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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우의 문화 칼럼] 교회천정과 음향의 상관관계

 때때로 고딕풍의 웅장한 교회안에 들어서면 신의 무한한 능력을 상기하고 경건한 마음이 들곤 한다. 그때 만약 무반주의 팔세토 합창이 들려오기라도 한다면 그 느낌은 배가된다.

그러면서 음악과 공간이 어떠한 궁합을 이루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그런데 조그만 동네 교회에서는 별로 효과적이지 못한 아카펠라곡이 이곳에서는 이렇게 아름답게 들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무엇보다도 조그맣고 천정이 낮은 교회에 비해 대형교회에서는 울림이 많고 풍성하기 때문이다. 본디 교회에서 우리의 귀에 들리는 소리는 자그마한 성대의 떨림이 그대로 전달되는 것이 아니라 2차에 걸쳐 공명되는 소리다. 성대에서 출발하는 인간의 소리는 입안의 공간이나 광대뼈 안쪽, 머리속의 빈 부분에서 1차로 공명이 되어 입 밖으로 나온다.

이후 이러한 소리는 교회의 바닥이나 벽, 천정공간등 사방에 부딪혀 반사되고 돌아다니며 울리게 된다. 그러기에 높다란 천정을 가진 교회에서 보다 울릴수 있는 공간이 많이 확보되는 것이고 마치 하늘에서부터 소리가 내려오는 듯한 ‘천상의 소리(Voice of Haven)’효과도 이룰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울림은 교회를 이루는 재료와도 상관이 있다. 고딕양식의 교회는 석재로 구성되어 있다. 이것은 단단하기 때문에 다른 재료에 비해 음을 흡수하지 않고 반사해버린다. 그래서 교회의 울림이 보다 풍부해지는 것이다. 타일이 붙어있는 목욕탕에서 소리가 잘 울리는 것도 이러한 이유다.

 그런데 소리가 너무 잘 울리고 잔향이 오래 남는 것이 때로는 정확한 가사 전달에 지장을 주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큰교회에서 노래를 부를 때는 가급적 템포를 늦추게 되고 또한 곡 자체도 멜리스마(melisma)로 작곡되는 경우가 많다 (멜리스마는 1음
절에 여러 음표가 붙는 것으로, ‘알렐루야’같이 네개의 음절에 수많은 장식음이 붙은 곡을 예로 들 수 있다.

울림이 적은 곳에서1음절에 1음표가 붙는 실라빅(syllabic) 형식과는 대조되는 형식이다). 오늘날에는 성가대에서 여성파트인 소프라노와 알토가 차지하는 비율이 남성파트인 테너나 베이스에 비해 일반적으로 많지만 실제로 여성이 성가대에 올라 합창을 하게 된 것은 음악의 역사를 볼때 근자의 일이다.

또한 영국의 교회 같은 곳에서는 아직도 보이소프라노나 보이알토가 여성파트를 대신하고 있다. 혹자는 이렇듯 교회에서 남성
을 선호하는 것이 교회 내부에 있는 수많은 기둥 때문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러한 주장은 여성의 소리가 고음으로 파장이 짧기 때문에 파장이 긴 남성의 소리보다 기둥에 걸려 감쇄되는 비율이 크다는 음향학에 근거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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