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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어팩스 카운티 셰리프국 현장르포

구치소 안전 위해 긴장속 근무

중무장 셰리프 요원 520명, 12시간 교대로 철통 경계
음주운전등 경범부터 살인등 중범까지 1200여 명 수감
하루 70여명 입소…킨케이드 국장 “처벌 아닌 교정 목적”

버지니아 페어팩스 메인스트리트 선상에 있는 페어팩스 법원 일대에는 많은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지역 치안 유지의 숨은 공로자들이 근무하고 있다. 약 250년 역사를 자랑하는 페어팩스 카운티 셰리프국(Sheriff’s Office)이다. 흔히 셰리프(보안관)라고 하면 서부영화에 나오는 카우보이 총잡이를 떠올리기 일쑤며 지금도 존재하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20세기 중반 미국 곳곳의 도시화와 인구 밀집지역 증가 등으로 미국 정부는 경찰을 확충해 체포에서부터 범죄 예방 및 퇴치를 비롯한 형사법 절차 전반을 담당케 했고 셰리프에겐 법원과 교정 시설 등의 치안 유지 업무를 맡겼다. 페어팩스카운티 셰리프국은 이에 따라 페어팩스 카운티 구치소와 법원 치안 관리를 맡고 있다.
페어팩스 카운티 셰리프국에는 총 520명의 정식 셰리프 요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85명의 일반직원과 300여 명의 자원봉사자가 일하고 있다.



페어팩스 구치소에는 1200여 명이 수감돼 있고 하루 평균 신규 수감자는 70여 명이다. 여성 수감자 수는 약 120명 정도로 독립된 공간을 사용하며 남성 수감자와는 일체 접촉이 불가능하다. 520명의 셰리프 요원이 12시간 근무 교대로 기존 수감자 관리부터 신규 수감자 입감절차까지 담당한다.

대다수 수감자들은 미결수이며 보석을 기다리거나 보석이 허가되지 않은 사람들이다. 기결수는 죄목에 따라 다르지만 형량이 2~3년을 넘지 않는 이상 다른 곳으로 이송되지 않고 이곳에서 수감생활을 한다.

구치소라는 단어의 어감상 잡범들이 다수라고 생각했지만 현실은 달랐다. 이곳에는 무단침입, 음주운전과 같은 경범죄부터 강간, 살인 등의 중범죄자도 수감된다. 한인들의 경우는 음주운전과 가정폭력이 대다수라는 게 페어팩스 셰리프측 설명이다.
이들은 경찰에 체포된 후 구치소로 이송돼 두 번의 몸수색을 받는다. 그 후 두 개의 보안 문을 거쳐 구치소 내부로 들어오면 바로 앞에 노란색 줄이 그어져 있다. 이곳부터는 경찰의 입장도 통제한다. 셰리프 요원들은 노란색 줄에서 범죄자를 인도받고 다시 몸수색을 진행한다. 몸수색이 끝난 후에는 각종 병력을 포함한 신원조사를 진행한 뒤 소지품을 압수한다. 이들은 최장 24시간 동안 33인실인 ‘일반 수감실(General Housing Tank)’에 머물면서 신원조사를 받는다. 이곳에 머무는 동안 보석을 신청하거나 가족에게 연락을 취할 수 있다. 셰리프 요원들은 이 기간 동안 수감자들의 태도나 과거 범죄 경력 등을 조사해 이들에게 위험 등급을 매긴다. 위험등급은 상·중·하, 총 3등급으로 나뉘어 최종 수감된다.

출소후 취직 도우려 다양한 교육 실시
수감자들 오전 4시30분 기상…고교과정·조리기술 등 배워
셰리프국에 한인요원 7명 근무

구치소는 1972년에 만들어진 구식 건물과 2000년에 만들어진 신식 건물로 나뉘어져 있다. 처음 들어온 두 개의 보안 문에서 미로 같은 복도를 지나 엘리베이터를 타고 몇 층인가를 올라와 구식 건물에 도착했다. 방향감각은 없어진 지 오래다. 위험등급이 가장 낮은 구역에 도착했다. 2미터 정도 폭의 기다란 복도 한 면에 문들이 들어서 있다. 이 문을 열면 방 5개가 있는 감방 시설로 들어갈 수 있다. ‘데이룸(Day Room)’으로 불리는 거실 개념의 공간에는 샤워기, 변기, 세면대, TV, 철제 책걸상이 있다. 수감자들은 낮 자유시간을 이곳에서 보낸다. TV 채널은 통제되며 뉴스 등 교육적인 방송만 시청할 수 있다. 전화기는 두 대가 설치돼 있다. 한 대는 일반전화로 외부에 전화를 걸 수 있다. 수감자들은 방 배정을 받은 뒤 첫 다섯 통은 무료로 사용할 수 있고 이후에는 수신자 부담이다. 이 전화는 모두 감청·녹음된다. 다른 한 대는 변호사와 연락하는 전화로 감청·녹음은 불가능하다.

