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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LA다운타운의 놀라운 변신

박상우/경제부 기자

13년 전 LA 다운타운. 늦은 밤도 아닌데 길거리는 썰렁했다. 문을 연 음식점과 술집도 거의 없었다. 그저 노숙자들만이 다운타운 거리를 배회했다. 최소한 야간시간대 만큼은 죽은 도시나 다름 없었다. 한인타운에 사는 한인들에게는 가깝고도 먼 곳이 바로 다운타운이었다. 한인타운보다 위험하고 즐길 것도 없는데 굳이 다운타운까지 갈 필요가 있겠냐고 생각하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2014년 7월의 어느날 밤. 밤 10시를 넘었지만 다운타운 길거리에는 젊은이들로 북적댄다. 늦은 밤까지 문을 연 음식점과 술집 네온사인이 거리를 환하게 비춘다. 암흑가나 다름없던 리틀도쿄 인근 지역도 커피숍과 음식점들이차례로 들어서며 환골탈태하고 있다. 다운타운 어디서든 쉽게 볼 수 있었던 노숙자들은 이젠 4가와 샌페드로 인근 지역에 주로 몰려 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옛말이 맞긴 맞나보다. 변해도 너무 많이 변했다. LA라이브 피그앳7가 등 대형 종합 쇼핑문화공간이 들어섰다. 피그앳7가는 20~30대 젊은층의 구미에 딱 맞는다. 자라 H&M 빅토리아시크릿 스포트샬레 맥 등 유명 소매업체들이 문을 열었다.

도심 속 공원인 그랜드 파크 등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여가 공간도 문을 열었다. LA 시청 옆 그랜드 파크는 서울의 청계천을 연상케 한다. 물은 없지만 그래도 도심 한가운데 휴식공간이라는 점이 비슷하다. 랄프스 스마트 앤드 파이널 월마트 등 대형 마켓도 영업중이다. 다운타운 어디서든 먹을거리를 쉽게 구입할 수 있게 됐다는 얘기다.



스테이플센터 인근을 중심으로 콘도와 로프트들도 하나 둘 생겨나고 있다. 이보 루마 무라 발커 블락 등 한두 곳이 아니다. 기존의 상업용 빌딩이 콘도나 로프트로 전환되기도 한다. 거주자가 늘면서 렌트비는 물론 집값 역시 오르고 있다.

단순 방문객이 아닌 실제 다운타운에 삶의 터전을 잡은 이들이다.

이들은 애완견을 데리고 밤 산책을 즐긴다. 귀에는 이어폰을 꽂고 거리를 마음껏 뛰기도 한다. 다운타운의 최대 약점 가운데 하나였던 치안도 이제는 특별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주거환경이 개선되며 예전보다 안전해졌으며 다운타운 빌딩 업주들이 돈을 갹출해 구성한 다운타운 비즈니스 개발위원회 소속 순찰 요원들과 LAPD 경관들이 협업해 범죄 예방에 나서고 있다.

유명 호텔 체인점도 LA다운타운을 타겟으로 서둘러 문을 열고 있다. 리츠칼튼 JW매리옷 컨트리야드 LA 라이브 호텔 등이 올림픽가를 중심으로 한군데 몰려 있다. 뉴 윌셔 그랜드 호텔이 2017년에 문을 열면 장관일 것이다. LA를 찾는 방문객들은 점점 더 늘어날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다운타운의 변신이 그저 놀라울 뿐이다. 한편으론 부럽기도 하다. 한인타운에 비해 발전 속도가 너무 빠르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다운타운에 대한 선입견을 갖는 한인들이 상당수다. "변해봤자 얼마나 변했겠어"하는 한인들도 많다. 이제 그때 그 시절 다운타운은 잊어야 한다. 옛날 그 초라했던 다운타운이 더이상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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