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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수박사]한국여행기4

[워싱턴 중앙일보] 기사입력 2004/04/06 14:08

신라의 고도를 향하여

내가 한국에 도착한 후 3주일 동안에 한국사회를 뒤흔든 두 사건이 일어났다. 하나는 100넌 만에 내린 폭설이고 둘째는 "대통령 탄핵" 이다.

폭설은 농작물에 손실을 입혀 야채 값을 폭등시켜 악화된 경제 상황에 또 한번 타격을 입혔고 대통령 탄핵은 국회에서 의원들간의 몸싸움을 보여주는 희극을 야기하고, 시민들의 촛불 시위가 매일같이 계속되는 소동을 일으켰다. 소식을 접한 워싱턴의 친지들이 어지러울 때에 한국에 가서 고생이 많겠다며 이메일을 보내왔다. 그러나 이 사건 속에서도 한국사회는 질서를 잘 유지하고 있다고 워싱턴의 여러분들에게 알리고 싶다.

대통령 탄핵은 민주주의 비약적 발전이라고 생각하면 될 듯 하다. 나는 우선 이 두 사건을 덮어두고 신라의 고도 경주를 향해 기차에 올랐다. 500여명의 학자가 참가하는 국제 반도체 물리학회를 주관하기 위해서 였다. 비행기로 갈까 생각도 했으나 5시간쯤 걸리는 새마을호 열차를 타기로 했다. 달리는 기차 속에서나마 도시, 농촌 등 한국 풍경을 마음껏 감상하고 싶은 생각 때문이였다.

오랫동안 떨어져 있던 내 고향 산천. 이것들이 나를 낳고 키워준 고장이 아닌가. 아름다운 정든 내 고향이여! 기차에서 판매하는 도시락의 맛이 기대에 못미쳐 실망을 했지만 즐거운 기차 여행이었다.

경주 역에 내려 현대 호텔로 향하는 길에 "천년의 미소가 여러분들을 환영합니다" 라는 비석이 눈에 띄었다. 1000년의 영화를 누린 신라의 수도 경주가 우리를 맞이하는 인사 말 이였다.

내가 경주를 처음 본 것은 1947년 여름 경성 대학 예과 1학년 때 동급생 일곱 명과 함께 무전 여행길에서 였다. 물론 그때는 지금과 같이 명소를 둘러싼 벽도, 입장료도 없을 때였다. 그야말로 원시적인 자연환경 속에서 찾아보는 신라문화의 유적들 이였다.

이번이 네번째 방문이 되는 셈인데 이렇게 변할수가있을까? 너무나 정돈되고 아름답게 가꾸어 놓았다. 많은 기와집들이 이렇게 아름다울 줄은 미쳐 몰랐다. 한옥을 지으면 세금을 공제해준다고 한다.

물론 학회에 참석하는 것이 이번 방문의 주요 목적 이였지만 틈만 있으면 다시 한번 신라 문화를 꼼꼼히 둘러보고 살펴보겠다는 마음을 단단히 먹었다. 그래서 회의 이틀째 오후에는 회의를 슬금이 빠져 가족들을 위해 마련한 관광버스에 올라 기림사, 골굴사, 석굴암을 돌아 보았다. 넷째날에는 모든 참석자를 위해 관광시간이 할당되여 불국사, 박물관, 에밀레종, 천마총 코ㅡ스를 돌았다.

경주는 30만의 인구로 형성된 도시이고 온 경주시민들이 "지붕 없는 박물관'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을 친절하게 맞이하고 있다. 관광객들을 안내하기 위한 여러 자유 봉사단이 조직되어 가령 '경주시청 문화유산 해설단" "남산 도우미" 등이 우리 회의 참석자들의 관광 버스에 배치되어 영어, 일어, 한국어로 설명을 해주었고 명소 입구에 자원봉사단원들이 팜프렛을 돌리고 있는 것이 퍽 인상 적이었다.

나는 많은 시간을 박물관에서 보내고 싶었다. 그러나 주어진 시간내에 1000년의 찬란한 신라역사를 대략 더듬어 볼 수박에 없었다. 52년만에 다시 만나는 우리 선조들의 아름다운 문화유산 앞에 나는 머리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그 놀라운 창의성. 예술성이 표현된 석굴암과 불국사는 참으로 놀라웠다.

세계적인 과학의 소산물이라는 첨성대, 포석정 이것들이 다 우리들의 자랑거리가 아닌가. 일본의 침범을 막기 위해서 동해 바다 속에 묻힌 문무대왕의 무덤을 보고, 이야기를 듣고 우리의 애국심이 솟아 올랐다.

우리가 신라의 유산을 자랑하고 신라에서 얻은 애국심으로 단결하면 우리는 정말 동방의 빛이 될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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