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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마비 입양아서 '사랑의 사역자'로

'MAP 인터내셔널’ CEO 스털링씨
2014 칼리지페어 기조연설

“칼리지페어에서 학생들 만나
성공의 진정한 의미 나눌 것”


50여년 전, 소아마비에 걸렸다는 이유로 부모에게 버려졌던 한국 입양아가 국제구호기관의 최고경영자(CEO)에 올라 전세계 소아마비 아동들에게 희망을 전하고 있다. 주인공은 지난달 애틀랜타에 본사를 둔 의료구호기구 ‘MAP 인터내셔널’의 CEO로 취임한 스티브 스털링씨. 이 단체는 전세계 후진국에서 활동중인 파트너 단체들을 통해 소아마비, 말라리아 등 각종 백신과 의약품을 공급하고 있다.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MAP인터내셔널은 한해 총수입이 2억440만달러로, 미국내에서 44번째로 큰 비영리단체다. 그는 다음달 13일 아틀란타 한인교회에서 열리는 2014년 칼리지페어에서 기조 연설자로 나선다. “내 삶에 드리웠던 상처와 용서에 대해 한인 학생들과 나누고 싶고, 성공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모에게 버림받다= 스털링씨는 6·25전쟁 휴전 직후 서울에서 유복한 집안의 맏아들로 태어났다. 아버지는 그를 잠시도 내려놓지 못할만큼 이뻐했다. 그런 그가 2살에 소아마비에 걸려 하반신이 마비되자 아버지는 생업을 뒷전으로 하고 용하다는 한의사들을 찾아다녔다. 하지만 침도, 뜸도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스털링씨가 5살이 되던 해, 친아버지는 그를 고아원에 버렸다. 그를 홀로 놔두기 미안했던지 사지 멀쩡한 여동생까지도 고아원에 함께 맡겼다. 고아원 생활은 그에게 평생 씻지못할 상처로 남았다. 학교 친구들은 고아인데다 장애까지 있는 스털링씨를 쉬지 않고 괴롭혔다. 고아원에서도 그와 같은 장애아들은 뒷방 신세였다. 하지만 그는 자신을 괴롭히는 친구들 앞에서는 한번도 눈물을 보이지 않았다. 다만 모두가 잠든 밤이면 매일 하늘을 원망했다.

▶우애 좋은 남매 입양= 그러던 어느 날, 알래스카에서 한 미국인 부부가 고아원을 찾아왔다. 부부는 2명의 아이들을 입양한 뒤, 남은 아이들에게 사탕을 나눠줬다. 그런데 한 여자 아이는 사탕을 받자마자 다른 아이들처럼 바로 까먹지 않고 어디론가 쏜살같이 달아나는 것이었다. 궁금해진 부부가 원장을 통해 알아보니 여자아이는 스털링씨의 여동생이었고, 다른 장애아들과 뒷방에 있던 오빠를 먼저 챙긴 것이었다.
이 부부는 원장에게 “우애좋은 저 남매를 꼭 입양하고 싶다”고 말했고, 결국 연방 상원의원에게 탄원해 한 국가에서 2명 이상을 입양할 수 없다는 당시 연방법을 개정하는 수고를 거치면서까지 스털링씨를 앵커리지로 데려왔다.


▶10년계획 항상 지갑에= 고아원에서의 삶이 힘들었던 만큼 스털링씨의 새 삶은 마치 천국 같았다. 새 삶을 살게 해준 양부모에게 감사하기 위해 그는 악착같이 공부했다. 중학교때 어머니에게 “아이비리그 대학에 가겠다”고 말하곤 몇년 뒤 전액장학금을 받고 코넬에 진학해 그 약속을 지켰다.
그는 “미국에서는 하루 하루가 감사했다”며 “시간을 허투로 보내기 싫어 10년 앞까지의 계획을 메모지에 적어 항상 지갑에 넣고 다녔다”고 말했다. 노스웨스턴대학에서 석사학위를 받고는 제약회사 ‘존슨&존슨’의 마케팅 부서에 입사했다. 계획대로 2년 후에는 결혼도 했다. 이후 스털링씨는 아메리트레이드, 콘애그라푸즈, 브리스톨마이어스 등 굴지의 대기업에서 신제품 마케팅, 브랜드 이미지 전문가로 부대표자리까지 올랐다.


▶“봉사하는 삶” 결심= 대기업에서 잘나가던 스털링씨가 비영리단체로 옮긴 계기는 ‘한국 입양아들의 어머니’로 불리는 버사 홀트 여사의 죽음이었다. 2000년 홀트 여사의 장례식 참석차 한국을 방문했던 그는 홀트 여사의 삶을 돌아보며 자신도 “봉사하는 삶을 살겠다”고 결심했다. 먼저 세상을 떠난 친부모도 이 즈음에 용서하게 됐다. 그는 “부모가 되어보니 내 혈육을 잃는다는 게 얼마나 큰 고통인지 알게됐다”며 “친아버지는 내게 더 나은 삶을 주기 위해 고통스러운 결정을 내리신 것 같다”고 말했다. 이후 월드비전의 마케팅 부대표직을 맡게된 그는 여러 비영리단체를 거쳐 MAP 인터내셔널의 CEO에 올랐다.



조현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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