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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주주들 "이사회가 우리측 이사영입 차단 꼼수"

익명의 이사 "영입하려 했으나 결격사유 있었다"
태평양은행 프록시대결 후폭풍 장기화 전망

태평양은행 지주사 퍼시픽시티 파이낸셜 코포레이션(이하 태평양)의 23일 주주총회의 후폭풍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당시 주주총회와 이어 열렸던 이사회에서 7명 이사 영입을 확정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양측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것.

돈 이, 김일영·한동수 박사, 김주연, 윌리엄 박, 하기환, 미미 송씨 등을 포함한 주주들은 29일 본지에 보낸 '태평양은행 30% 주주들의 입장'이란 제목의 이메일을 통해 ▶지난 주주총회 당시 이사회가 30% 주주들의 이해를 대변할 이사 영입 차단을 위해 꼼수를 부렸으며 ▶태평양은행이 문을 닫을 위기에 봉착했던 2010년 당시, 30% 주주들이 1210만 달러를 투자해 은행을 구했음에도 은행 측이 투자자들과의 약속을 저버리고 경영진 교체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주주들은 이메일을 통해 "현재 태평양 이사진 보유 총 주식은 전체의 25% 내외로 추정되며, 우린 약 30%를 갖고 있다. 주총 하루 전 막후 교섭을 통해 2명의 이사 선임을 요구했다. (당시) 현 이사진은 이미 5명의 후보를 선정해 놓은 상태였다. 25% 지분을 가진 이사진이 5명 후보를 내놓은데 반해 30% 주주들이 2명의 이사를 후보로 올린 것은 지극히 당연함에도 이사진이 5명 후보를 끝까지 미는 바람에 프록시(proxy) 대결까지 가게 된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주주들은 또 "2010년에 투자한 1210만 달러는 당시 전체 지분의 40%에 해당한다"며 "어려울 때 도움을 받았으면 그 은혜를 갚는 것은 당연한 것임에도 현 이사진이 그 후 주총 등 중요한 때마다 우리를 밀어냈다"고 이메일에 적었다. 아울러 "2010년 당시 한인은행들은 증자 후 예외없이 CEO 교체 등 경영진에 변화가 있었으나 태평양은행은 새 투자자들과의 약속에도 불구하고 유일하게 경영진 변화가 없었다. 지난 2013년 주총 당시에도 현 이사진은 우리에게 이사 1명 선임을 약속했지만 약속을 헌신짝처럼 내팽개치고 이를 부결시켰다"고 주장했다.

주주들은 또 23일 주총 당시 이사회가 처음엔 8명의 이사를 추천했다가 5명, 다시 4명으로 줄이는 꼼수를 잇따라 펼쳤다고 주장했다. 프록시 대결을 염두에 둔 행보였다는 것이다. 또한 "(올해 실시된 증자 과정에서) 주주들의 증자가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었음에도 이상영 이사가 10% 이상 은행 투자로 감독국의 승인을 받아내는 등 주주 입장에서 납득하지 못할 행동으로 증자를 마쳤다"고도 했다.

이같은 성토에 대해 이사회 측은 주주들이 무리한 요구를 해왔다는 요지로 반박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이사는 "이사회가 이사 수를 축소하기로 결정한 것은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6개월쯤 전인 것 같다. 처음엔 주주들이 내세운 후보 1명을 이사로 영입하기로 했으나 그들이 제시한 후보가 우리가 판단하기에 결격사유가 있어 안된다고 밝혔다. 주총 전 협상에서도 의견차이를 좁히지 못해 프록시 대결이 불가피해졌고 주주들이 주총에 새로운 후보 2명을 내세운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위기 당시 주주들이 투자를 했던 것에 대해선 지금도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 하지만 주주들은 당시 주당 가격이 1달러50센트일 때, 투자를 했기 때문에 지금 약 3배의 이익을 얻었다. 많은 이사들의 주식 취득 가격이 장당 10달러였던 것과 비교해보라"면서 "2010년 증자 당시에 경영진을 교체한다는 약속은 없었다. 하지만 주주들은 지금까지 계속 경영진 교체를 끊임없이 요구하고 있다. 태평양은행이 위기를 벗어난 이후 지금까지 잘 해왔는데 어려운 시기에 낮은 급여를 받고 기여한 경영진을 왜 교체해야 하느냐"고 말했다.

그는 "2013년 당시 주주들의 이사 1명 영입 요구에 이사들이 동의한 것은 맞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이사회 의결도 마치기 전에 그 후보가 이사가 된다는 기사가 한 언론매체에 나가는 바람에 화가 난 이사들이 영입하지 않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증자 과정에 대해 이상영 이사는 "10% 이상 지분 취득 승인을 받은 것은 맞지만 다른 한인은행에도 10% 이상 지분을 소유한 이사가 얼마든지 있다"라며 "승인은 증자 이후에 났기 때문에 10%를 넘지 않는 선에서 증자에 참여했고 현재 내 지분도 10%를 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태평양 측은 29일 이사회를 열어 7명이던 이사 수를 6명으로 줄이기로 결정했다. 태평양 측은 이날 결정이 주총 직후 열린 이사회에서 영입됐던 김성철 이사가 타계한데 따른 것이라면서 고 김 이사를 대신할 마땅한 인사를 찾을 때까지 이사 수 6명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상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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