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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구…사각링의 두뇌게임에 푹 빠지다

지난 19일 체육회 주최 3쿠션 대회 열려
타인종 포함 60여명 참가, 여성 참가자도

#홍순철(48)씨는 퇴근 후 당구장으로 직행한다. 당구는 하루의 피로를 풀어주는 낙이다. 홍씨는 거의 하루에 1시간 이상은 당구에 매진(?)한다.

그의 핸디캡, 일반적으로 통용되어 오던 ‘당구수지’는 1000이다. 평균 당구를 친다는 남성들이 150~200정도. 조금 잘 친다는 사람들이 300 정도니 웬만해서 그의 실력을 따라올만한 사람이 없다.

홍씨는 “열심히 공부한 결과도 연습도 많이 했지만 세계적인 선수들이 치는 동영상을 많이 분석했다”며 “요즘은 동영상이 발달하면서 과거에 비해 잘 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전했다.

#LA당구협회 회장을 맞고 있는 신태식씨도 당구매니아다. 10년 전 당구를 잘 치는 친구를 따라 배우기 시작했고 지금은 당구지수 500이다. 물론 노력도 따랐다. 당시 일주일에 5~6일 하루평균 2~4시간을 투자했다. 토요일이면 당구장에서 살다시피 했다.



책 읽는 것이 유일한 취미활동이었던 그에게 당구는 신세계였다. 신 회장은 “하나하나 알아가는 데 희열을 느끼기도 했다”며 “하지만 무엇보다 마음에 맞는 친구와 당구를 친다는 게 가장 당구를 좋아하는 이유인 것 같다”고 말했다.

실력이 있다 보니 종종 그에게 도전하는 이들도 있는데 너무 승리욕만 앞세워 분위기를 망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그는 “하지만 하수일 경우 이기겠다는 승부욕보다는 한 수 배워보겠다는 생각으로 치면 좋다”며 “승리욕도 필요하지만 즐기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사각링(?)에서의 두뇌싸움. 당구(Billiards)다. 지금이야 당당하게 스포츠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지만 과거, 당구에 대한 인식이 썩 좋은 편은 아니었다.

여성들의 출입도 이상하게 보였고 당구장을 출입하는 학생들은 불량학생처럼 여겨지던 시절도 있었다.

19일 재미대한체육회 주최 3 쿠션대회가 LA한인타운 인근 영당구장에서 열었다. 공식적인 첫 경기다. 대회를 주관한 LA체육회 신동화 회장은 “ 당구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건전한 스포츠로 널리 저변확대가 될 수 있고 또 당구인들에게는 대회를 통해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해 줄 것 같아 이번 대회를 기획하게 됐다”고 밝히고 자신도 한동안 당구의 매력 빠져있었고 지금도 무척 좋아하는 스포츠라고 전했다.

그는 “한때는 일주일에 5일을 당구장에 출근하다시피 했다. 그래서 아내가 싫어했다”며 “하지만 지금은 즐기는 정도다. 때로는 아내와 아이들을 데리고 와 함께 당구를 치기도 하는데 가족 모두 좋아한다“고 말했다.

대회 당일, 당구 실력으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당구 실력파들과 당구애호가들이 모였다. 전체 참가자 60명 이중 20명은 타인종이다. 대부분이 한번쯤 천정이 당구테이블로 보였을 만한 이들이다.

참가자들의 당구지수는 150에서 2000까지 천차만별이다. 체육회 곽상균 사무국장은 “어차피 핸디게임이기 때문에 실력에 차이가 있었도 경기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 실력있는 사람과 함께 경기를 할 수 있다는게 당구의 매력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토너먼트로 진행된 이번경기에는 자신의 실력에 맞춰 3쿠션 갯수를 먼저 뽑아내는 사람이 승리하는 식이다. 경기는 당구지수 150은 8점의 3쿠션을 2000은 32점의 3쿠션을 먼저 쳐야한다.

이번 당구대회 여성참가자도 있었다. 홍일점인 미셸 박씨다. 그는 “포켓볼을 치다가 5년 전에 처음 사구를 접하게 됐는데 평소에도 워낙 게임을 즐기는 편이어서 지금까지 재미있게 치고 있다. 남자친구도 함께 당구를 치는 편”이라고 말했다.

둘은 당구장에서 만나 사귀게된 당구장커플이다. 박씨는 “당구를 즐기는 입장에서 아무래도 남자친구와 취미를 공유하니 좋다”며 “물론 게임을 할때는 봐주는 건 없다. 당구도 승부의 세계”라고 넌지시 전했다.

대회 우승자는 가주랭킹 1,2위를 다투는 카를로스 팔라팍스 선수가 2등에는 빅터 구티에레스씨, 3등에는 홍순철씨가 차지했다.

신태식 당구협회회장은 “히스패닉 커뮤니티에서는 당구가 더 보편화되어 있어서 실력있는 사람도 많고 게임매너도 좋다. 한인들이 배울점이 많다”며 “앞으로도 여러 커뮤니티가 함께 할 수 있는 당구대회를 꾸준히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4구는 처음 큐를 잡으면 30점부터 50, 80, 100, 120…1000…2000 등으로 실력이 향상할 때마다 점수가 올라간다. 사실 이 점수는 국제규정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그저 한국의 당구인들이 무언의 약속처럼 내려온 규칙이다.

◇3쿠션은 공 3개만 가지고 하는 당구의 종류로 내공으로 맞힐 공을 맞히기 전, 또는 맞힐 공에 맞히고 난 후 제2의 맞힐 공에 맞히기 전에 쿠션 3면 이상을 부딪치지 않으면 안 되는 것.

글ㆍ사진=오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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