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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남 기고] 애틀랜타에 개봉한 영화 ‘명량’을 본 후



지난 8월 15일 광복절날, 둘루스 플레즌트힐 로드 선상에 위치한 리갈 메드락 극장(Regal medlock crossing)에서 한국영화 ‘명량’을 관람했다. 영화개봉 첫날임에도 불구하고 엄청나게 많은 애틀랜타 한인관객들이 몰려있어 새삼 놀랐다. 이 영화는 이미 한국에서 누적 관람객 1,600만 명을 돌파해 역대 최다관객을 동원했다. 영화 관계자들은 앞으로 당분간 ‘명량’같은 흥행작이 나오기는 힘들것이라고 예상한다.
영화의 배경인 임진왜란은 조선, 일본, 중국이 7년 동안 싸운 처절한 전쟁이었다. 임금인 선조가 서울을 버리고 평양성에 머물다 의주로 피난가는 사이, 조선의 온 땅은 쑥대밭이 되었다. 그러나 이순신은 말할수 없는 악조건 속에서도 놀라운 용기와 리더십으로 국가존망의 위기를 극복했다. 전라 좌수사로 진중에 있을 때는 주야로 엄히 경계하며 한번도 갑옷을 벋은 적이 없다고 한다. 이순신은 전라좌수사 임명 즉시 병력 충원과 무기를 정검하고 군사물자 확보에 매진하였다. 임란 전에 화포의 시험발사에도 성공해 거북선 개발을 완료하여, 임진왜란이 발발하기 전에도 적의 공격에 철저히 대비했다.
영화에도 잘 묘사됐지만, 이순신은 지형, 조류 등 지리적 여건을 최대한 활용하여 명랑해협의 좁은 울돌목을 전투장소로 택하였다. 그는 좁은 물목을 간신히 빠져나올 수밖에 없었던 일본 군선들에 화포를 집중하였고, 명랑 해협의 빠른 조류를 적극 활용하여 대승리를 거두었다.
한국에서 ‘명량’이 인기를 끈 이유는 무엇보다 교육과 오락적 요소를 모두 갖췄기 때문이다. 이순신이 주인공이란 점이 제일 컸고, 이순신의 나이가 중장년이라 40대 이상 관객들이 많이 관람했고, 자녀들과 함께 관람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명량 해전을 앞두고 이순신이 말한 명대사는 그의 리더십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 충은 백성을 향해야 한다.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요 죽고자 하면 살 것이다.“ 이는 부하들에게 두려움을 용기로 바꿀 수 있게 하였다.
이순신은 임금에게 승전보고서를 올릴 때에도 부하의 공을 먼저 내세웠으며, 심지어 종들의 이름까지 모두 적어올렸다. 이에 따라 부하들은 마음속 깊이 이순신을 공경하고 목숨도 아끼지 않고 열심히 싸웠다. 12척 남은 배에서 병사들이 두려움에 떨고 승리의 가능성이 전혀 보이지 않을 때, 이순신은 희생과 솔선수범의 리더십으로 병사를 다독이고, 두려움을 용맹으로 바꾸어 총에 맞으면서도 기적같은 승전을 이루었다.
반면 고국인 한국의 상황은 너무나 안타깝다. 세월호 침몰 당시 선장과 선원들은 어린 학생들을 배에 남겨둔채 자기만 살겠다고 도망갔고, 이를 구조할 해경조차 갈팡질팡하여 한 사람도 구조를 못하여 300여명의 희생자를 죽음으로 내몰았다. ‘관피아’ ‘해피아’란 말이 나돌 정도로 여러가지 원인이 많았던 복합적인 인재였다. 희생된지 4개월이 넘도록 피해자 측과 여야간 갈등으로 세월호 특별법을 아직도 못 만들고 있다. 이러한 정국의 안개 속에 국가를 책임진 정부와 국회는 서로 남의 탓을 하며 지내고 있다. 이런 시국에 국민들은 이순신 장군의 리더십을 더욱 찾고 있기에, ‘명량’이라는 영화가 국민들 사이에 대리 만족을 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인지 ‘명량’은 한국영화 사상 최대 관객을 동원하게 됐다.


필자는 오랜 이민생활 속에서 한달에 한두번 영화를 보며 즐거운 시간을 갖는다. 신문과 잡지를 통하여 앞으로 관람할 영화의 내용을 미리 읽어보고, 문제작과 아카데미상을 받을만한 영화를 예상하곤 한다. ‘오스카상’이라고도 불리는 아카데미상은 미국뿐 아니라 전세계적인 관심을 끄는 상으로, 돈으로 환산할수 없는 가치를 지닌다. 영화를 보기 전에 스토리와 배우들을 익히면서, 시대의 흐름과 과거의 역사, 인간, 유행을 알게 되고 여러 문화를 이해하게 된다. 때로는 영화를 관람하며 대사를 잘 알아듣지 못하면, 영어를 더 열심히 배워야겠다고 생각하게 된다.
이제 전에는 생각도 못했던 고국의 영화를 애틀랜타 한인타운 극장에서 관람할수 있게 됐다. 애틀랜타 한인인구가 늘어났기에 이뤄진 것으로 감사한 일이다. 우리 애틀랜타 한인들도 조국을 떠나 미국에 살고 있지만, 자녀들과 함께 고국에서 역사적인 기록을 세운 ‘명량’이란 영화를 함께 관람할 것을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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