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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반복되는 인종갈등의 비극

장태한/UC리버사이드교수·김영옥 연구소장

흑인 소년 마틴 브라운이 백인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숨진 사건이 미주리주 퍼거슨시에서 발생했다. 또다시 백인 경관이 흑인을 쏜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분노한 흑인 사회는 사건을 철저히 조사해서 백인 경찰을 문책하라고 시위에 나섰다. 퍼거슨시는 연일 계속되는 시위로 미국의 주목을 받았고 세계 언론도 이곳의 상황을 시시각각 보도하고 있다.

퍼거슨시는 1917년 이스트 세인트루이스 폭동이 발생한 지역에서 가깝다. 지역 주민의 3분의 2는 흑인이고 나머지 3분의 1은 백인이라고 한다. 그런데 53명의 경찰관 중 50명이 백인이다.

흑인 사회가 분노하고 있는 것은 그동안 지속되어 온 백인 경찰들의 직권 남용과 흑인 주민에 대한 과격한 진압이다. 흑인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중무장한 방위군까지 동원됐었다.



총기를 소지하지 않은 18세 흑인 소년이 6발의 총을 맞고 사망한 사건을 결코 용납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흑인들의 시각이다.

시위의 발단은 1992년 로드니 킹 사건과 흡사하다. 백인 경찰의 과잉 폭력과 진압이 흑인 시위와 폭동을 일으키는 기폭제 역할을 했다. 흑인 사회의 빈곤과 범죄는 수십년간 계속되고 있고 실업률도 높다. 또한 흑인 지역 청소년들의 중·고등학교 중퇴율도 매우 높다. 총체적인 위기에 빠진 흑인사회의는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퍼거슨시 폭동으로 많은 상점들이 약탈당하고 피해를 입었다는 뉴스 보도가 있었다. 많은 상점이 아시안아메리칸들이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분명 한인 소유의 상점도 상당수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그러나 퍼거슨시 시위와 폭동과 관련해 주류 언론은 아시안아메리칸을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다. 이번 사건을 흑·백간의 시각으로만 취급하고 있고 아시안아메리칸은 미국의 인종 토론에서 철저히 배제되고 있다.

미국 사회에서 인종 갈등은 화약고다. 미국 주요 도시의 빈민가는 주로 흑인지역이고 가난과 빈곤 그리고 높은 실업률과 범죄의 온상이 되고 있다. 불행히도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간단하고 쉬운 방법은 없다.

1992년 LA폭동 직후 'LA를 다시 세우자(Rebuild LA)'라는 단체를 만들어 흑인 지역을 재건하려는 노력이 있었다. 주요 기업들이 흑인지역에 투자해서 일자리를 창출해 흑인 지역을 개발한다는 취지의 정책이었다. 그러나 결국은 실패하고 말았다. 지도부의 분열로 일관된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없었고 지역 주민들의 조언을 무시한 채 개인 투자만을 추진한 것이 결정적인 실패 요인으로 작용했다.

또 언제 어디서 제2, 제3의 인종갈등 사건이 발생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런데 언제까지 이러한 비극을 되풀이만 할 것인가? 인종갈등으로 불거진 폭동 이야기는 더 이상 듣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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