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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눈앞에 다가온 2세들의 한인사회

염승은/S&P팀

지난 5월 마지막 토요일 오전. LA한인타운의 CGV 영화관에 250여명의 한인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몰려 들었다. 구글과 트위터 등 세계적인 기업에 근무하는 젊은 한인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전하는 경험과 조언을 듣기 위해서다.

'스파크 스피커 시리즈'라 이름을 붙인 이 행사는 중앙일보가 BBCN은행과 함께 기획해 주최한 자리였다. 100년이 넘은 이민 역사 속에 주류 사회 곳곳으로 퍼져 나가는 한인 1.5세 2세들은 갈수록 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이민 1세대가 중심이 되고 있는 한인 사회가 그들의 경험과 지식을 공유할 자리는 부족했다는 생각이 이 행사 기획의 시작점이었다. 미주 한인사회를 대표하는 언론사와 금융기업이 커뮤니티의 미래를 위해 진정 필요한 무언가를 해내야 한다는 책임감도 그 기저에 자리했다.

행사를 준비하고 진행하며 개인적으로 많은 반성과 배움이 있었다. 대학시절 유학으로 미국에 와 한인 사회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언론사에 다니며 우물안 개구리같이 생각했다는 게 개인적인 반성이다. 우리 스스로는 LA라는 세계적인 도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커뮤니티를 만들어 냈다는 자부심이 있지만, 주류사회의 시각에서 본다면 그 또한 하나의 이민자 사회일 뿐 아닌가. 생각의 중심이 한인사회의 발전에 있어야 한다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 그러나 한인사회의 미래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를 파악하고 그에 맞춰 변화하는 데는 소홀했다는 반성이다.

배운 점은 이미 주류사회에서 확실한 자리매김을 한 1.5세 2세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한인 커뮤니티와 함께 적극적으로 나누고 싶어한다는 사실이다. 물론 전에도 이런저런 자리를 통해 미국을 넘어 세계를 무대로 맹활약하는 많은 한인들이 한인사회에 자신들의 경험을 나눴지만, 그 폭이 제한적이었던 경우가 많았다. 한인사회의 미래를 위해 기여하고자 하는 그들의 의지를 발휘할 무대가 부족했던 셈이다.



중고등학생, 대학생 자녀를 둔 부모들이 자녀와 함께 앉아 성공한 선배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 소감을 가정에서 함께 나눈다는 행사 취지가 스피커로 나선 이들에게나 참석자들에게 모두 깊숙이 다가설 수 있었던 요인도 여기에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

한인사회의 중심은 이미 상당 부분이 1.5세 2세 중심으로 재편됐다 해도 무리가 없다. LA 한인 경제의 젖줄이라는 의류 봉제업계는 물론 단일 업종으로는 최대 규모의 고용 인원을 자랑하는 은행업계까지 이민 1세대가 여전히 부의 창출과 소비의 중심이라 볼 수 있는 분야는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새로 미국 생활을 시작하는 신규 이민 가정이나 유학생 출신들도 사고 방식은 50~60대의 이민 1세대 보다는 20~30대의 1.5세 2세에 가깝다.

한인사회는 더 이상 한국식 사고 방식으로 모든 게 이뤄지던 과거의 모습이 아니다. 인터넷과 모바일의 물결을 타고 유입되는 주류사회 자본력과 구매력, 한국인이 아닌 한국계 미국인으로 자라나는 젊은이들의 행동 방식 등은 한인 사회에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스파크 스피커 시리즈를 포함해 앞으로 계속될 다양한 커뮤니티 차원의 활동이 한인사회의 과거와 미래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해나가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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