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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북한선교, 이념보다 사랑으로

장열/기획특집부·종교담당 기자

북한 이슈는 대개 좌우의 이념 렌즈가 강력히 작동한다. 그만큼 진보 또는 보수의 프레임을 따라 각기 다른 이해와 해석을 낳기 때문이다.

다만 정치적 사고에 깊이 함몰된 관점은 무섭다. 극심한 진영논리를 통한 이분법적 사고와 대립의 폐해를 불러와서다. 점점 양극화되는 시대에 균형적 관점의 가치가 더욱 중요해지는 이유다.

안타까운 것은 한인교계 역시 이러한 양극화 시류에 편승돼 있다는 점이다. 북한에 대해 균형을 잡지 않는 교계의 관점은 진보와 보수의 이데올로기적 사고에 갇혀 게토화 됐다. 최근 미주 한인교계의 북한 사역 현황을 알아보기 위한 기획취재를 했다. 기사 작성은 매우 조심스러웠다. 북한 사역을 두고 각 단체가 추구하는 방향에 따라 민감한 논쟁을 불러올 수 있었고, 이면에는 보이지 않는 갈등도 존재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북한 선교는 북한에 가기도 전에 실패했다"는 비판적 목소리까지 제기되는 상황이었다.

미주 지역 한 북한 선교 단체 관계자는 "북한 사역을 담당하는 단체들끼리 '연합'이 쉽지는 않아도, 적어도 뒤에서 서로 흉을 보고 대립각을 세우지는 말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대립적 사고는 은연중 교인들에게 북한에 대한 불균형적인 시각을 갖게 하는 근본 원인이 됐다. 교계는 균형을 견지하지 못한 채 정치적 사상에 기반해 사역의 방향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일부 극단적 사고와 종교적 신념의 결합은 영적인 의미를 전투적으로만 부여한 나머지 북한을 다각도로 보지 못하게 하는 편향된 사고를 불러왔다.

특히 일부 대형교회의 통곡기도회나 엄청난 자본이 투입된 대규모 이벤트성 행사는 북한 사역을 가시적인 전시효과에만 치중하게 만들었다. 이는 교인들로 하여금 입으로는 기독교의 사랑을 강조하게 하면서도, 상대(북한)를 타도 대상으로만 인식하게 하는 이율배반적 사고를 주입시켰다. 종종 목회자들 사이에서 '종북 세력', '빨갱이', '좌파', '수구 꼴통' 등 좌.우에서 사용되는 극단의 용어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되는 것은 참으로 우려스러운 일이다.

교회만큼은 북한 이슈에 대해 편협한 사고 체계를 뛰쳐 나와야 한다. 오히려 종교가 가진 역할을 통해 양측의 균형을 맞춰주는 중심축의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 차갑고 냉정하게 갈려야만 하는 정치적 진영 논리의 구도 속에 사랑을 기반으로 한 종교적 접근은 대립을 따뜻하게 품을 수 있는 포용의 힘을 가져서다. 사회와 정치는 사상에 의해 극심하게 갈릴지라도, 종교는 사랑을 기반으로 화해와 연합의 메시지를 전해야 하는 게 맞다.

기독교는 절대 정치적 사상에 의해 좌우되면 안 된다. 신념이 본질이기 때문이다. 그 본질은 '사랑'에서 태생했다. 그러한 관점에서 북한 이슈를 바라보는 게 필요하다. 거기엔 갈리고, 틀어지고, 등을 돌린 채 분단의 아픔이 야기한 암울한 현실이 존재한다.

갈등을 풀 수 있는 답은 사상의 우위성이 아닌 사랑이다. 사랑은 그래서 위대하지 않은가. 교회가 기독교 본질의 관점을 바탕으로 균형을 잡아 시대적으로 막중한 역할을 감당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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