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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한인타운 눈독들이는 '차이나 머니'

진성철/경제부 기자

차이나 머니(China Money)의 공세가 대단하다. 2010년 부동산 취재를 할 때만 해도 중국인 투자자들이 LA한인타운의 부동산에 관심을 보이던 초기였다. 그 때만 해도 중국인들은 직접투자보다는 중국계 투자회사를 통한 간접투자가 많았다. 주택시장이 회복되지 않았던 터라 차압주택 경매가 이루어지면 중국계 투자사의 젊은 직원들이 가격이 폭락한 동네의 주택들을 한 블록씩 구입할 정도였다.

4년이 지난 지금, 차이나 머니의 위상은 더욱 높아졌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4월~2014년 3월까지 12개월간 중국인 바이어가 매입한 국내 주거용 부동산 총액은 220억 달러에 달했다. 4년 전의 32억달러에 비하면 거의 7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선호지역도 캘리포니아를 넘어 전국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들이 구입한 주택거래 총액의 23%가 플로리다에 집중돼 있으며, 캘리포니아(14%), 텍사스(12%), 애리조나(6%)가 그 뒤를 이었다.

그들이 구입하는 부동산 포트폴리오도 다각화되고 있다. 4년 전엔 주로 아파트, 콘도, 타운홈, 단독주택 등 주거용 부동산이 많았다면 이제는 거대 자본을 앞세워 호텔, 상가, 오피스 빌딩 등 상업용 부동산과 창고와 공장과 같은 산업용 부동산도 휩쓸고 있다.

최근엔 골프장과 리조트까지 매입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인 투자자들이 매입한 골프장은 2000에이커의 노스캐롤라이나 선셋 비치 소재 시 트레일 골프 리조트, 샌게이브리얼 밸리에 있는 9홀 짜리 랜초 듀아테 골프클럽까지, 위치와 크기, 가격이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풍수지리가 좋은 동네는 이미 중국인들이 현금 뭉칫돈을 들고 와 점령한 지 오래됐다. 그 지역 상가들도 마구 사들이면서 한인 소유였던 부동산들이 중국인 소유로 바뀌어 가고 있다.

중국인들의 투자가 캘리포니아 주 부동산 시장을 이끌고 있다는 것에 대해 의견을 달리하는 전문가들은 많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다수의 한인 부동산 관계자들은 중국인 투자자들의 한인 소유 상가 매입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한 부동산 중개인은 "한인 1명이 상가를 매각해서 차익을 보는 것에 대해 잘했다, 잘못했다라고 말은 못하겠지만, 이런 한인이 한 명에서 두세 명으로 늘다 보면 한인 상권이 무너질 수도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다른 부동산 중개인 역시 "상권이 무너지면 수십 년 동안 조성해 온 한인타운이 차이나타운으로 변할 수도 있다"며 "중국인들 특성상 한 번 가진 부동산은 쉽게 되팔지 않는다. 장기적으로 보면 한인사회에 득보다는 실이 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일리가 있는 지적들이다. 4년 전 처음 '차이나 머니' 기사를 쓴 후 개별 비즈니스를 구입하는 한인들과 달리 중국인들은 몰 등의 건물을 매입해 차이나타운을 조성하는 경향이 짙다는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을 많이 접했다. 그리고 4년이 지난 지금, LA와 오렌지카운티 등에서 한인 소유 건물들이 중국계 투자자 손에 넘어갔다는 소식을 접할 때마다 이들 전문가들의 지적이 떠오르는 것은 왜일까. 단순한 기우일지 아닐지는 추후에 밝혀지겠지만 한 번쯤은 이들의 이야기를 되새길 필요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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