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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식의 레포테인먼트] 한화-다저스 선후배 박찬호-류현진

13년전 LA 다저스의 에이스였던 박찬호(41)는 이제 불혹의 나이로 접어들었다.

불교신자로 심오한 불경을 자주 인용했던 그는 빨간색 실밥이 108개인 야구공을 매만지며 투구할때마다 '백팔번뇌'를 되뇌이며 볼을 뿌렸다.

철학적이며 다소 추상적인 문장을 애용했던 것과는 달리 행동은 개성이 강했다. 패전의 멍에를 쓰거나 승리가 날아간 직후엔 라커룸에서 고개를 푹 숙인채 소극적 인터뷰로 일관했다.

벤치에서 합법적으로(?) 취재중인 고참 사진기자에 심한 말을 퍼붓거나 불미스런 동작을 보인적도 있다. LA공항에 도착해 플래시 세례를 받자 부인이 보는 앞에서 "당신, 파파라치냐"고 고함치기도 해 취재진의 분노를 자초하기도 했다.



이에반해 박찬호의 한화 이글스 후배로 2012년 12월에 다저스에 입단한 류현진(27)은 스타일이 상당히 다른 편이다. 박찬호처럼 영어를 잘하거나 말솜씨가 능숙한 편은 아니다.

그렇지만 애써 멋있는 표현을 구사하려고 일부러 노력하진 않고 생각나는대로 담담하고 진솔하게 말을 이어간다.

또 경기중 야수의 에러가 나오거나 주심 판정이 오락가락하는 장면과 마주쳐도 좀처럼 얼굴 표정에 나타내지 않는다. 반면 팀메이트와 코칭 스태프를 포함해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말을 자주 입에 올린다.

어떤 한인 선수는 예전에 "잘할때는 벌떼처럼 몰려들면서 슬럼프에 빠지면 얼굴도 안 비치는 기자들은 치사하다"고 말한적이 있다. 그같은 판단은 취재 본질을 잘못 파악한 것이다.

취재진은 선수가 어려움에 처했을때 위로해주는 '가족'이 아니라 독자가 바라는 기사거리를 따라 시간을 쪼개서 현장에 달려가는 입장이다. 뉴스가치로 판단하는 매스컴보다 가차없이 선수를 트레이드 시켜버리는 구단의 '갑질'이야말로 인간미 없는 행위가 아닐까.

무엇보다 프로의 세계는 비즈니스 그 자체에 다름 아니다. 많은 적을 만드는 행위야말로 아마추어적인 행동인 것이다.

내년부터 빅리그 3년째로 접어드는 류현진이 끝까지 초심을 유지하길 바란다.

bong@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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