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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우의 문화칼럼 - 미국의 예술경영

공연예술을 효율적으로 기획하고 경영하는데 있어서 미국은 이미 1950-70년대를 거치면서 진지한 고민을 하게 되었다. 당시에 미국에서는 소위 ‘문화 붐(cultural boom)’ 혹은 ‘문화폭발(cultural explosion)’이라는 문화예술의 급속하고도 혁명적인 팽창을 이루었다. 외형적으로 65년∼75년 사이 10년 동안 전국에 100개의 극장이 새로 건립되었으며 70∼80년대 10만달러 이상 예산을 집행하는 메이저급 오페라단은 35개에서 109개로 늘어났다. 66년부터 80년 사이에 박물관 수만도 28%가 증가했으며, 오케스트라는 58개에서 144개로, 무용단수는 20년 동안 무려 5배나 늘어났다. 공연예술 기획자 협회(The Association of Performing Arts Presenters : APAP) 회원사의 수는 1957년에 29개에서 1966년 275개, 1985년 980, 그리고 1991년에는 1,100개사로 팽창하였다.

 이렇듯 팽창된 공연예술분야에 있어 항구적인 관객지원기반(permanent audience-supported base)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했다. 주로 예술기관에 기부를 하는 지역사회 및 부유한 개인이나 정부, 기업의 지원담당자들이 이러한 요구를 하게 되었는데 그 내면에는 예술기관이 밑빠진 독에 물붓기격으로 지원금에만 의존하지 말고 효과적인 경영에 의하여 매표수입을 최대한 늘리면 예술기관도 자생력을 가질 수 있지 않겠느냐는 의도가 깔린 것이기도 했다. 오늘날 미국의 예술기관마다 시즌프로그램에 의한 정규관객제도(subscription)가 정착된 것은 거의 20여년 이상의 이러한 장기적인 노력의 결과이다.

 1965년 록펠러 재단은 30명의 예술분야 인사들을 모아 장기간의 논의 끝에 ‘공연예술: 문제와 전망’이란 보고서를 발간하였는데 이들은 여기에서 “예술이란 특권을 가진 소수가 아닌 다수를 위한 것이고, 예술이 펼쳐질 곳은 사회의 주변이 아니라 중심이어야 하며 예술은 단순한 오락의 형태가 아니라 대중의 복지와 행복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다” 라면서 “18세기 미국의 화두가 정치적 민주주의였으며, 19세기의 그것이 경제적 민주주의였다면 20세기의 화두는 문화적 민주주의이고 이것은 또한 달성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것은 당시 ‘문화 붐’이 가야할 철학적 방향을 정확하게 표현한 것이었다.

 예술이 소수보다는 대중의 복지와 행복을 위한 민주적인 것이고 이에따라 보다 많은 관객들의 지원과 협조가 필요하다고는 하나 실제로 1966년 프린스턴대학의 두 교수 바우몰과 보웬이 저술한 ‘공연예술 : 경제학적 딜레마’에 의하면 공연예술을 중심으로 한 재정적 위기와 공공지원의 필요성을 근대적 이론 체계와 실증적 분석방법으로 설파해 놓고 있다.



 서적에서는 “산업혁명 이후 공산품의 단위당 생산에 필요한 노동의 양은 계속 감소하였으나, 리챠드 2세가 ‘왕의 죽음에 관한 슬픈 이야기(연극)’를 하는데는 어느 무대에서나 똑같은 길이의 시간이 요구 된다. 인간의 창의력은 한 대의 자동차 생산에 필요한 노동량을 감소시키기 위한 방법들을 고안해 냈지만 지금까지 어느 누구도 45분짜리 슈베르트 현악 4중주곡을 세사람 이하 혹은 45분이하로 줄여서 연주하는데는 성공하지 못하였다”고 말한다.

 이 문구는 이후 예술 지원을 정당화하기 위해 끊임없이 이용되었다. 다시 말하면 생산기술의 발달에 따라 기술 집약적 생산품의 원가는 점차 하락하는 반면 공연예술과 같은 노동집약적 상품의 원가, 즉 제작비는 상승할 수 밖에 없어 일반상품과 공연예술의 인플레 격차는 날이 갈수록 벌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공연예술은 누군가 지원을 하여 적자부분을 메워주지 않으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는 ‘시장실패’의 속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즉, 일반 재화나 서비스와 달리 시장경제 원리에 맡기기 어려운 특성을 갖고 있는 공연예술의 비용과 수익에 관한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정부에 의한 공공 지원의 필요성이 학문적으로도 제기되기에 이르렀다.

 결과적으로 개인적인 지원과 공공의 지원이 모두 합쳐져야 공연예술 발전을 기대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교훈은 점차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한인커뮤니티의 다양한 공연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보다 효율적인 공연을 경영하기 위해 컬럼비아 대학의 데니스 리치교수와 카네기멜론 대학의 단 마틴교수가 제시한 예술경영에 있어서 경영자가 가져야할 중요한 10가지 덕목을 소개한다.
1) Leadership (지도력)
2) Budgeting (예산수립과 운용)
3) Team Building (조직관리)
4) Fundraising (재원조성)
5) Communication Skill/Writing (커뮤니케이션 기술과 작문력)
6) Marketing/Audience Development (마케팅과 관객개발)
7) Financial Management (재무관리)
8) Aesthetics/Artistic Sense (미학/예술적 감각)
9) Trustee/Volunteer Relations (이사회와 자원봉사자 관계)
10) Strategic Management (전략적 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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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우-음악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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