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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중·장년들의 거침없는 질주 500마일

본보 기자 IA 래그브라이 사이클투어 참가기

힘든 시기다. 경제는 호전되고 있다고 하지만 들려오는 이야기는 “어렵다”는 하소연 뿐이다. 정치·사회·외교 각 분야의 뉴스도 답답하고 어두운 것들이 많다. 아직은 낯선 땅에서 소수계로 살아가는 이민자들에겐 더 더욱 그렇다. 40~60대의 한인 중·장년 9명이 최근 아이오와주 500마일을 사이클을 타고 횡단했다. 뜨거운 여름 태양 아래서 강풍을 뚫고 해발 6~7천 피트의 능선을 오르내렸다. 가끔은 포기하고 싶은 유혹과 부상의 두려움에 맞서며 많은 이들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용기를 주기 위해 힘차게 페달을 밟은 본보 기자의 아이오와 래그브라이 투어 참가기를 3회에 걸쳐 연재한다. <편집자 주>

“나 아직 죽지 않았어!”

한인 중·장년 아저씨들의 거침 없는 질주
해발 6~7천피트 산 능선… ‘한계’ 극복



IA 래그브라이 투어 참가기(1)


턱 밑까지 숨이 차 올라오며 입에는 단내가 났다. 양쪽 허벅지와 장딴지는 아프다 못해 마치 터질 것만 같았다. 고개를 잠시 옆으로 돌리면 자전거를 끌고 여유있게 산능선을 걸어올라가는 사람들이 보였다. 짧은 순간에 “포기할까”, “나를 아는 사람도 없는데 걸어서 올라갈까” 유혹이 몰려왔다. “한 발만 더, 그래 한 발만 더….” 마음 속으로 외치며 페달에서 땅으로 발을 내려 놓지 않자 어느덧 아득하게만 보였던 해발 6천500여 피트의 산꼭대기에 선 ‘나’를 발견했다.

올해 대회 최대 난코스로 꼽히는 아이오와주 래그브라이 사이클 대회의 마지막 날인 지난 26일 풍경이다. 이날은 해발 3천여 피트에서 시작돼 해발 6천500여 피트에 이르는 산능선이 2번이나 이어졌지만 9명의 한인 사이클리스트들은 한명의 낙오자 없이 이 난관을 극복하고 대회 종착지인 구텐베르그 시에 도착, 인근 미시시피 강에 사이클 앞바퀴를 담궜다.

일주일 동안 아이오와주를 횡단하는 래그브라이 사이클 대회(Regbrai-The Register’s Annual Great Bicycle Ride Across Iowa)가 지난 20일부터 27일까지 열렸다. 올해로 42년째 계속되는 래그브라이는 프로뿐만 아니라 일반 사이클리스트들도 참여할 수 있는 미주 최대 사이클 대회로 4만여 명이 참가하고 있다. 7일 동안 1일 평균 67마일씩 총 468마일을 달린다. 별도 연장코스도 운영하고 있다.

래그브라이가 시카고 한인사회에 알려진 것은 지난해. 시카고한인사이클연맹(회장 지재환)의 팀록(사무총장 김평순)이 참가하면서부터다. 지난해 5명에서 올해는 기자를 포함 지재환, 김평순, 조용오, 김영인, 권기원, 라저 고, 아이크 조, 크리스 정(무순) 등 40~60대로 구성된 9명이 참가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500마일 연장코스 완주가 목표였다. 1마일에 10센트씩 후원자들로부터 기금을 모아 한국의 성 요셉 병원을 후원하기로 했다.

19일 새벽 6시가 되자 출발지인 뉴트리어 고교 주차장에는 한 두명씩 그 모습을 드러냈다. 큰 가방과 함께 일주일 동안 몸을 맡길 자전거를 차에서 내리는 모습을 보며 배웅 나온 부인들의 얼굴에는 약간의 긴장감도 느낄 수 있었다. 일주일 보금자리인 대형 RV(recreational vehicle)에 9대의 자전거를 실은 캠퍼(Camper)를 연결해 웬만한 실력으로 운전할 수 없을 정도였다.

출발 예정시간보다 1시간 늦은 오전 8시경 드디어 RV에 시동이 걸리고 차가 움직이는가 싶더니 순간 다시 차가 멈춰섰다. 좁은 공간에서 소형차를 피해 주차장을 빠져나가려다 캠퍼와 RV의 뒤쪽 팬더가 부딪친 것. 순간 다들 얼굴에는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지만 팀 리더들은 “원래 처음 시작할 때는 신고식이라는 것이 있는 거야. 이 정도면 됐다. 모두 완주할 수 있다”며 분위기를 전환시켰다. 이번 대회 첫출발지인 아이오와주 최서쪽 록밸리로의 8시간 운전이 시작됐다. <계속>

**래그브라이 사이클 대회는 지난 1973년 시작됐다. ‘데스 모이네스 레지스’라는 지역신문의 칼럼니스트 2명이 120여명의 친구들을 초청해 6일 동안 아이오와주를 횡단한 것이 시작이다. 대회 소식이 알려지며 이듬해에는 2천여명이, 1985년에는 1만명으로 늘어나는 등 프로와 일반인이 참가하는 대회로는 세계 최대 규모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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