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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틀랜타 칼럼] 슬픔과 가난의 나라 아이티를 생각하며 - 이승남

지난주 필자가 출석하는 교회 선교위원의 일원으로 김정호 담임목사와 함께 아이티를 다녀왔다. 아이티는 2010년 지진으로 인하여 30만 명 이상 사망하고 수많은 이재민과 고아들이 생긴 나라로 서반구 에서 가장가난하고 세계에서도 가장 가난한 나라의 하나이다.

아이티는 북아메리카 카리브해에 위치한 나라로 콜럼버스에 의해 1492년 에 발견되었다. 그 후 스페인과 프랑스의 지배를 받다가 1804년 세계최초의 흑인 공화국으로 독립 하였고 그 후 아이티는 1915년부터 1934년까지 미국의 지배를 받기도 하였다. 2010년 1월 수도를 중심으로 진도 7.0의 강진이 일어나 국가 경제기능이 마비되었고 80%이상의 실업률로 사회적 불안 ,유혈 분쟁 가능성, 불법 마약 무기거래, 가난, 배고픔 ,높은 질병률, 병원시설이 부족하여 죽어가는 환자가 계속되는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환경이다.

도착한 다음날 밤에는 지역 갱들이 싸우는 수십 발의 총소리에 잠을 깨었는데 현지경찰은 인원도 적고 약하여 출동도 못하고 수습도 못한다고 한다. 미국 감리교 교단에서는 천재지변이 일어날 때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까지 적십자단체보다도 더 빠르게 긴급구호를 하는 기관이 있고 훈련 프로그램도 있다. 카트리나 재난 때처럼 아이티 지진 때도 감리교 구제 위원회 사무총장이며 목사인 딕 샘슨은 현지에 급 파송 갔다가 무너지는 건물에 깔려 죽었다.

미 연합감리교 교단에 소속된 애틀랜타 한인교회는 그 동안 여러 가지 방법으로 간접적으로 도와 왔었다. 이번 여행은 아이티에서 직접선교를 하기위해 조사와 연구를 수행하는데 목적이 있었다. 이미 이곳에 와서 활동하는 김승돈 평신도 선교사를 만났다. 그는 지진 나기 6개월 전 남부 플로리다 감리교회에서 파송받아 이곳에서 선교 활동을 하고 있었다.



선교사의 안내를 받아 다운타운에 나가보니 높은 빌딩은 없고 낮은 건물도 많은데 아직도 복구되지 않은 채 부서지고 벽만 남은 곳이 많았다. 무너진 대통령 궁은 담장으로 가려놓고 재건축은 엄두도 못하고 있다. 중남미와 카리비안 일대에서 가장 컷다는 성당도 벽만 남긴 체 허물어져 있었다. 도로 좌우편에는 먹을 것과 온갖 물건들을 파고 사는 사람들이 넘쳐 흘렀고 낡은 조그마한 픽업 트럭을 개조한 차에 수십 명이 가득 차고 심지어 여러 명이 위험하게 밖에까지 매달리고 가는 차들이 이리저리 달리는 것을 많이 볼 수 있었다.

그 다음 선교사의 도움으로 운영하는 교회로 향하였다. 가난한 주민들은 대부분 가정 변소가 없어 도랑이나 길가에 용변을 보기에 악취가 나고 쓰레기들이 작은 언덕처럼 쌓여있었다. 쓰레기 속에서 돼지들과 동내 개 염소들이 먹이를 찾고 주민들과 함께 움막 같은 집에서 함께 산다. 가는 길에 우리 일행이 오니 동네 아이들이 반갑다고 뛰어나와 손목과 다리를 잡고 따라다닌다. 순진한 아이들이 거의 맨발로 흙이 묻은 옷을 입었고 남자 아이들의 일부는 하체는 아예 아무것도 입지 않은 맨 몸이었다.

김 선교사가 지원하는 여러 교회를 가보니 천장이 일부만 있어서 하늘이 보이고 벽도 구멍만 있고 창문도 없었다. 이런 곳에서 일요일에는 예배를 드리고 주중에는 학교로 사용한다. 이 나라는 의무교육이 아니기에 돈 없이는 초등학교도 못 가는 아이들이 상당히 많다. 김 선교사는 아이티에서도 가장 더럽고 가끔 죽은 시체가 나오는 오물투성이 삶의 찌꺼기 땅에서, 동내 갱들의 위협 속에서도 선교센터를 지었다. 기적처럼 지은 건물은 창문도 없고 아직도 증축 중이다. 이곳에 현재 700명의 학생이 재학하고 있다. 이들을 가르치는 선생에게 한달 100달러 가량 월급을 준다고 한다.

이곳 빵 공장서는 배고픈 학생과 교회 고아원에 배급해준다. 아직도 흙으로 말린 빵을 만드는 곳도 가보았다. 얼마나 가난하면 그런 빵을 먹고 살고 있다. 김 선교사는 우리들에게 “하나님이 나를 인도 한다. 나를 이곳에 심어 놓으시고 운전해주신다” 라고 간증을 하였다. 마이애미에서 2시간도 채 못 되는 미국에서 제일 가까운 섬나라이다. 이곳은 미국에서 가장 가까운 이웃 이다. 정부기구도 마비된 상태이다.

이 나라에 시급한 의료팀이나 굶고 지치고 주린 이웃에게 애틀랜타의 여러 교회와 단체 개인이 함께 참여해 돕기를 바란다. 6·25 때 우리들도 미국 선교사들이 가져온 밀가루를 먹고 옷을 입고 살았던 때가 기억난다. 이 글을 쓰며 그곳의 어려운 사람들을 생각하니 눈물이 나고 하나님께 그 땅을 회복시커 주시기를 기도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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