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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목사만 '말씀 전하던' 시대 지났다

기독교를 새로운 방식으로 말하는 건 매우 바람직한 시도다. 9일 패서디나 지역에서 열리는 '제1회 크리스천 아티스트 콘퍼런스'는 기독교의 가치를 '예술'이라는 그릇에 담아 표현해보려는 한인 크리스천 예술가들의 색다른 움직임이다.

지난 7월 LA에서는 한인 문화사역 단체인 '글로벌 미디어& IT'가 주최한 '제6회 기독환태평양 영화제'도 열렸다. 전세계 곳곳에서 다양한 기독 영화가 출품됐고 3000여 명 이상이 방문할 정도로 열기는 뜨거웠다.

이는 오늘날 기독교계에 매우 필요한 도전이다. 현재 기독교의 진리 및 가치 전달의 채널이 주로 목회자에게만 국한돼 있는 상태라 그렇다. 이제 전달자의 역할을 목사만 담당할 수 있다는 통념은 버려야 한다. 성직자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그동안 기독교의 메시지는 주로 설교에 의해 전달됐다. 목회자들의 설교는 꽤 파급력이 있었다. 그렇다 보니 어느새 설교의 홍수 시대가 됐다.

과거와 달리 TV, 라디오, 인터넷 등 각종 매체에는 목회자들의 설교가 넘쳐나고 있다.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좋은 설교를 접할 수 있게 됐다. 그럼에도 개신교의 영향력이 예전 같지 않은 건 아이러니한 현실이다. 이런 시대 속에서 기독교적 가치 전달의 다양성 추구는 획일적인 방식을 탈피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



다양함이 깊이를 수반하지 못할 거라는 생각은 억측이다. 크리스천의 인재풀은 상당히 넓고 풍부하다. 교계에는 각 분야의 전문가 또는 직업인이 존재한다. 이들의 전문지식과 경험이 기독교의 가치와 제대로 연결될 수 있다면 어설픈 설교 한 편보다 훨씬 더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다.

기독교계는 이러한 시도를 절대로 불편하게 여겨선 안 된다. 현재 개신교의 구조적 패러다임은 바뀔 수밖에 없는 환경에 놓여있다. 안일한 생각은 매우 위험하다. 이미 젊은이들이 교회를 외면하고 있고, 수십 년 후 대형교회 건물에는 지금처럼 교인들이 가득 찰 거라는 보장도 없다. 게다가 시대는 너무나 빠르게 변하고 있다. 세상의 각종 사상은 끊임없이 새로운 영역을 형성하고, 교회는 사회가 생산한 가치 산물들 앞에서 기독교 진리에 대한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그럴수록 기독교적 가치와 진리를 담아내는 그릇은 많아져야 한다.

전달의 다양성 추구를 교회가 마치 시대를 쫓는 몸부림 정도로 폄하하면 곤란하다. 전달시 기독교의 본질이 흐려지지 않도록 기준은 확실히 세우되, 흐름을 파악해 효과적인 전달 방식을 강구하는 건 교회에 주어진 몫이자 시대적인 역할이기도 하다. 그동안 교회는 교인들을 너무 울타리 안에만 가뒀다. 사회에서 아무리 뛰어난 전문가나 석학도 교회에 오면 메시지만 일방적으로 전달받는 청중이 돼야 했다. 목사 역시 그 영역 안에 함몰되어 있다 보니 시대를 읽는 능력이 무뎌졌다. 이는 교회와 세상을 이원론적으로 분리하고 크리스천의 사고력을 저하시키는 원인이 됐다.

이젠 시야를 넓히고 사고의 영역을 확장할 때다. 실제로 세상에서 현장을 살아가는 건 교회 안에만 있는 목사가 아니라 교인들이다. 그들은 잠재력이 있다. 삶 속에서 목사보다 훨씬 더 영향력 있는 메신저가 될 수 있다.

장열/기획특집부·종교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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