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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지절단 한인여성 "팔다리 없지만 아들 안을수 있어"

두손두발 절단 이겨낸 한인 김신애씨 "행복은 가까이에 있다"
3개월간 패혈증·사지절단 투병끝 퇴원
의족 달고 걷고 혼자 밥 짓기고 청소도

"네가 너무 아파해서 힘들었던 하루였어. 돌아와줘서 정말 고마워."

아내가 병상에 누워있을때 남편은 하지 못한 말들을 컴퓨터에 적었다. 생사를 오가는 사투를 벌이고 있는 아내 옆에서 기도 이외에는 해줄 것이 없었던 남편. 병 수발이 힘들고 마음에 짐이 무겁게 느껴질 때마다 적었던 글들을 이제는 웃으면서 읽을 수 있게 됐다.

팔다리 절단의 고난을 이겨낸 한인 김신애(30) 씨가 밝은 모습으로 돌아왔다. 그는 지난 2월 급성 패혈증으로 4개월된 태아를 사산하고, 괴사로 두 손과 발을 절단해야만 했다. 그러나 한인들의 도움으로 고통을 이겨내고 지난 6월 퇴원했다. <본지 3월 25일 보도>

24일 도라빌에서 만난 김씨는 의족을 한 채 성큼성큼 문을 열고 걸어들어왔다. 투병으로 인해 수척해보이긴 했지만 밝고 명랑한 과거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듯 했다. 그야말로 '미라클 와이프'의 생환이다.



김신애 씨는 "언론보도 덕분에 애틀랜타는 물론이고, 캐나다, 아프리카 선교지로부터 도움이 밀려들었다. 그저 감사할 뿐이다"라며 "그동안 받은 것들, 지금 있는 것들에 감사하면서 보답하는 마음으로 살겠다"고 말했다.

퇴원 후 4개월간 김씨의 생활은 많이 바뀌었다. 노스사이드 병원에서 통원치료를 하고, 머서대학 물리치료병원에서 재활치료에 매진했다. 조지아텍 의공학과 롭 키스텐버그 교수의 도움으로 NGO단체를 통해 의족도 후원받았다.

또 집에서 혼자할 수 있는 일들이 많아졌다. 혼자 목욕도 하고 밥을 하기도 한다. 또 도구를 이용해 글씨를 쓸수도 있다. 그는 "무엇보다 사랑하는 아들을 만지고 안아줄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힘든 날도 있었다. 비가 내리고 계절이 바뀌면 왠지 모를 우울증에 빠지기도 했다. "어떻게 이러고 사나"하는 생각에 약 봉지에 있는 약을 몽땅 털어넣고 죽고싶기까지 했다고 회고했다.

"팔 다리가 없으니 약을 가지러 갈 수도, 약을 먹을 수도 없었어요. 혼자서 죽을 수 조차 없다는 사실에 실망도 많이 했습니다."

그러나 김씨는 남편 백성인씨와 아들 백세인 군을 생각하면서 이겨내기로 했다. 자신을 위해 기도해 준 많은 사람들을 실망시킬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이렇게 웃을 수 있었다는 김신애씨. 그는 "불편하지만 사랑하는 남편과 아이가 옆에 있어 행복하다"며 "행복은 정말 가까이에 있다"고 말했다.

아내의 회복을 가장 기뻐한 사람은 다름아닌 남편 백성인 씨다. 신학생인 그는 학교로 복학하고, 교회 사역을 다시할 수 있을 정도로 삶을 회복됐다. 그는 "아내는 남들보다 10배 빠른 재활속도를 보이고 있다고 의료진들이 말한다. 그저 감사할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전히 병의 원인은 모르지만 지금은 원인을 모르는게 오히려 더 감사하다"면서 "하루하루가 꿈같다. 늘 빚진 마음으로 살겠다"면서 웃었다.

그들의 미소에는 우리가 늘 꿈꾸는 '진정한 행복'이 담겨있었다.


권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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