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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한인타운 '줄 서는 식당'의 비결

이성연/경제부 차장

"에잇, 그냥 장사나 할까?" 고달픈 직장 생활에서 탈출을 꿈꿀 때 흔히들 하는 말이다. 누구나 한번쯤 내뱉어본 푸념일 것이다.

LA한인타운엔 거리마다 식당이 넘쳐난다. 업종도 다양하다. 한 때 오픈만 열면 '대박'이라며 타운 곳곳에는 조개구이집이 여기저기 문을 열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 많던 조개구이집 간판은 하나둘씩 내려졌다. 올해 LA한인타운에는 한국산 빙수 바람이 불며 수많은 팥빙수 집이 문을 열었다. 하지만 험난한 바닥에서 끝까지 살아남는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궁금하다.

장사는 어렵다. 하지만 모두가 불황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지금 여전히 고객들이 줄까지 서며 성업중인 식당도 있다. 최근 '줄서는 식당'이라는 시리즈를 연재하면서 LA한인타운 내 인기 식당들을 취재했다.

취재를 위해 음식점 사장과 연락을 시도했다. 하지만 기업 회장 못지않게 만나기 힘든 게 음식점 사장임을 알게됐다. 전화를 걸 때마다 종업원들의 대답은 항상 "사장님 장보러 나가셨는데요"다. 기사는 짧았지만 이를 위해 취재에 쏟아 부은 시간은 생각보다 길었다. 손님들로 붐비는 점심이나 저녁시간 못지않게 이른 아침부터 분주한 사장님들과의 연락이 그만큼 힘들었다. 최상급 재료 준비에 맛 조율, 거기다 손님 상에 넉넉한 인심까지 쏟아 부으려니 당연히 그랬을 것이다. 내로라는 맛집 혹은 대박 음식점의 한결같은 공통점은 바로 이것이었다.



지난달 한식재단 주최로 '한식당 종사자 교육 세미나'가 열렸다. 강연자로 참석한 한국외식경영학회 박형희 회장은 "요즘 같은 불황시대에 소비자는 가격에 민감하다"면서 "양도 많고 질도 좋으면서 가격은 저렴한 식당을 찾는 게 요즘 소비자"라고 전했다. 그는 "불황이라도 잘되는 점포는 잘된다. 고객은 당연히 잘되는 식당으로 몰린다"며 "안전, 안심, 건강에 대한 욕구가 강화되는 트렌드에 맞춰 창의력을 겸비한 가격대비 가치 창출을 이뤄야한다"라고 강조했다.

특별한 마케팅이 있는 것도 아니다. 인테리어가 화려한 것도 아니다. 하지만 손님들의 발길은 계속된다. 바쁜 점심시간에 직장인들이 이름을 적어가며 줄까지 서면서 잘되는 식당을 찾는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잘되는 식당들의 사장님들을 직접 만나 '비결'을 묻고, 손님들에게도 자주 찾는 이유를 물었다. 대답은 비슷했다. 바로 맛에 대한 장인정신이다. 인터뷰를 통해 발견한 대박 포인트를 정리하자면 ▶주인이 가장 좋아하고 자신 있는 음식이 주메뉴 ▶들쑥날쑥하지 않는 변함없는 맛으로 신뢰 제공 ▶한결같은 서비스로 프로정신 무장 등이다.

좋은 음식점, 착한 음식점이 갖춰야 하는 또 하나의 비결은 '이 곳에서만 판다', '이 집 아니면 맛볼 수 없다'는 차별화다. 누구든지 쉽게 얘기할 수는 있겠지만 사실 그런 아이템을 찾아내는 게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래도 변하지 않는 분명한 진리는 있다. 신선하고 질 좋은 재료로 최고의 맛을 내는 식당은 소비자들이 먼저 안다는 사실이다. 당장 눈앞의 이윤에 급급해 음식으로 장난치는 '속임수'양념만 걷어낸다면 오히려 불황기에 더 빛을 내는 대박 맛집은 얼마든지 탄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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