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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 많이 알려졌지만 타민족에 다가가기 위한 노력 필요"

첼시마켓서 라면집 '먹바' 운영하는 에스더 최
한국식 치킨 전문점 '꼬꼬윙스' 오픈 한 나용운
푸드트럭 '코릴라 BBQ'로 성공신화 에드워드 송

뉴욕에는 많은 한국 식당들이 있다. 대부분 손님이 줄을 설 정도로 몰리는 맛집이 되기를 꿈꾸며 창업을 한다. 하지만 쉽지 않은 현실에 좌절하기도 한다. 최근 한식을 기본으로 푸드트럭이나 20석 내외의 작은 가게로 뉴욕의 요식업 시장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제 막 시작해 아직 성공했다고 말하기는 힘들지만 20~30대 젊은 나이에 당차게 뉴욕의 요식업계에 한식으로 도전장을 내민 젊은 사장들을 만나봤다.



지난 5월 22일 맨해튼의 유명 관광지인 첼시마켓에 한국식 라면집이 생겼다. 이름은 '먹바'. 수 만 달러의 비싼 렌트도 문제지만 입점하는 것조차 힘들기로 유명한 곳에 가게를 낸 사람은 한인 2세인 에스더 최(한국이름 최나리.28)씨다. 맨해튼의 유명 요리학교인 ICE를 졸업한 그는 소호에 있는 멕시칸 식당과 레바논 식당에서 요리사로 일을 하다 첼시마켓에 입점 공고를 보고 도전을 했다. 최 사장은 "수천 건의 지원서 중에 3개월간 6차례의 경영 전략 프리젠테이션과 시식회를 거쳐 선발됐다"며 "당시 이를 준비할 땐 매일 매일이 전쟁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단지 몇 만 달러로 시작한 무모해 보이는 도전은 결국 성공했다. 젊은 패기로 부딪혀 일궈낸 성과다. 그는 "지원서 중에 일본식 라면집을 하겠다는 것이 50~70여 개나 됐다"며 "한국식 라면으로 차별화를 둔 것이 주효했다"고 평가했다.

또 모닝사이드하이츠로 불리는 맨해튼 웨스트 106스트릿에서 지난 4월 1일 영업을 시작한 한국식 치킨 전문점 '꼬꼬윙스'의 나용운(33) 사장은 한인 타운의 비싼 렌트를 피해 이 지역에서 가게를 낸 경우다. 그는 "부족한 자본이지만 맛으로 이를 극복하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했다"며 "이 지역의 상권이나 발전 가능성을 생각해 봤을 때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요리보다 경영에 더 관심이 많다는 그는 현재 3개월간 운영한 내용을 바탕으로 새로 메뉴를 구성하고 있다. 전체 매출의 3분의 2가 배달일 정도로 배달 비중이 높은 사업인 만큼 인기 있는 것들로 메뉴를 단순화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또 가게 근처로 집을 옮기고 장보는 것에 더 시간을 들이는 등 원가 절감을 위해 발로 뛰고 있다.



맨해튼과 브루클린 등지에서 4년째 푸드트럭을 운영하고 있는 '코릴라 BBQ' 푸드트럭의 에드워드 송(28) 역시 초기 자금을 줄이기 위해 푸드트럭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대신 미국 케이블채널의 푸드트럭 리얼리티쇼에 출연해 자신의 브랜드를 알리고 한국 음식을 소개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다. 현재 코릴라 BBQ는 2대의 트럭을 운영하며 멕시칸 대표 메뉴인 부리또 타코 등에 한국식 바비큐와 김치 고추장 등을 넣은 퓨전 한식 메뉴를 선보여 외국인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그는 올해 9월 첫 가게를 오픈하려고 준비 중이다.

이들 모두는 한식을 통해 뉴욕에서의 성공을 꿈꾸고 있었다. 하지만 한식에 대한 생각과 경영 전략은 다양했다.

김치를 제일 좋아한다는 먹바의 최 사장은 "할머니의 손에서 자라며 매일같이 한식을 해 먹었다"며 "자신의 요리의 정체성이 한식에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린 토마토나 레인보우 차드와 같은 미국 식자재로 김치를 만드는 등 한인 2세의 개성 역시 지니고 있다. 한국 배추로 김치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그는 "신선한 재료로 음식을 만든다는 요리의 기본을 지키며 한식을 알리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또 "타민족들이 한식을 부담 없이 접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라면을 사업 아이템으로 고른 이유 중 하나도 이때문이다"고 말했다. 친숙한 라면을 통해 한식을 알리겠다는 것.

코릴라 BBQ 푸드트럭의 에드워드 송 역시 자신이 푸드트럭 사업을 시작한 이유로 "찾아가는 한인타운을 만들고 싶었다"고 밝혔다. 푸드트럭이 한식을 알리는 가장 적극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대신 매일 동일한 장소에서 영업을 할 수 없는 푸드트럭의 특성상 페이스북.트위터.인스타그램 등의 소셜네크워크서비스(SNS)의 이용에 적극적이다.

반면 셰이크색 등 유명 레스토랑의 경영자인 대니 마이어가 자신의 롤모델이라고 밝힌 꼬꼬윙스의 나 사장은 한국의 고유의 맛을 지키는 것이 강점이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는 "외국인들은 오히려 더 정통 한식의 맛을 좋아하고 새롭다고 느끼는 것 같다"며 "그들의 입맛에 맞추려 하지 말고 한국인에게 맛있는 맛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의 동네 치킨집을 컨셉으로 아지트 같은 느낌의 가게를 만들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들 모두는 한식에 대한 이해와 생각 모두 다르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들의 스타일로 한식을 알리고 있었다. 먹바의 최 사장은 "최근 한식이 많이 부상하고는 있지만 아직 타민족들에게 다가가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각자의 장점을 사업에 반영해 개성을 살려나간다면 한식이 충분히 승산 있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의 노력으로 뉴욕의 한식은 지금도 계속해서 변화하고 있다.

김수형 기자

shkim14@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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