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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단, 절대로 우습게 보면 안 된다”…미주기독교이단대책연구회 한선희 목사 일문일답

신학생 10명 중 3명 이단 교리 몰라…상당수 이단 미주 지역에 이미 진출
한인 2세 및 미국 교계 대상으로 활동…주로 젊은층·기성교회 교인이 현혹돼

교묘하게 뿌리내린 이단 사상도 많아
목회 본질 회복하면 피해 막을 수 있어


예비 목회자 10명 중 3명은 이단의 핵심 교리를 전혀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기독 월간지 현대종교(대표 탁지원)는 한국 내 8개 주요 교단 소속 신학생(467명·신뢰도 95%)을 대상으로 ‘이단 인식 실태 조사’를 펼친 결과, 응답자의 28%는 “이단이 주장하는 교리를 전혀 모른다”고 답했다. 또 ‘교계 내 이단 문제는 심각하다(93.4%)’, ‘이단이 교회에 침투한 적이 있다(46%)’는 답변이 주를 이뤘다. 이단 대처 방법으로는 주로 ‘담임목사와 상의했다(42%)’, ‘교회에 나오지 못하게 했다(25%)’가 많았다. ‘이단 상담소에 의뢰’는 5%에 불과했다. 대다수가 현실의 심각성은 느끼고 있지만 대처 방법은 미흡한 셈이다.

미주한인교계 상황은 어떨까. 현재 LA지역에는 미주기독교이단대책연구회(이하 미이연)가 활동중이다. 미이연 한선희 목사를 만나 미주 지역 이단 단체 활동 현황 등을 들어봤다. 그는 38년간 이단 단체를 조사해 온 전문가다.



(기사에서 ‘이단’이라 명시되는 단체들은 현재 한국 및 한인 개신교계가 교리 차이 등의 이유로 이단으로 규정한 단체임을 밝혀둔다.)

-남가주에도 이단이 많나.

"신천지, 구원파, 안상홍증인회, 전능하신하나님의교회, 돌나라십계석국 등 웬만한 이단 단체는 이미 미국에 다 들어와 있다. 그들은 상당히 전략적이고 조직적으로 활동한다. 교계에 빨간불이 켜진지 오래다."

(그는 인터뷰 중 개신교가 이단으로 규정한 단체 목록을 제시했다. 무려 100여 개 이상의 단체명이 기록돼 있었다.)

-피해 사례도 있나.

"기성 교회에 전략적으로 잠입해 교회를 분열 시킨 사례가 많다. 선교사 가족이 이단에 빠져 도움을 요청한 경우도 있었다. 이단을 절대로 우습게 보면 안 된다. 나중에는 정신적으로 노예가 된다. 몸도, 마음도, 물질(돈)도 다 바친다."

(그는 "이단에 빠진 사람과 섣불리 상담할 경우 실패확률이 높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 목회자에게 도움을 요청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주요 타겟은.

"요즘 추세를 보면 대학 캠퍼스에서 포교활동을 벌이며 한인 2세들을 포섭하고 있다. 이단의 주요 연령층을 보면 20~30대 젊은 청년들이 많다. 게다가 이들은 미국 교계로도 진출중이다. 미국 교회들은 한국 이단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고 재정적 어려움마저 겪다 보니 이단인 줄 모르고 교회까지 임대해준다."

-이단들의 최근 전략은.

"예전에는 외부에서 성도들을 빼갔다면, 이제는 기성교회 안으로 직접 들어간다. 많은 이단이 신천지의 '추수꾼(포교활동을 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 전략을 도입했다."

(한 목사는 "이단의 초기 특징은 정통 교리와 이단 교리를 교묘하게 배합하기 때문에 처음에는 분별이 어려울 정도"라고 말했다.)

-이단 때문에 생긴 폐해는.

"오해하는 경우다. 뭔가 이상해보이거나 교회에 대한 비판적 의견을 보이면 아무 잘못도 없는 교인을 무조건 이단으로 매도한다. 얼마 전에도 실제 LA지역 한 교회에서 그런 일이 발생해 대신 조사를 해준 적이 있었다. 그건 '이단'을 제대로 몰라서 발생하는 일이다."

-어떤 부분을 모르나.

"'이단'이란 말은 절대 함부로 쓰면 안 된다. 이단 규정은 전적으로 성경과 교리를 왜곡하고 오도할 때 신학을 비롯한 여러 방면에서 수많은 검증을 거쳐 이루어진다. 그러나 요즘은 성경과 상관없이 다른 차원에서 '이단'이라는 단어를 남용한다. 이단이라 할거면 왜 '이단'인지 정확히 알아야 하지 않겠나."

-교계의 대응 전략은.

"거의 없다. 하물며 얼마 전 어떤 유명한 이단 교주가 '우리는 전시체재이지만, 기성교회는 수면체재'라고 했겠나. (웃음) 이단방지 세미나를 해보면 일단 목회자들이 '이단'에 대해 잘 모른다. 단순히 막연하게 아는 정도다. 거기엔 '내 교회는 괜찮겠지…'라는 생각도 있겠지만 사실 안전지대란 없다. 설령 그런 피해가 발생해도 알려지는 걸 원하지 않는다."

