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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소폰으로 청춘 되찾았다”

50~70대 한인남성들, ‘쎄시봉’에서 나이잊은 연주회
둘루스 중앙문화센터 등에서 색소폰 실력연마
“음악으로 우울증·스트레스 날리고 젊어졌다”

지난 21일 둘루스 경양식당 ‘쎄시봉’, 멋지게 차려입은 중년 남성들이 저마다 금빛의 색소폰을 매고 바(bar) 뒤편 무대 위로 올라선다. 꿀꺽 침을 한번 삼킨뒤 마우스피스를 깨무는 표정에는 긴장이 역력하다. 몇번 ‘삐끗’하긴 했지만 나름대로 부드러웠던 연주가 끝나자 100여명의 관중은 ‘앵콜’을 외치고, 긴장이 가신 연주자의 얼굴에는 함박웃음이 번진다.

이번 행사는 조지아 한인 색소폰 동호회 ‘G-사운드’의 제2차 연주회다. 둘루스 중앙일보문화센터 색소폰 강사로 활동중인 유정재 씨가 수강생들과 함께 발족한 이 모임은 1년만에 회원수가 30여명으로 늘었다. 대부분 중장년층인 회원들은 중앙문화센터 강좌와 개인레슨을 통해 색소폰 실력을 마음껏 키웠다.

50대 후반의 권태용 씨는 이날 윤복희의 ‘여러분’을 연주하고 긴장한 표정으로 무대에서 내려왔다. 그는 “음향시설이 제대로 갖춰진 무대에 서보니 침이 바짝 말라 몇번이나 실수를 했다. 아직도 떨린다”고 소감을 전했다.

사바나에 거주하는 그는 1년 전부터 집에서 유투브를 보며 색소폰을 불기 시작했지만, 3개월 전부터는 유정재 강사에게 레슨을 받으러 자동차로 매주 4시간을 달려 애틀랜타에 온다. 권씨는 “벌써 50대 후반을 바라보고 있는데, 지금 색소폰을 안하면 평생 못할 것같아 오래 묵혀둔 꿈을 실행에 옮겼다”며 “제대로 된 무
대에서 곡을 완주하고 나니 젊어지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2년 전 큰 수술을 받은 70대 나재웅씨는 1년간 색소폰을 불며 건강을 되찾았다. 연습 초기에는 ‘도레미파’ 기본음계를 불면서 2~3번을 쉬어야 할 정도로 폐활량과 건강 상태가 나빴다. 그러나 나씨는 이날 ‘낙엽따라 가버린 사랑’을 완주하며 기립박수를 받았다. 그는 “건강악화로 찾아온 우울증도 색소폰을 불며 날려버렸다”고 말했다.

총 17명의 회원들이 무대에 오른 이날 연주회는 첨단 음향시설을 갖춘 공연장 덕분에 더욱 돋보였다. 이날 행사가 열린 경양식당 ‘쎄시봉’은 음악가 출신 사장이 ‘라이브 레스토랑’을 표방하며 운영중인 곳이다. 김철환 사장은 “이번 행사처럼 음악을 사랑하는 일반인들도 멋진 무대에 서볼 수 있는 기회를 앞으로도 자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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