옛 건물에서 몇 개의 문을 지나고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니 새 건물이 등장했다. 5인이 사용하는 큰 공간에 다섯이 각각 쓰는 독방이 하나씩, 모두 다섯 개의 방이 있던 구관과는 달리 이곳은 46개의 독방이 ‘M’자 형식으로 1~2층에 빼곡히 들어서 있다. 구관에서는 화장실 및 세면을 다섯 명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데이룸에서 해결했지만 신관 독방에는 변기와 세면대가 들어가 있다. 개인 철제 책걸상도 있다. 46명의 수감자들을 셰리프 요원 한 명이 담당한다. 셰리프 요원이 앉아있는 자리에서 각 방의 조명부터 출입문까지 원격 조정 가능하고 컴퓨터 CCTV를 통해 24시간 감시한다. 1층에는 샤워실을 포함해 여러 대의 벽에 걸려있는 TV와 책걸상이 있다. 셰리프 요원이 앉아있는 자리에서 반지름 약 1미터 길이로 노란 줄이 그어져 있다. 수감자가 셰리프 요원과 유지해야 할 거리다. 수감자들은 그 선까지 온 뒤 셰리프 요원에게 TV 리모콘을 요청하는 등의 말을 걸 수 있다. 죄수들이 어떤 건물에 수감될지는 모두 무작위로 정해진다.

수감자들은 새벽 4시 30분 기상과 동시에 아침 식사를 한다. 수감자들의 기상시간이 빠른 이유는 1200명에 달하는 수감자들의 식사, 청소, 점호를 빨리 마쳐야 점심 시간에 맞게 식사를 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음식은 미국 고등학교 급식과 비슷하다. 4시 30분에 일어난 이들은 식사 후 7시까지 다시 취침하거나 자유시간을 갖고 오전 8시에 점호를 받는다. 셰리프 요원들은 이 때 수감자와 방의 위생상태, 숨겨 들여온 물건 등이 있는지를 확인한다. 죄수복과 침구류는 주 2회 세탁되며 샤워의 경우는 강요할 수는 없지만 씻지 않을 시에는 주변 수감자들의 눈총을 받아 어떻게든 씻게 된다고 셰리프측은 설명했다. 새벽 6시부터 오후 3시까지 자유시간 중에는 매일 한 시간 여가 활동이 허락된다. 도서관에서 공부하거나 실내 운동장에서 운동할 수 있다. 예전에는 농구와 같은 운동을 허락했지만 신체 접촉이 많은 운동의 경우 싸움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조깅, 자전거 기구, 배구 정도로 한정돼 있다.

수감자들이 낮 시간을 사용하는 방법도 다양하다. 고교과정 수업이 진행돼 21세 이상의 경우는 고교 검정고시 수료증을, 21세 미만은 고교 졸업증을 취득할 수 있다. 수감자들의 평균 학력은 고등학교 2학년이다. 특별 기술 훈련도 제공된다. 수표 및 영수증 정리, 조리 기술 등을 교육받고 구치소에서 이 기술들을 사용해 일을 할 수도 있다. 30일을 일할 경우 수감기간에서 5일을 감면해 준다. 스테이시 킨케이드 페어팩스 카운티 보안관국 국장은 “구치소 운영의 주 목적은 처벌이 아니라 교정(矯正)”이라고 설명했다. 킨케이드 보안관은 “죄수들을 교육해 출소 후 제대로 된 직업을 찾을 수 있도록 최대한 많은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죄수간의 싸움은 주 1회 꼴로 일어난다. 대다수는 서로 밀거나 욕설을 주고받는 수준에서 끝난다. 셰리프 요원에게 대드는 경우는 한 달에 한 번 정도다. 이도 소심하게 발을 밟거나 침을 뱉는 수준에서 끝난다. 셰리프 요원들은 TV에 나올 법한 큰 싸움은 한 달에 한 번 정도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영어가 서툰 수감자들을 위해 수화를 필요한 각종 통역이 가능한 셰리프 요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이들로도 부족하면 일반직원이나 외부의 도움을 받는다. 현재 7명의 한인 셰리프 요원이 근무하고 있다. 한인 셰리프 요원의 설명에 따르면 영어 소통이 어려운 한인 수감자들은 자신이 처한 상황, 수감생활 규율, 재판 진행 상황 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가 많다.

저녁식사는 오후 4시 30분에 제공된다. 취침 및 독방 문이 잠기는 시간이 오후 11시인 것을 감안하면 매우 이른 시간이다. 수감자들은 가족 등 외부에서 받은 돈으로 한 주에 두 번 간식을 구매할 수 있다. 면회는 주 1회 허용되며 주말에만 가능하다. 면회소는 영화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구조다. 유리 벽을 사이에 두고 수화기를 들고 대화를 나눈다. 면회소는 다섯 칸으로 나뉘어 옆에 있는 수감자들과는 조금 떨어져 있다. 이때도 물론 셰리프 요원이 입회한다. 저녁식사를 마친 후에는 다시 자유시간이 주어지며 독방 문은 밤 11시에 잠긴다. 보안관들은 매 30분마다 수감자들에게 특이사항이 있는지를 직접 확인한다. 새벽 4시 30분 이런 일상이 다시 시작된다.

김영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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