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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 남자가 언니와 결혼...석유 재벌 상속녀의 거액 기부 뒷이야기

평생 독신으로 99세 생 마감
4천만달러 VA 출신고에 기부

지난 6월 99세의 나이로 별세한 루스(Ruth) 베드퍼드씨는 그녀의 모교인 버지니아 미들버그의 폭스크로프트 여자 기숙 고등학교에 4000만 달러를 기부했다. 베드퍼드씨는 스탠다드 오일 임원이었던 에드워드 베드퍼드씨의 손녀였다.

4000만 달러는 중고등학교 기부금으로는 역대 최다다. 보통 이 정도의 금액은 유명 사립 대학 등에 기부되기 마련이지만 그녀는 워싱턴 DC에서 서쪽으로 약 50마일 떨어진 버지니아 미들버그의 전교생 157명에 불과한 여자 기숙 고등학교에 기부했다. 아마도 여고시절이 그녀 인생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것으로 보인다.

베드퍼드씨는 이 학교의 1932년 졸업생이다. 재학 당시 농구선수와 치어리더로 활약했다. 부유한 집안에서 자란 그였지만 2차세계대전 당시에는 영국에서 적십자 소속 간호사로 근무했다. 미국으로 돌아온 후 학창시절 관심 있던 연극 업계에 종사하고자 뉴욕 브로드웨이를 찾았다. 로저스와 해머스타인 극단에 들어가 배역을 선발하는 일을 맡았다. 당시 이 극단 배우이자 20세기 최고 여배우 중 한 명인 헬렌 헤이즈가 1947년 처음 토니상을 수상하는 일에 한 몫을 하기도 했다.

그녀는 은퇴 후 약 50년이라는 세월 동안 코네티컷주 웨스트포트에서 미혼으로 지냈다. 그녀는 올즈모빌 스테이션왜건을 몰며 노워크 병원에 입원한 암환자들을 돕는 봉사활동을 하고 취미활동으로는 수상 비행기를 즐겼다. 그녀의 언니의 손녀인 리비 트리슐러에 의하면 베드퍼드씨는 10대 때 딱 한 번 사랑에 빠졌었다. 하지만 하필이면 그 남자가 자신의 친언니인 루시(Lucie) 베드퍼드와 사랑에 빠져 1929년 결혼했다. 트리슐러는 루시의 손녀다.



트리슐러는 “베드퍼드 할머니는 가족에게는 한 푼도 남기지 않고 모교와 지역사회에 전부 기부했다”며 “그것이 우리 집안의 전통”이라고 설명했다. 트리슐러는 “그녀는 항상 운동을 즐겼고 모든 일에 적극적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녀의 아버지인 프레더릭 베드포드씨도 생전에 지역 병원과 YMCA 등에 계속 기부했으며 뉴욕 타임스 부고에 ‘자선가이자 자유인’으로 실리기도 했다.

김영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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