줄도 있는데, 손님접대에 소홀하다며 서운해한다"며 "'너 믿고 미국간다'는 말 듣기 싫어서 페이스북 활동을 잠시 쉬고 있다"고 말했다.
구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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