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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에세이] 사랑의 힘

1918년 독일 소아과 의사인 에른스트 모로 박사는 태아가 자궁 속에서 어떤 자극을 받아 놀라는 경우, 일단 사지가 펼쳐진 다음 다시 온 몸을 모아 몸을 움츠리는 행동을 한다고 처음으로 보고했다. 산후나 전을 막론하고 태아가 전신을 움츠리는 것이 사지를 풀어놓는 행동보다 안정된 행동이란 것이 많은 소아과 의사들에 의해 증명되었다.

실제로 부모나 간호인 같은 성인의 품에 안겨보지 않은 아이들은 그 성장 속도가 느렸다. 사실 인간이 성장한 후에도 잠자는 모습을 연구한 결과 보통 남에게 안긴 형태로 몸을 구부려 수면을 취한다.

아이들은 태어나면서부터 타인과의 신체적인 접촉( 직접 접촉 말고도 어머니의 숨결이 목에 닫는 느낌, 어머니의 머리털이 얼굴을 스치는 행동, 기저귀를 갈아줄 때, 우유를 먹인 후 등을 두드려주는 등의 신체적인 접촉)은 인간이 누려온 특혜인 셈이다.

흔히 진화론자는 이렇게 주장해왔다. 섹스란 더 좋은 후세를 얻기 위해 남자는 건강하고 아름다운 여인을 고르고 여자는 자식을 키우는데 보호해 줄 힘 있고 부유한 남자를 택하는 행위가 진화한 것이라고. 그 이론이 틀린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인간의 성행위는 그것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서양의학의 아버지라고 널리 알려진 히포크라테스는 일찍이 “성교 중, 여성의 음문이 반복적으로 거세게 자극당하고 남성의 성기가 결국 자궁까지 닫게 되면 그녀의 음욕은 절제되지 못해 참았던 성적 흥분과 그 뜨거운 감정이 전신으로 펴져나간다‘라고 기록했다. (기록이 조금 야한 감이 있지만, 어찌하랴, 의학자들의 최고 스승님 말씀인데.)

두뇌의 섹스 센터에서 분출하는 영향은 너무도 많다. (미술, 음악, 로맨스, 강박, 휴거 느낌, 슬픔, 우애, 사랑, 심지어 폭행이나 범죄행위 까지도.)

아직도 천주교에서는 섹스란 후손을 얻기 위한 신의 선물이라고 간주하고 허락하고 있지만 동물 세계를 조사해보면 전혀 다른 관측 결과가 많이 나온다. 예를 들어 바다사자들의 성교 중 80-95%는 후손을 보지 못한다. 천주교의 신이 바다사자들에게만 후손 생각지 말고 섹스를 즐기라고 허락했다는 기록은 아무데도 없다.

성행위도 자녀를 잉태할 목적뿐만이 아니라 단순히 재미로 즐기려고 신이 허락한 행위도 아니다. 결혼에서 얻는 장점은 미혼자보다 오래 산다는 통계가 나와 있다. 만일 결혼에서 행복을 누리는 부부는 그 효과가 훨씬 크다.

그런 이론을 뒷받침하는 것은 다름 아닌 개신교의 창시자인 마틴 루터 주교다.
“나는 결혼이란 신이 주신 선물이라고 생각합니다. 결혼이란 단어를 생각하면 육욕부터 머리에 떠오르지요. 그러나 틀림없이 내 아버지는 어머니와 동침했고 성교를 했을 터인데 사실 그들은 성실한 교인들이었습니다. 모든 믿음의 조상들이나 선지자들도 같은 경험을 했습니다. 여성을 갈구하는 남성의 행동은 하나님이 지으신 것입니다.”

참고: 이 글은 몇 년 전 TIME 잡지에 특집으로 실린 "The Power of Love“를 참조한 글이다.


정유석 (정신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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