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나홀로 밀입국 소년 "가족 버리고 3개월 걸어 아메리칸 드림 찾았다"

과테말라 소년 인터뷰
멕시코에선 갱단에 잡혀 옥수수밭에서 강제노동
국경서 체포된 뒤 마침내 노크로스 사는 삼촌만나

‘나홀로 미성년 밀입국자’는 더 이상 ‘강건너’ 야기가 아니다. 귀넷카운티에는 중남미에서 밀입국한 미성년자 314명이 거주하고 있다.

지역신문 ‘귀넷데일리포스트’는 20일 노크로스에 거주하고 있는 미성년 밀입국자를 인터뷰해 기사를 게재했다.

‘조쉬’라는 가명을 쓰는 과테말라 출신의 이 소년은 “아메리칸 드림을 찾아 왔다”고 말했다.

조쉬는 노크로스에서 2400마일 떨어진 과테말라 산타로사 출신이다. 그는 가족과 함께 커피, 바나나 농장에서 일하면서 살았다. 그의 마을에는 마약밀매 폭력단들이 자주 나타나 폭력을 휘둘렀고, 이를 두려워한 청소년들은 학교도 가지 못했다. 그는 “밭에서 고된 일을 하면서 사람들과 ‘아메리칸 드림’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조쉬는 지난 3월 3일 한밤중에 집을 나왔다. 조지아주 노크로스에 사는 삼촌의 집을 찾아 떠났다. 50달러의 현금과 갈아입을 옷, 그리고 부적으로 삼을 묵주를 챙긴게 전부였다. 그는 “뒤돌아보지 않았다. 누가 잡으러 올까봐 무서웠다”고 말했다.

조쉬는 2개월에 걸쳐 무조건 북쪽으로 향해 하루 8시간씩 걸어갔다. 1만피트 높이의 산도 몇번이나 올라갔다 내려갔다. 걷다가 지친 그는 속도를 내기 위해 전재산을 털어 버스를 타고 멕시코 국경을 넘었다. 그러나 과테말라처럼 멕시코에도 갱단이 기승을 부렸다.

조쉬는 어느날 버스를 타고 여행하던 중 멕시코 갱단의 검문을 받았다. 자동소총으로 무장한 그는 ‘통행세’를 낼 돈이 없어 갱단의 본거지로 끌려갔다. 그는 밤에는 가축들이 있는 헛간에서 살고, 낮에는 옥수수밭에서 일하도록 강요당했다. 갱단원들은 “마약을 팔거나 납치를 해서 편하게 사는 법을 가르쳐주겠다”고 말했다.

어느날 밤 그가 갖혀있던 오두막에서 총격전이 벌어졌다. 라이벌 갱단의 습격이었다. 조쉬는 총격전으로 정신없는 틈을 타서 도망했고, 마침내 미국 국경근처 리오그란데에 도착했다. 고향 산타로사에서 1400마일 떨어진 곳이었다.

그는 5월 22일 국경을 넘어 텍사스 맥캘런시에 도달했고, 국경수비대에 체포됐다. 군견이 쫓아오자 “저항해봤자 소용없다”는 생각에 투항했다. 그는 국경수비대의 간단한 조사를 받은 후 “노크로스에 삼촌이 산다”고 말했다. 그는 2주일을 밀입국자 수용소에서 보낸 후, 6월 6일 마침내 삼촌을 만났다.

조쉬는 현재 노크로스 지역 고등학교에 다니면서 삼촌의 집에서 추방재판을 준비하고 있다. 낮에는 열심히 영어공부를 하고, 밤에는 새로 사귄 친구들과 전화통화를 하고, 주말에는 축구를 즐긴다.

조쉬는 노크로스가 좋고 안전한 곳이라고 말한다. 반면 고향 과테말라에 대해 거의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는 만약 기회가 주어진다면 대학에 진학해 건축을 전공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미 벌써 아메리칸 드림을 이룬 것 같다”며 미소지었다.


이종원 기자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