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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업] 7~8시간 잠이 최고 보약

수잔 정/소아정신과 전문의

20여년 전 자장영상기(MRI)가 나타난 이후 인간은 자신의 두뇌를 들여다 볼 수 있게 됐고 많은 것을 알아냈다. 두뇌는 더 이상 육체와는 무관한 알 수 없는 신비의 영역이 아닌, 이해하고 공부할 수 있는 영역이 됐다. 그런 두뇌를 대할 때마다 정신과 의사로서 한 올 한 올 실타래를 풀어가는, 마치 탐험가나 탐정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그러나 정신분열증이나 자폐증 등에 대해서는 연구가 그토록 활발해진 것에 비해 아직도 모르는 것이 많다. 타임지 최근호에 실린 앨리스 박의 '수면의 힘(The Power of Sleep)'이라는 기사는 그런 의미에서 나를 기쁘게 했다. 다음은 기사 내용의 요약이다.

하루 7~8시간의 잠은 두뇌 활동에는 물론 우리 몸 전체의 건강에 필수적이다. 많은 사람들이 잠이란 마치 전자제품의 스위치를 껐다가 아침에 다시 켜는 정도로 생각한다. 그러나 웬 걸, 전원이 꺼진 다음부터 두뇌는 활발하게 일을 시작한다. 낮에 하던 일과는 아주 다른 일들을.

우선 두뇌는 자는 동안에 낮에 수없이 많이 들어온 정보를 정리해 준다. 그리고 특수한 뇌세포들이 마치 잘 훈련된 군인처럼 질서정연하게 두뇌를 흘러 가면서 낮에 생긴 뇌세포의 쓰레기들을 치워준다. 그러면서 두뇌 안의 호르몬, 각종 효소, 단백질들의 관계를 유지해 준다. 그러니 잠이야말로 어떤 약품이나 식품보다 뇌건강을 증진시키는 특효제이다.



7~8 시간의 잠은 집중력을 올리고, 기억력을 향상시키고 몸 안의 지방을 분해시켜서 체중을 조절해 준다. 어른이 된 후에 많이 오는 당뇨나 초조, 우울 증세도 예방해 준다. 요즘은 치매, 골다공증은 물론 암까지 예방해 준다는 연구도 나오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잠을 덜 자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길 뿐더러 자랑스러워하기까지 한다. 미국 성인의 45%가 낮에 잠깐씩 졸고, 5%는 운전을 하면서 존다고 한다. 중고등 학생들은 거의 25%가 1주일에 한 번 정도는 수업시간에 잠이 들었다고 한다. 10대 청소년의 거의 절반이 청소년기에 필요한 9시간 수면 시간을 채우지 못하기 때문이다.

잠을 자는 시간은 두뇌에 쌓인 쓰레기를 씻어내는 시간이다. 이 시간에 항산화 물질을 생산해서 뇌세포 속의 쓰레기 제거를 못하면 주위 세포가 죽을 수도 있다. 그래서 만성 수면부족은 젊은이의 뇌를 마치 노인의 뇌처럼 보이게 만든다.

쥐를 연구해 보니 낮 시간 동안의 뇌는 마치 비행장 대합실처럼 세포끼리 정보를 주고 받으며 부산스럽고 뇌세포의 크기도 팽창되었다. 반면에 잠을 자는 밤시간에는 뇌세포(뉴런)처럼 분주하게 일하지 않던 글리얼 세포(Glial cell)들이 일목요연하게 일을 시작했다. 낮에 생겼던 세포의 찌꺼기를 치워내는 일을 하느라고.

수면제를 이용한 잠은 자연스러운 상태의 잠이 하는 여러 일을 다 해내지 못한다고 한다. 적어도 현재까지의 제품들은. 밤 시간의 불빛, 전화나 태블릿 또는 랩탑의 불빛 조차도 우리의 두뇌는 낮이라고 착각하기 때문에 충분한 수면에 방해가 된다.

결론적으로 잠을 푹, 달게, 충분히 자는 것은 더 이상 사치가 아니라, 우리 두뇌와 몸 전체 건강에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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