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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22 랩터 첫 투입 … IS 훈련소·무기고 집중 파괴

토마호크 47발 등 50곳 동시 타격
사우디?UAE 등 중동 5개국 동참
"IS 고위지도부 등 20명 이상 사망"
IS "민간인·군인 무차별 보복" 지시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인 이슬람국가(IS)를 암으로 지칭했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본격적인 암 제거 수술에 돌입했다. 미국이 23일 시리아의 IS 근거지에 대한 공습을 전격 개시했다. 오바마가 시리아 공습을 선언한지 12일 만에 미국의 IS 격멸 작전은 이라크와 시리아 2개 전선으로 확장하게 됐다.

 이날 새벽 3시 30분(현지시간) 시작된 공습은 투입 전력과 물량에서 기존의 공습을 능가했다. 11년전 이라크전의 시작을 알린 토마호크 미사일이 47발이나 시리아로 발사된 데 이어 현역 전투기로는 가장 첨단 기종인 F-22 랩터가 처음으로 교전에 투입됐다. ABC방송 등은 미군 당국자를 인용, “F-22가 공습에 참여해 실전에 첫 등장했다”고 전했다. 아랍에미리트에 배치된 것으로 알려진 F-22 랩터는 뛰어난 스텔스 기능성을 갖추고 24㎞ 떨어진 목표에 정밀유도폭탄을 투하할 수 있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이날 공습은 홍해에 배치된 알레이 버크 이지스 구축함과 페르시아만의 필리핀시 순양함의 토마호크 미사일 발사로 시작됐다. 이어 페르시아만의 조지 H W 부시 항공모함 등에서 전폭기들이 출격했다. 기존 이라크 내 IS 공습의 주역이었던 F-18 수퍼호넷 전폭기 및 프레데터 드론은 물론이고 지상에서 발진한 F-16 전투기, B-1 폭격기 등이 동원돼 공습 지역으로 향했다.

 공습은 동시다발로 진행됐다. IS의 수도인 라카에는 토마호크 미사일이 떨어졌고, 이 일대를 중심으로 일부 이라크·시리아 국경 지대의 훈련소·무기고·보급선 등에 전방위 공습이 이어졌다.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라카 일대에서 20여곳이 공격을 받아 IS 조직원 20명 이상이 사망했다”며 “동부의 데이르에조르 주도 30여곳이 공격을 받아 IS 고위 지도부가 죽었다”고 전했다. 라카에선 공습 직후 2시간 가량 정전 사태가 발생했다. 미국 당국자는 “이번 공습은 IS가 숨어 있는 시리아 역시 피난처가 될 수 없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습에 앞서 미 공군은 시리아군의 대공망을 피하기 위해 전파 교란까지 하며 정찰에 나섰던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시리아 알레포 지역에 은닉했던 또 다른 테러 조직인 ‘호라산 그룹’에 대한 단독 공습도 벌여 통신시설과 지휘소 등을 파괴했다.



 이날 공습엔 주변 아랍 5개국이 참여하며 미국이 추진했던 ‘다국적 공습’의 형태를 갖추게 됐다. 바레인·요르단·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가 가세하고 카타르도 군용기를 지원했다.

 그러나 총력 공습 이면엔 그림자도 여전하다. 아랍국의 가세에도 불구하고 서구 동맹국들은 공습에서 빠져 ‘절반의 연합 전선’이란 지적이 나온다. 이라크 내 IS 공습에 동참했던 프랑스의 로랑 파비위스 외무장관은 이날 시리아 공습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도 공습에 참가하지 않았다. 중국과 러시아는 견제에 나섰다. 중국 외교부는 “국제 반(反)테러 투쟁 과정에서 반드시 국제법과 관련국의 주권·영토 안정이 존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공습 직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전화통화에서 ‘공습이 시리아 정부의 승인 없이 이뤄져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시리아 정부는 미국이 사전에 공습 계획을 알려왔다고 밝히면서도 ‘공습은 국제법에 따라 시리아 정부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4일 유엔 총회에서 각국을 상대로 IS 대항전에 함께 하자고 촉구할 방침이다. 하지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를 거치지 않은 점에 대해 정당성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IS의 대대적 보복도 불안 요소다. 아부 무함마드 알아드나니 IS 대변인은 공습 전날 인터넷에 공개한 음성 메시지에서 “반 IS 동맹에 참여한 국가의 불신(不信)자들은 민간인이든 군인이든 상관 없이 어떤 방법으로든 죽여라”라고 지시를 내렸다. IS가 인질로 잡고 있는 영국인 기자 존 캔틀리는 이날 공개된 동영상에 나와 “미국의 시리아 공습이 베트남전의 실패를 답습할 것”이라며 반 IS 대열에 동참한 덴마크와 프랑스·영국·이란을 언급했다. 전날 IS의 동맹세력 ‘준드 알칼리파’가 알제리에서 프랑스 남성을 납치해 프랑스가 이라크 공습을 중단하지 않으면 살해하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IS는 지난달 20일 미국이 이라크 내 IS 공습을 시작하자 미국인 기자 제임스 폴리를 참수한 영상과 함께 두 번째 참수 대상자를 공개하며 “이 미국인의 생명은 오바마 당신의 결정에 달렸다”고 위협한 바 있다.

 미 지상군이 투입되지 않아 IS 격멸 작전은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뉴욕타임스는 IS가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정부와도 전투를 벌여왔다는 점에서 미국의 주도한 공습의 최대 수혜자는 알아사드 정부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이충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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