(미국 전역에서 이단 전문 사역자로 활동하는 목회자는 "10명 내외의 소수"라고 했다. 이유를 물었더니 "이단은 돈이 많기 때문에 고소·고발을 많이 하는데 목사들이 그런거에 관련되는 걸 꺼려한다"며 "협박도 많이 받기에 위험한 부분도 있다"고 전했다. 한 목사는 갑자기 왼손에 차고 있던 손목시계와 양복 주머니에서 펜을 꺼내 보여줬다. 유사시 녹음, 사진, 동영상 촬영을 할 수 있는 특수용품이었다.)

-왜 이단을 알아야 하나.

"정확히 알아야 대처하지 않겠나. 이단은 갑자기 시대적 상황에 따라 생긴게 아니다. 초대교회때부터 항상 존재해왔다. 게다가 이건 '한 영혼'에 대한 소중함과 직결된 문제다. 이단은 영혼을 유혹하고 파괴한다. 한 영혼이 올바른 진리를 접하지 못하고 빠지는 게 너무 안타깝지 않나."

-정확히 알려면.

"사상을 알아야 한다. 외부의 이단이 아니라 해도 교계내에는 이단적 사상이 교묘하게 뿌리 내린 부분도 있다. 사이비 같은 것이다. 한 예로 신사도운동이나 극단적 은사주의 같은 건 이미 한인교계에 깊숙이 침투해 있다. 지금은 목회자의 학벌 또는 크고 유명한 교회라고 무조건 믿을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그 목사, 그 교회가 지금 무엇을 주장하는지 성경에 비추어 볼 수 있는 안목이 필요하다."

-'가짜'보다 '진짜'에 집중하면 되지 않나.

"한편으론 맞는 말이다. 그래서 기성 교회 목회자는 더욱 진리와 성경으로 바른 신앙을 고수하고 그걸 성도에게 가르쳐야 한다. 반면 '가짜'에 대해 대처하고 막아서는 역할도 분명 필요하다. 이단에 가장 많이 빠지는 게 기성 교회 성도다."

-이단에 넘어가는 이유는.

"이단에 빠진 사람들과 상담해보면 결국 내면엔 진리를 갈망하는 욕구가 있었다는걸 알게 된다. 그러나 그걸 기성교회가 채워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목회자들이 반드시 '복음'으로 본질을 회복해야 하는 이유다."

☞미주기독교이단대책연구회는

지난 1993년에 시작된 미이연은 이단 활동에 대처하기 위해 설립됐다. 현재 미주한인교계를 대상으로 이단 대책 세미나 프로그램 및 이단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자체 웹사이트(www.craaha.com) 등을 통해서도 이단 현황 등을 알리고 있다. 한국 내 주요 교단 및 유수의 이단 대책 단체 등과 연계하면서 활동중이다.

▶문의:(213) 484-2574


장열 기자
rya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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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지역 논란 됐던 이단 활동 사례
미국에 집단 생활 하는 곳도 있어
대규모 광고로 홍보까지…한인교계 반대 성명 발표


한국 유명 이단 단체들의 활동은 미주한인교계에도 논란을 일으킨 사례가 많았다.

우선 지난해 3월에는 설립자와 잠자리를 통해 죄가 없어질 수 있다며 '창기 십자가' 교리를 주장하는 '돌나라십계석국'이 테네시주 내쉬빌 지역에서 18년째 집단생활을 하고 있었다는 소식이 알려진 바 있다. 〈본지 2013년 3월12일자 A-1면> 당시 십계석국 미주지부는 LA와 뉴욕 등 일부 대도시 일간지에 교리를 알리는 전면 광고를 내면서 한인교계에 경종을 울린 바 있다.

이에 앞서 지난 2012년에는 한국에 본부를 둔 종교단체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이하 신천지)'이 구 수정교회(현 가톨릭오렌지카운티대성당)에서 대규모 세미나를 개최한 바 있다. 〈본지 2012년 7월17일 A-1면> 신천지가 남가주 유명 크리스천 라디오 방송국을 통해 대대적인 광고를 하자 한인교계 관계자들이 집회 당일 반대시위를 벌인 바 있다.

미전도종족 대상 선교단체로 널리 알려진 '인터콥'은 교리 차이 등의 이유로 한국은 물론 미주한인교계에도 이단시비를 불러 일으킨 바 있다. 인터콥 활동이 미주에서 활발해지자 '진리수호 목회자 평신도 연대'가 인터콥 반대 성명을 발표하는가 하면, 인터콥 최바울 대표는 LA를 직접 찾아 해명 기자회견을 연 바 있다.

한편 지난 8월에는 라푸엔테 지역 개신교회인 하나로커뮤니티교회가 이단으로 규정한 '여호와의 증인'에 교회 건물을 매각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장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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