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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의 눈과 혀, 치아까지 잡아냈다…'닌자터틀' 특수효과 담당한 ILM 방문기

기대작들이 줄줄이 흥행에 실패하며 유난히 썰렁한 분위기였던 2014년 여름의 극장가. 그 와중에도 깜짝 성공을 거두며 선전한 영화가 있었으니, 그 중 하나가 '닌자 터틀(Teenage Mutant Ninja Turtles)'다. '닌자 터틀'은 개봉 후 2주 연속으로 북미 박스오피스 1위를 고수한 것은 물론 세계 시장에서도 흥행 열풍을 불러 일으키며 이미 제작비의 2배에 가까운 2억5000만 달러의 수입을 올렸다. 2016년에 속편 개봉이 확정된 것은 물론이다.

'닌자 터틀'의 주인공은 누가 뭐래도 네 마리의 사랑스런 돌연변이 거북이 레오나르도, 도나텔로, 라파엘, 미켈란젤로다. 이들의 스승인 스플린터와 강력한 악당 슈레더 역시 빼놓을 수 없는 핵심 캐릭터들이다. 영화 전체에서 이들이 등장하는 러닝타임은 무려 43분. 이들 CG 캐릭터의 완성도가 영화의 성공을 좌우할 열쇠였음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다.

그 열쇠를 쥔 이들은 영화의 VFX를 전담한 ILM(Industrial Light&Magic)의 아티스들.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ILM 본사를 직접 방문해 '닌자 터틀'의 제작 과정에서 그들이 펼친 마법의 비밀을 들었다.

샌프란시스코=이경민 기자 rachel@koreadaily.com



ILM 본사는 마치 대학 캠퍼스처럼 조용하고도 아기자기한 분위기다. 조지 루카스가 세우고 '스타 워즈'로 명성을 얻은 회사답게 입구부터 요다의 동상이 방문객들을 맞는다. 정문에 들어서자마자 다스 베이더가 위풍당당하게 서 있고 내부 곳곳엔 '주라기 공원' '해리 포터' '인디애나 존스' 시리즈 등 ILM의 특수효과가 만들어낸 걸작들의 포스터들이 걸려 있다.

기자들을 이끄는 홍보 담당자가 "여기에 곧 '닌자 터틀'의 포스터와 모형도 전시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작품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곧 이어 만난 파블로 헬맨 VFX 수퍼바이저는 '닌자 터틀'을 통해 ILM이 이룬 기술적 성취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을 시작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점은 퍼포먼스 캡처의 완성도. 지금껏 나온 어떤 영화보다 생생하고 섬세한 움직임을 잡아내기 위해 모든 걸 쏟아부었다는 게 헬맨의 설명이다.

"사상 최초로 배우의 눈과 혀, 치아까지 모션 캡처로 포착해 스크린으로 옮겼다. 배우마다 전작들보다 곱절 이상 되는 181개의 점을 얼굴에 찍었고, 이를 포착하기 위한 카메라도 기존의 1대에서 2대로 늘려 아주 미세한 근육의 움직임과 표정도 놓치지 않으려 했다."

애드립이 많은 코미디 장르의 특성상 서로 다른 테이크에서 필요한 장면만 따다 이어 붙여 절묘한 리듬과 타이밍의 장면을 완성해내야 하다 보니, 아예 이를 구현해낼 수 있는 별도의 프로그램 '뮤즈(MUSE)'를 개발하기에 이르렀다. 한마디로 순발력 있는 현장 편집이 가능한 모션 캡처 기술을 최초로 구현해 낸 것이다.

"현장에서 모션 캡처를 통해 받은 데이터를 여러 개의 그래프 커브로 만들어 바로 편집·조작할 수 있도록 만든 게 '뮤즈' 기술의 핵심이다. 기존의 모션 캡처 기술보다 3.5배나 많은 데이터가 쏟아져 나오기 때문에 이를 처리하는 게 힘들긴 했지만 매일 현장에 14명의 '뮤즈' 전문가들이 진을 치며 노력한 끝에 높은 완성도를 이뤄낼 수 있었다."

다른 VFX 수퍼바이저와 달리 현장에서 배우들과 살을 맞대며 지낸 시간이 많다 보니 영화 곳곳에 헬맨의 아이디어가 녹아 있는 부분도 많다. 특히 영화 전체의 백미로 꼽히는 엘리베이터 비트박스 신도 헬맨이 즉흥적으로 제안해 단 한 번의 테이크만에 완성된 장면이다.

물론 그 외에도 애니메이션과 컴퓨터 그래픽 부문의 아티스트들이 보다 매력적인 캐릭터와 배경을 완성해내기 위해 힘을 모았다. 케빈 마텔 애니메이션 수퍼바이저는 "전체 모션 캡처 장면 중 30% 이상이 클로즈 업이다 보니 배우들이 표현하는 미세한 뉘앙스를 닌자 터틀이란 캐릭터의 골격과 살갗 안에서 그대로 구현해 내는 게 중요한 요소였다"고 설명했다.

애니메이션 기술을 많이 필요로 한 훈련·전투 장면에선 보다 창의적인 움직임을 만들어보고자 애니메이터들이 직접 카메라 앞에서 특이한 동작을 하며 자신의 모습을 녹화하는 등의 노력도 기울였다.

현실감 넘치는 뉴욕의 도시 풍경과 닌자 터틀들이 사는 하수구 속 세상, 화려한 눈 밭에서의 액션 등은 CG의 힘을 빌었다.

로버트 위버 CG 수퍼바이저는 "실제 배경이 되는 공간을 자세히 연구해 그 건축적 특징이나 질감을 그대로 컴퓨터 속으로 옮겨 놓고 이 가상의 공간 안에서 배우들이 맘껏 연기를 하고 감독이 자유자재로 카메라를 움직일 수 있도록 하고자 애썼다"고 그간의 작업 과정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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