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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성공의 기준과 내면의 고독감

혜 민/스님

성공한 기업인들이 사업하면서 가장 힘들어하는 점이 무엇일까? 아마도 내면의 '고독감'일 것이다.

왜냐하면 기업인들은 회사의 운명을 좌우하는 일들을 수시로 결정해야 하는데, 그럴 때마다 그 중요한 문제의 최종 결정을 홀로 판단해서 내려야 한다는 점, 그 결정의 책임 역시 본인이 모두 져야 한다는 점, 그런 결정 앞에서 몰려오는 고독감이 가장 힘들다는 것이다.

가만히 보면 성공한 기업인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배우나 가수, 스포츠 스타들 역시 이와 비슷한 어려움을 가지고 있다.

정상의 자리에 서서 많은 사람의 사랑과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니 겉으로 보기에는 화려하고 좋을 것 같지만, 정작 그들 내면에서 일어나는 인간적인 어려움을 누군가에게 편안히 토로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대중은 그들에게 나와 똑같은 한 인간으로서의 모습보다는 일반인과는 다른 성공한 스타로서의 모습을 기대하기 때문에, 대중이 기대하는 모습에 스타 자신들이 맞출 수밖에 없으니 점점 힘들고 외로워지는 것이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왜 성공하면 꼭 외로워져야만 하는지 의문이 든다. 곰곰이 생각하던 차에 우연히 경제인들이 많이 보는 '포브스'라는 잡지에 기고된 마이클 시먼스의 글을 읽게 되었다. 그에 따르면 만약 성공을 하고 나서도 왠지 허탈하고 외롭다고 느껴진다면 그것은 성공의 기준을 잘못 잡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만약 성공의 기준을 어떤 목표의 성취로만 잡는다면, 끊임없는 경쟁 속에서 주어진 시간 내에 얼마나 많은 일을 효과적으로 처리하는가에만 초점이 맞추어진다. 하지만 이런 식의 사고는 일의 성과만을 중시하다 보니 그 일을 성취할 수 있도록 도와준 사람들은 성과를 내는 데 필요한 수단으로 전락하고 만다. 결국 성과를 가지고만 성공했다 못했다를 재단하다 보면, 일을 돕는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는 성공 여부를 따지는 데 그다지 중요한 요소로 여겨지지 않게 된다.

하지만 반대로 성공의 기준을 성과 중심이 아닌 사람 중심으로 잡으면 입장이 달라진다. 미국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던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라는 책을 보면 위대한 기업을 만드는 기업인들의 특징은 바로 성공의 기준을 기업인이 정한 목표의 빠른 성취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내가 재능 있고 창조적인 사람들로 둘러싸여 그들과의 깊은 교류를 구축할 수 있는가에 맞추어져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성공을 사람 중심으로 놓게 되면 성공을 하고도 고독하지 않다는 점이다. 사람들과의 관계를 진정성 있게 맺는 것이 성공의 수단일 뿐만 아니라 성공의 내용이자 목적이기 때문이다.

정해놓은 목표를 달성시키기 위한 도구로서 사람을 고용하는 것이 아니고, 능력 있고 훌륭한 사람들을 찾아서 그들과 좋은 관계를 깊게 맺는 것이 목적이 되면 일의 결과 못지않게 과정 또한 중시하게 된다. 더불어 모든 결정을 최고경영자(CEO) 혼자 내리고 혼자 책임져야 한다는 관점이 아니고, 나와 함께 일하는 재능 있고 창조적인 사람들과 한 팀이 되어 그 안에서 의논과 결정을 함께하기 때문에 부담도 줄고 고독감도 덜하게 된다.

아프리카에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같이 가라'라는 속담이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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