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렛츠 브레인 업(Brain-Up)]레고 놀이로 수학 재미있게 가르친다

영어 단어 수백 개를 순식간에 다 외워버리는 아이들이 있다. 그것도 순서 하나 안 틀리고 완벽하게 다 외운다. 이러한 모습을 바라본 엄마는 보통 두 번 놀란다. 어떻게 저렇게 짧은 시간 내에 그 많은 양을 다 외울 수 있는지 신기해서 놀란다. 당연히 "우리 아이 머리가 참 좋구나" 라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진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뿐이다. 뒤돌아서서 다시 물어보면 마치 언제 외웠느냐는 듯이 다 잊어버려 또 엄마를 놀라게 한다. 심지어 영어단어 순서만 조금 바꿔나도 아이는 갑자기 헤매기 시작한다. 그 순간 엄마는 "혹시 우리 아이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냐?"라는 불안한 생각이 뇌리를 스쳐간다.

수학에서도 똑같은 현상이 일어난다. 가르칠 당시에는 완벽하게 이해한 것 같은데 막상 시험장에 가면 아이는 아무 생각이 안 난다. 이 아이들은 문제를 생각하고 받아들인 것이 아니라 문제를 사진 찍듯이 기억했기 때문에 자신이 기억한 대로 나오지 않으면 곧바로 헷갈리는 것이다.

이러한 경험이 있는 엄마들은 도대체 우리 아이 머리가 어떻게 된 것인지 궁금해 한다. 아이 머리가 좋은 것인지 아니면 나쁜 것인지 바로 알고 싶어한다.

이러한 아이들은 대다수 우뇌 성향이 아주 강한 편이다. 그래서 무엇이든지 가르치면 기가 막히게 잘 이해한다. 다만, 생각하지 않고 그냥 감각적으로만 받아들인다. 그냥 사진 찍듯이 뇌에 저장했다고 보면 된다.

이처럼 깊이 생각하지 않고 받아들인 결과 배운 내용이 전부 단기기억으로 끝나버린 것이다.

엄마는 아이가 잘 외우면 아이가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증거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그래서 단순히 기억력이 좋다는 것을 머리가 좋은 것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

오히려 학년이 올라가면서 성적이 떨어질 적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 지금부터는 모든 과목을 좌뇌를 이용해서 따지고 받아들이도록 공부습관을 바꿔주어야 한다. 좌뇌로 받아들여야 장기기억으로 넘어간다. 그렇게 해야 정말 기억력이 좋아지게 된다.

또 다른 방법은 구조화 훈련이다. 우뇌 아이들은 문제가 조금만 복잡하고 어려워도 그냥 넘어가는 버릇이 있다.

이러한 우뇌 아이의 취약점을 보완해주는 교육 가운데 하나가 구조적 사고(Structural thinking) 훈련이다. 이는 마치 순차적 사고 능력을 키우는 레고 놀이와 똑같다.

레고를 조립하려면 먼저 여러 종류의 피스(pieces)가 있어야 한다. 피스는 구조적 사고에서 '변수'(variables)와 같다. 그 다음으로 피스를 잘 조립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이 능력은 구조적 사고에서 '관계'(relations)에 해당한다. 무엇보다도 다양한 변수들을 잘 연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은 마치 통나무를 못으로 연결하는 작업과 비슷하다.

이렇게 피스와 조립능력, 두 가지만 있으면 모형 비행기를 만들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완성된 비행기가 구조적 사고에서 말하는 '구조(structure)'다. 즉, 구조적 사고는 변수→ 관계→구조의 순서로 단계적으로 진행된다. 그래서 구조적 사고 교육은 우뇌 아이에게 순차적 사고를 훈련시켜 준다.

레고 놀이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역으로 이미 완성된 모형을 천천히 분해하면서 이 모형이 어떤 피스로 구성되어 있고, 또 어떻게 조립되었는지 찾아내는 작업도 중요하다. 이때는 구조적 사고가 역으로 구조→관계→변수의 순서로 진행된 것이다.

레고처럼 아이도 어떤 이론이나 지식을 배울 때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따지면서 공부해야 한다. 이론을 분석해 변수와 이들 사이의 관계를 찾아내고, 다시 이것을 재구성하는 훈련을 자꾸 하다 보면 아이의 사고는 저절로 분석적이 된다. 그렇게 되면 복잡한 수학문제도 단계적으로 나누어 가면서 쉽게 풀 수 있다.

최상태/MSC브레인컨설팅그룹 미주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