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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자바시장 '미워도 다시 한 번'

박상우/경제부 기자

한인커뮤니티 경제의 젖줄이라는 LA 다운타운 자바시장이 요즘 힘들대로 힘들다. 지칠대로 지쳤다. 마약 관련 돈세탁 수사에 이어 이번엔 원산지 조작 수사까지 바람 잘 날이 없다.

체면이 말이 아니다. 자연스레 비난의 목소리도 높아진다. 범죄의 온상처럼 비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마약 관련 돈세탁 수사는 연방 수사요원 1000여 명이 투입됐고 미 전국은 물론 해외에까지 이 소식이 전해졌다.〔〈【한 업주는 이 소식이 언론을 통해 전해진 뒤 아르헨티나와 한국의 친구에게서까지 전화를 았다고 했다. 】〉〕

물론 억울한 측면도 있다. 연방 수사당국의 쇼맨십이 과한 면도 있다. 이번 수사의 핵심은 한인업체가 아니었다. 영화로 치자면 수사당국이 제작한 블록버스터 영화에 한인 업체들은 단역이었을 뿐이다. 또 수사당국은 9000만 달러를 압수했다고 발표했지만 세부적으로 어느 업체에서, 누구의 집에서 얼마를 압수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뜬구름 잡는 소문이 걷잡을 수 없이 퍼져나간 이유다.

수사에, 소문에 자바시장이 흔들리니 관련 업체들도 동요했다. 원단.봉제업체는 물론 팩토링 업체에 한인 은행까지 도미노 피해를 우려할 정도였다. 자바시장은 수사당국이 야속하기만 했다. 표적 수사를 주장했다. 너무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흘러나왔다.



자바시장 업주들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그렇다고 이번에 수사 선상에 오른 한인업체들이 피해자라는 이야기는 결코 아니다. 연방수사당국이 2년이나 준비한 급습이었다. 아무런 의혹이 없는데도 아무 업체나 수사 선상에 올리지 않는다. 이미 수사를 받고 있는 업체 가운데 몇 곳은 잘못이 있음을 인정했다. 마약 관련 돈세탁 혐의는 벗어도 세금 포탈 혐의는 벗기 힘들 것이라는 게 이들 업체의 예상이다.

결국 원론적인 얘기로 돌아간다. '법대로 하자' 는 말이다. 법을 지키면 된다. 제대로 보고하고 법에 저촉될 것 같은 행동은 자제하면 된다. 물론 법을 다 지켜가면서 사업을 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도 안다. '돈도 벌어야 하고 직원들 월급도 줘야 하는데 지킬 것 다 지키면 남는 게 뭐가 있느냐?'라는 말도 이해는 한다. '남들은 안 지키는데 나만 지키면 바보 아닌가?'라는 말 역시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말은 어디까지나 자바시장 업주들 사이에서나 통하는 말이다. 수사당국에도 과연 이런 말이 통할까?

예를 들어보자. 시속 60마일이 기준이 도로에서 75마일로 달리다 경찰에 적발됐다 하자. 경찰에게 '85마일로 달린 운전자도 있는데 왜 나만 잡느냐'며 따지면 위법이 정당화될 수 있을까?

한 번의 잘못은 용서받을 수도 있다. 실수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번, 세번은 안된다. 자바시장은 이번 잘못을 교훈삼아 다시는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1970년대 말부터 형성된 한인 자바시장. 4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르며 한인 경제의 핵심 역할을 해왔다. 요즘 들어 위기가 찾아온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한인커뮤니티 경제의 핵심이라는 데는 별다른 이견이 없다. 자바가 살아야 한인 사회 경제가 산다. 미워도 다시 한 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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