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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포커스]빈부격차와 공권력의 상관관계

[LA중앙일보] 발행 2014/08/18 미주판 18면 기사입력 2014/08/17 23:39

김 동 필/사회부장

LA한인타운에서 멀지 않은 볼드윈힐스 지역은 '블랙 베버리힐스'로 불린다. 라시에네가와 크렌셔, 스토커와 로데오 길 사이의 이 지역은 쾌적한 날씨에 조망권까지 뛰어나 흑인 부유층이 선호하는 주거지다. 그러다 보니 LA에서 성공한 흑인 사업가나 전문직 종사자, 유명 연예인들이 많이 산다.

흑인사회에서는 이 곳에 입성하는 것이 성공의 척도중 하나인 셈이다. 하지만 동네 울타리만 벗어나면 바로 저소득층 거주지역이다. 흑인사회의 극심한 빈부격차를 대변하는 듯 하다. 부촌의 상징인 베벌리힐스와는 다른 모습이다.

빈부격차는 '미국병'가운데 하나로 꼽히지만 그중에서도 흑인사회는 더 심한 편이다. 사회보장국의 2010년 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흑인인구 비율은 12.6%. 하지만 각종 사회보장혜택을 받고 있는 어린이 가운데 흑인 비율은 23%에 이른다. 타인종에 비해 사회보장 혜택으로 생활하는 비율이 훨씬 높다는 의미다.

이런 성장과정은 무기력함과 피해의식을 동반할 수 밖에 없다. 흑인 젊은 남성중 전과자의 비율이 20%가 넘는다는 조사 결과도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러한 흑인사회의 현주소와 관련 한 흑인단체 관계자는 '잘 살거나, 못 살거나(물론 저소득층이 압도적으로 많지만)' 둘 중 하나라는 말로 설명했다. 이런 환경 탓에 나타나는 '소속감 부재'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생각이 좀 깨인 젊은 친구들은 어떻게든 벗어나려는 것이 목표죠. 제대로 교육을 받고 의식 있는 젊은이들이 커뮤니티로 돌아와 많은 역할을 해야 하는데…". 그의 고민이었다.

인구 2만1000여명(2010년 센서스 기준)의 미주리 주 소도시 퍼거슨이 요즘 부글부글 끓고 있다. 마이클 브라운이라는18세 흑인 청소년이 경찰 총격에 사망한 사건 때문이다. 비무장 상태의 청소년을 향해 경찰이 수발의 총격을 가한 것이다. 당장 공권력 남용 논란이 일었고 '가해자= 백인 경관, 피해자=10대 흑인'의 구도는 인종차별 문제로까지 번졌다. 소도시 퍼거슨은 전국적인 이슈의 중심지가 되어버렸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까지 나서 자제를 촉구했지만 아직도 진정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사태가 이처럼 악화된데는 경찰의 초기대응 미숙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강경진압에 나선 경찰이 최류탄과 고무탄을 무지막지하게 쏘아댔고 이는 성난 민심에 오히려 기름을 부은 꼴이 됐다. 더구나 총격 경관의 이름 공개도 차일피일 미루다 사건 발생 일주일이 다 돼서야 공개됐다. 한 흑인 인권운동가는 "만약 반대로 흑인 경관의 총격으로 백인이 사망했다면 불과 몇 시간 내에 경관의 이름이 공개됐을 것"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지난 주말 경찰의 동영상 공개도 무리수였다. 숨진 마이클 브라운처럼 보이는 건장한 체격의 청소년이 편의점에서 담배를 강탈해 가는 장면이었다. 하지만 이 동영상은 이번 사건과 직접 관련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고 전형적인 경찰의 '물타기'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런 일들이 베벌리힐스나 볼드윈힐스 같은 곳에서도 벌어질까?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전례를 보면 공권력 남용이나 인종차별 문제는 대부분 저소득층 거주지역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퍼거슨시도 거주 인구의 3분2가 흑인인 저소득층 거주지역이다. 가구당 평균 소득(2012년 기준)은 3만6000여 달러로 미주리주 전체 평균인 4만5000여 달러에 훨씬 못 미친다. 주택 중간가격도 주 전체에 비해 떨어진다. 비극의 해법을 빈부격차 해소에서 찾아 볼 필요도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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