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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포커스]18세 하원의원과 침묵하는 유권자

김동필/사회부장

11월 중간선거에서 화제를 모은 당선자가 많았지만 개인적으로는 사이라 블레어(Saira Blair)라는 10대 대학생이 눈에 띈다.

올해 나이 18세, 웨스트 버지니아대 경제학과 1학년생인 사이라는 공화당 후보로 나서 웨스트 버지니아 주하원 의원에 당선됐다.

미국 역사상 최연소 주하원 의원이다. 그의 득표율은 63%, 경쟁 후보를 배 이상 앞질렀다. 비록 웨스트 버지니아 주가 전국적으로 주목 받는 정치 중심지는 아니지만 10대 소녀의 당선은 '사건'이었다.

사이라가 내세운 주요 공약은 '지역경제 발전과 일자리 창출'이었다. 대학을 졸업해도 마땅한 일자리가 없어 고향인 웨스트 버지니아를 떠나는 젊은이들이 많다고 했다. 단순하지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그의 이런 호소가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다.



그러나 그의 정치적 신념은 뚜렷하다. 공화당 소속답게 개인의 총기 소지를 보장한 수정헌법 2조를 지지하고, 낙태에도 반대한다. 그러면서 또래 친구들에 대해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밝히는 것을 꺼려하는 것 같다"고 말한다. 젊은세대의 정치적 무관심을 꼬집은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 이변은 없었다. 공화당 '승', 민주당 '패'의 결과도 그렇지만 투표율도 마찬가지였다. 뚜렷한 이슈가 없어 투표율이 저조할 것이라는 예상이 빗나가지 않았다.

이번 선거의 전국 평균 투표율은 30%대 초반(이하 잠정집계). 1940년대 이후 최저 수준이다. 가장 최근인 2010년 선거와 비교해도 한참 못미친다.

50개주 가운데 2년 전에 비해 투표율이 높아진 곳은 10여개 주에 불과하다. 가주는 더 심각하다. 이번 선거의 투표율이 21.4%로 2010년의 절반 수준으로 곤두박질했다. 당연히 전국 최하위권이다.

2010년 선거가 대통령 선거도 함께 실시됐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지나친 무관심이다.

선거 전문가들은 투표율 40%대를 선거의 마지노선으로 본다. 유권자 10명중 최소 4명 이상은 투표를 해야 선거제도라는 정치적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번 선거 결과가 '민심'의 정확한 현주소를 반영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가주의 경우를 단순 계산해 보자. 가주의 총 인구는 3500만명 정도. 여기에 이번 선거의 투표율을 대입해 보면 770만명 정도의 유권자가 주지사와 주정부 고위직 인사, 연방의원 등 모든 선출직 공직자들을 뽑은 셈이다.

나머지는 방관자 내지 들러리에 불과하다. 물론 투표권이 없어 의사 표시를 하지 못하는 주민들도 많지만 이 정도라면 선거의 의미는 엷어진다.

'미국 선거는 노인표가 좌우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젊은 세대의 정치 무관심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한인사회도 선거 때마 '투표 합시다'라는 캠페인을 벌이지만 투표소를 찾는 것은 노인들이 다수다.

그래서 사이라의 도전과 성공이 더욱 주목된다. 정치 무관심 세대에 속하지만 자신이 속한 커뮤니티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려는 신념 때문이다. 그렇다고 그의 목표가 정치인이 되는 것도 아니다. 사이라는 당선 인터뷰에서 경제학도 답게 자신의 목표가 재정전문가라고 했다. 정치인이 되고 싶어 이번 선거에 나선 것은 아닌 것이다.

공화당이 연방상원과 하원의 다수당이 되면서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당장 공화당 지도부는 오바마케어,이민개혁,세제개혁 등을 내년 아젠다로 삼겠다는 입장이다. 관련 법안들이 하나 둘, 만들어질 때 침묵했던 유권자 70%들은 어떤 반응들을 보일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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