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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만6722명 앞, 여름보다 뜨거웠던 손흥민

계약상 45분 뛰면 되는데 풀타임
월드컵 속죄하듯 정상급 경기력
수시로 자리 바꾸며 찬스 만들어

이열치열. 한여름 밤 무더위는 축구가 내뿜는 열기 속에 자취를 감췄다. 양팀 선수들도, 관중석을 가득 메운 4만6722명의 팬들도 '한국 축구의 미래' 손흥민(22·레버쿠젠)과 함께 90분 동안 기분 좋게 땀을 흘렸다. 축제 같은 밤이었다.

3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 서울-레버쿠젠 친선경기는 아이돌 가수의 콘서트장을 떠올릴 만큼 화끈했다. 보통의 친선경기와는 흐름부터 달랐다. 친선전이라고 대충 뛰는 선수가 없었다. 컵대회 결승전을 방불케 하는 치열한 접전이 전·후반 내내 이어졌다.

거친 태클과 강한 압박 속에서 양팀 선수들이 위력적인 슈팅을 주고받았다. 분위기는 90분 내내 뜨거웠다. 전반 24분 카림 벨라라비(24)와 후반 14분 스테판 키슬링(30)이 연속골을 터뜨린 레버쿠젠이 2-0으로 이겼다. 그러나 열정만큼은 서울도 지지 않았다.

주인공은 역시 손흥민이었다. 경기 전 양팀 선수를 소개할 때 장내 아나운서가 손흥민을 호명하자 팬들은 일제히 뜨거운 함성을 내질렀다. 경기 중에 손흥민이 볼을 잡기만 해도 비명에 가까운 환호성이 어김 없이 터져나왔다.



지난달 27일 브라질 월드컵 벨기에전이 끝나자 대표팀 막내 손흥민은 펑펑 울었다.

16강 진출에 실패한 게 미안하고 또 미안해서였다. 그는 "새벽까지 응원해 준 국민에게 죄송하다. 세계와의 격차를 실감했다"며 울먹였다. 터져나오는 울음을 참느라 몇 차례나 말을 멈췄던 손흥민은 "월드컵에서 너무 강한 선수들이 많다는 걸 또 한 번 느꼈다"고 다짐했다.

〈관계기사 6면〉

한 달 만에 그라운드에서 팬들과 마주한 손흥민은 한층 성숙한 모습이었다.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했지만 냉철하고 지능적인 움직임으로 풀타임을 뛰었다. 레버쿠젠의 공격을 주도한 손흥민은 한 달 전 자신이 말했던 '월드 클래스' 선수였다. 주 포지션은 왼쪽 날개 공격수였지만, 경기 내내 동료들과 활발히 자리를 바꿔가며 여러 차례 득점 찬스를 만들어냈다.

손흥민은 전반 2분 만에 상대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수비수 한 명을 가볍게 제친 뒤 동료 공격수 카림 벨라라비에게 결정적인 패스를 쩔렀다. 4분 뒤 속공 상황에서 절묘한 스루패스로 벨라라비의 슈팅을 도왔다. 전반 20분과 29분에는 반 박자 빠른 슈팅을 잇달아 선보이며 득점을 노렸다.

후반 43분 골키퍼와 맞선 상황에서 손흥민이 슈팅 직전 넘어지자 아쉬움의 탄성이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대회 관계자는 "손흥민은 계약서상 45분 이상만 뛰면 됐다. 풀타임을 뛴 것은 뜨거운 성원을 보내준 팬들을 위한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새 시즌에 대한 기대감도 높였다. 지난 시즌 환상의 호흡을 맞춘 동료 공격수 키슬링과의 콤비 플레이는 여전했다. 브라운슈바이크에서 임대 복귀한 벨라라비, 전 소속팀 함부르크에서 한솥밥을 먹은 하칸 샬하놀루(20) 등 새로 발을 맞추는 동료들과의 호흡도 자연스러웠다. 공격 지역에서 활발하게 패스를 주고받으며 매끄러운 협력 플레이를 선보였다.

손흥민은 경기 종료 후 양팀 선수들이 모두 퇴장한 그라운드에 홀로 남았다. 천천히 한 바퀴를 돌며 관중석을 향해 일일이 손을 흔들고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팬들도 자리를 뜨지 않고 박수와 환호로 격려했다. 스물두 살 청년 손흥민은 어느새 한국 축구의 미래이자 희망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었다.

손흥민은 인기 걸그룹 걸스데이 멤버 민아(21)와 열애설에 대해 "축구선수로서 더 공부하고 싶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할 얘기가 없다"며 말을 아꼈다.

송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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