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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우의 문화칼럼 - 작곡가 이름의 영어식 발음

흔히 음악을 국경을 초월한 만국공통의 언어 (universal language)라고 한다. 하지만 작곡가 이름에 있어서는 국경을 넘나들때마다 자국의 언어습관에 따라 발음이 바뀌는 듯 하다.

 음악의 아버지라고 불렸던 Johann Sebastian Bach (1685 - 1750). 그의 가계에서 음악가가 50명이나 배출되었기 때문에 때로는 풀네임으로 구별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 가족의 이름인 Bach는 본래 독일어로 시내를 뜻하며 ‘ch’의 발음에 있어 /흐/에 가까운 발음을 하게 된다. 즉 일반적으로 쓰이는 /바하/라는 발음보다는 /바흐/가 더 독일어 원 발음에 가까운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영어권으로 넘어오면서는 /바크/가 되었다. 이 발음이 영어의 back과 비슷하므로 우스개로 “Get off my bach (뒤에서 물러나시오)”는 스티커를 자동차 뒤에 붙이고 다니는 경우가 있고, T셔츠의 앞면에는 Johann Sebastian Front 그리고 뒷면에는 Johann Sebastian Bach라고 적기도 한다.

 음악의 어머니라고 불리는 Georg Friedrich Haendel (1685-1759). 음악사에 끼쳤던 영향이 지대했던 덕분에 성별을 바꿔(?) 오늘날까지 자주 거론되는 작곡가다. 그런데 본래는 바흐처럼 독일에서 태어났는데, 보다 넓은 세계를 경험해보고자 영국으로 건너가면서 이름에서도 변화가 나타난다. /게오르그 프리드리히 헨델/이란 발음이 /저지 프레드릭 헨들/이 된 것이다.

 바흐, 헨델과 함께 후기 바로크를 빛낸 작곡가 Antonio Vivaldi(1678-1741). 그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그는 이태리 작곡가였다. 그의 이름은 영어에서 특별히 다르게 발음되지는 않지만, Vivaldi에서 두번째 음절에 강세가 오는 것을 기억할 만 하다.



 고전음악시대의 대표적인 작곡가 베토벤 (Beethoven, 1770-1827)의 경우, 영어에서 거의 /베이토번/에 가깝게 발음된다. 이외에도 낭만파의 작곡가 Schubert (1797-1828)는 /슈베르트/보다 /슈벌트/, Mendelssohn (1809-47)은 /멘델스존/보다 /멘델슨/, Chopin(1810-49)은 /쇼팽/보다 /쇼팬/, Saint-Saens (1835-1921)은 /쌩쌍/보다 /샌산스/에 가깝게 발음된다. 그리고 Wagner (1813-83)는 /바그너/로 발음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웨그너/로 발음되기도 하고, Gounod (1818-1893)는 /구노/와 함께 /구노드/로 발음되기도 하며, Dvorak (1841-1904)의 경우는 /드볼작/과 함께 /드보락/으로 발음되기도 한다. Johann Strauss (1825-99)의 경우는 Johann 부분이 거의 /조앤/으로 발음된다.

 하지만 어찌되었든 현지에서 발음되는 그대로 발음해주는 것이 더 좋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소프라노 조수미의 가족 이름 알파벳인 ‘Jo’가 스페인계에게는 /호/로 불리고 독일계에는 /요/로 불리는 것은 별로 합리적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음악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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