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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포커스] 관리재단은 본업이 '소송'인가

[LA중앙일보] 발행 2014/10/20 미주판 18면 기사입력 2014/10/19 19:35

김동필/사회부장

"직원끼리 사내 연애를 하다 헤어졌는데 여직원이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하더라고요. 상대인 남자 직원이 매니저급이었는데 사무실에서 성추행을 당했다며 회사에 책임이 있다는 주장이었습니다."

"업소에 침입한 절도범을 경비원이 붙잡았는데 절도범이 소송을 제기했어요. 경비원이 제압 과정에서 자신에게 과도하게 물리력을 사용했다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참 어이가 없었죠."

사업체가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업주들의 한결 같은 고민은 각종 소송이다. 한가지 소송만도 수습하기 힘든데 몇 가지가 이어지면 죽을 맛이라고들 한다. 방어를 위한 변호 비용은 물론 법원에 왔다갔다 하는 시간까지 계산하면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더구나 미국에서의 소송이라는 게 워낙 진을 빼는 일이다 보니 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한 무형의 손실까지 감안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정도라는 하소연이다.

오버타임과 임금을 고의로 체불하고 막말과 안하무인식 행동으로 직원의 인격을 모독하는 악덕 업주는 처벌받아 마땅하다. 직원 혼자서 맞서기 어려우면 관련 단체나 법의 힘을 빌려서라도 권리를 찾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앞에 언급된 케이스와 같은 억지라면 사업주 입장에서는 황당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다. 그런데 문제는 상식적으로 말도 안되는 소송이라도 판결이 꼭 일반인의 눈높이에서 내려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그렇다 보니 하도 분하고 억울해 '끝까지 가는'경우도 있지만 결국 상처뿐인 영광이 된다. 이쯤되면 '만인에 평등한 법'이 아니라 사람을 골병들게 하는 법이 되고 만다. 이런 식의 소송은 법의 맹점을 악용하는 또 다른 범죄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

'소송'이라는 말만 떠올려도 진절머리를 내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소송'을 좋아하는 분들도 있다. 한인단체에 몸 담고 있는 일부가 그들이다. 입으로는 '한인사회 봉사'를 외치지만 하는 행동은 영 딴판이다. 자리다툼이 생기거나 내부 의견 조율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법대로 하자며 쪼르르 법원으로 달려간다. 명예훼손과 가처분명령(TRO) 신청이 단골 메뉴다. 내 주장과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회장과 이사장, 이사 자리를 빼앗으려고 소송을 제기한다.

가처분명령이란 법원이 긴급한 사안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해 취하는 조치다. 때문에 법원은 재판에 앞서 증거자료와 진술서 등만을 토대로 결정을 내리게 된다. 과연 봉사단체에서 발생하는 구성원간 갈등과 알력이 법원의 신속한 조치를 필요로 할 만큼 심각한 것들인지 묻고 싶다. 전쟁이라도 벌일듯 으르렁 거리던 앙숙관계의 국가도, 죽기살기로 경쟁하는 기업들도 설득과 타협으로 파국만은 피하는 것을 상책으로 여긴다.

요즘 LA한인회관 관리재단이라는 단체에서 벌어지는 일도 이 범주에 속한다. 이사들 간에 편이 갈라져 몇 가지 소송이 얽히고 설켜 복잡하기 짝이 없다. 끝없는 비방과 의혹 제기도 짜증스러울 정도다. 이제는 아무리 그럴 듯한 명분을 앞세워도 감정싸움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도대체 무엇을 위해 지루한 소모전을 벌이고 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명예욕이나 감투 욕심, 묵은 감정 때문이라면 지금이라도 중단하는 게 옳다. 관리재단은 이미 너무 많은 민폐를 끼쳤기 때문이다. 불과 2년 동안 한인사회의 자산인 관리재단 수입 10여만 달러를 소송비용으로 탕진했고, 한인들의 스트레스를 유발했으며, 한인단체 이미지에도 먹칠을 했다. 그 뿐인가. 법원에 쓸데없는 소송을 제기해 세금도 낭비하고 있다. 소송으로 죄를 짓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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