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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속으로] 송상현 국제형사재판소장, 프랜시스루이스고교 강연

유엔 연설차 뉴욕 방문 길에 학생들 만나
"가난했던 한국, 이젠 세계 변화 위해 노력
상임이사국 거부 않으면 김정은 기소 가능"

29일 오후 3시 퀸즈 프레시메도의 프랜시스루이스고교 오디토리엄. 삐뚤빼뚤한 한글로 '웰컴' '송 판사님 환영합니다' '안녕하세요' 등의 글씨와 함께 태극기를 그려넣은 그림들이 붙여진 연단으로 송상현 국제형사재판소(ICC) 소장(73)이 들어서자 좌석을 빼곡히 채운 200여 명의 학생들이 환호했다.

인자한 웃음으로 학생들을 맞이한 송 소장은 "내일 유엔 연설차 뉴욕을 방문했는데 여러분을 만나게 돼 반갑다"며 "오늘 강연을 통해 여러분들이 국제적 정의에 대해 인식하고 더 나은 세계가 되기 위해 노력할 수 있도록 영감을 받길 바란다"고 인사했다.

6.25 전쟁 당시 힘들었던 유년 시절 이야기로 강연을 시작한 송 소장은 "9살의 나이로 하루에 10마일씩 시신들을 보며 걸어서 음식을 구하러 다녔고 독립운동가셨던 할아버지가 감옥에 가고 고문을 당하는 것을 보며 자랐다"며 "당시 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였던 한국에서 법조인이 돼 이제는 법과 정의를 통해 세계를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때 뉴욕시의 로펌에서도 일한 적이 있었는데 당시 극도로 긴 시간을 일에 파묻혀 힘들었지만 결과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며 "힘들고 괴로운 시간까지 모든 경험들이 모여 결과를 만들어내니 자신의 잠재력을 과소평가하지 말고 끊임없이 노력하라"고 조언했다.



50년간의 산고를 거쳐 설립된 ICC는 인류의 염원이 담긴 곳이라고 표현한 송 소장은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후 냉전 시대가 지나며 국제사회의 발전을 위한 아이디어가 범람하고 있는 현 시점에 국제사회 동향을 외면하고서는 결코 리더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송 소장은 "최근 ICC에서는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케냐 대통령 우후루 케냐타가 반인륜적 범죄를 저지른 피고로 법정에 선 것이 이슈"라며 "ICC 설립 초기 아무도 이 재판소가 살아남을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지만 ICC는 법을 통해 누구에게나 정의를 적용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이날 강연 후 한 학생이 '북한의 독재자 김정은을 기소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를 물었다. 이에 대해 송 소장은 "북한이 ICC 가입국은 아니지만 유엔이 직접 나서 ICC에 제소하고 상임이사국들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을 경우 가능하다"고 답했다. 이후 송 소장은 학생들과 사진 촬영을 하며 "학창 시절로 돌아간 기분"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송상현 소장=2003년 2월 초대 ICC 재판관으로 선출된 후 2006년 1월 재선됐다. 2009년 3월 재판관 18명의 비밀투표로 재판소장으로 선출됐고 2012년 3월 연임됐다. 12년째 네덜란드에 거주하고 있고 서울대 법대와 뉴욕대 법대에서 교수로 활동했으며 국제거래법학회 회장 한국 법학교수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독립운동가이자 언론인이었던 고하 송진우 선생의 손자다.

국제형사재판소(ICC)=네덜란드 헤이그에 2003년 설립된 세계 최초 상설 전쟁범죄재판소로 집단학살 전쟁범죄 반인도적 범죄를 저지른 개인을 처벌한다.

황주영 기자 sonojun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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