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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INTERVIEW] "'빅 히어로 6' 캐릭터 우리 손으로 만들었어요" 디즈니 한인 애니메이션 아티스트

김상진 캐릭터 디자인 수퍼바이저
김시윤 리드 캐릭터 디자이너

디즈니 애니메이션 '빅 히어로 6(Big Hero 6)'의 열풍이 심상치 않다. 지난 주말, 하반기 최고의 화제작으로 꼽히던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터스텔라'를 가볍게 따돌리고 5600만 달러의 흥행 수입을 올리며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베테랑스 데이 휴일이었던 11일에는 하루 동안만 1000만 달러를 더 벌어들이며 장기 흥행의 청신호를 켰다. 할러데이 시즌을 앞두고 베이맥스와 히로를 비롯한 영화 속 캐릭터 관련 상품이 어린이들을 위한 최고의 선물 아이템으로 급부상한 것은 물론이다.

언제나 재미와 작품성을 보장하는 디즈니의 작품이기도 하지만, '빅 히어로 6'는 우리에게 한층 더 특별하게 느껴지는 애니메이션이다. 작품의 심장을 만드는 일이라고 할 수 있을 만한 캐릭터 디자인 작업을 한인 아티스트들이 주도했기 때문이다.

캐릭터 디자인 수퍼바이저로 활약한 김상진 감독과 리드 캐릭터 디자이너로 예술적 재능을 맘껏 펼친 김시윤 감독에게 '빅 히어로 6' 제작의 뒷얘기를 들어봤다.



이경민 기자 rachel@koreadaily.com

- 이번 작품에서 맡은 각자의 역할을 간단히 소개해준다면.

김시윤(이하 시윤): 각 캐릭터의 콘셉트 디자인과 전체적인 스타일을 책임지고 담당했다. '탱글드'에서도 캐릭터 디자이너로 일한 적이 있지만, 이번엔 리드 캐릭터 디자이너라는 큰 책임을 지게 돼 적잖은 부담도 있었다. 하지만 서로 힘을 합쳐 일하는 분위기 속에서 든든히 뒤를 받쳐주는 팀이 있어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물을 내는 게 가능했다.

김상진(이하 상진): 나중에 투입이 돼서 캐릭터 디자인과 CG(컴퓨터 그래픽) 파트를 연결하는 작업을 총괄했다. 중간에 스토리가 조금씩 바뀌면서 캐릭터들의 모양도 변경됐는데 그때마다 처음에 갖고 있던 캐릭터들의 매력을 잃지 않도록 유지시키면서 작업을 이어나가는 과정이 힘들긴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참 굉장한 작업을 마쳤다는 뿌듯함이 있다.

- 캐릭터 디자인 작업을 하며 가장 신경을 썼던 부분은.

시윤: 좋은 캐릭터 디자인은 결국 작품의 이야기와 감독의 비전을 잘 뒷받침하는 것이다. 그래서 늘 감독의 머릿속에 무슨 생각이 있을까를 상상하며 스토리보드를 보고 같은 방향을 향해 가고자 노력했다. 캐릭터의 룩을 만들어내는 데 있어서는 디즈니와 마블, 일본 아니메의 스타일을 적절히 아우르면서도 독창적인 디자인을 하는 데 공을 들였다.

상진: 2D 드로잉을 CG로 구현하는 과정에서 디자이너들이 만든 캐릭터들의 장점을 그대로 옮겨내는 데 힘을 많이 쏟았다. 아주 복잡한 배경과 지극히 단순한 캐릭터의 대비가 잘 드러나길 바라는 감독의 의도를 잘 표현해 내는 데도 신경을 많이 썼다.

- 귀엽고 사랑스러운 베이맥스 캐릭터가 압권인데.

시윤: 감독과 함께 카네기 멜론 대학 연구소를 방문해 리서치를 많이 했다. 거기서 부풀어오르는 로봇을 처음 보고 많은 영감을 얻었다. 베이맥스는 헬스케어 로봇이기 때문에 무섭거나 위협적으로 느껴지지 않아야 한다는 점을 늘 염두에 두고 디자인을 했다. 전체적인 모습은 전기밥솥도 참고를 했고 움직임은 펭귄이나 기저귀를 찬 갓난 아기의 모습에서도 따 왔다.

상진: 목탁이나 일본식 종도 베이맥스의 레퍼런스가 됐다. 사실 단순한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만드는 게 더 어려운 일이다. 애플사 제품들의 디자인을 봐도 그렇지 않나. 어떤 면에서는 단순함이야말로 궁극의 정교함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 면에서 베이맥스는 정말 잘 만들어진 캐릭터라고 자부한다. 골격이나 질감 부분에선 캐릭터 디자인 다음 단계인 리깅, 서피싱 파트의 아티스트들이 그 역할을 톡톡히 해준 덕에 캐릭터의 장점이 한층 더 살아날 수 있었다.

- 다양한 피부색의 캐릭터들도 인상적이다.

시윤: 내가 '빅 히어로 6'에 각별한 애정을 갖고 몰입해서 작업을 할 수 있었던 중요한 이유 중 하나다. 나에게도 다양한 인종 친구들이 많다. 이 작품을 보는 다른 사람들, 그리고 더 나아가 이 세상도 인종에 상관없이 모두가 친구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담았다. 특히 고고 캐릭터는 처음부터 내가 한국인으로 설정해서 디자인을 했다. 한국인으로서 이 작품을 통해 아시아의 문화를 대표할 수 있다는 점도 자랑스러웠다.

상진: 진작부터 다양성의 메시지를 품고 있는 작품을 시도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왔었는데, 이번에 그 바람을 상당 부분 이룬 것 같아 아주 즐거웠다. 캐릭터에서 뿐 아니라 이야기의 공간적 배경을 샌프란소쿄(샌프란시스코+도쿄)라는 가상의 도시로 설정한 것 역시 전 세계가 하나라는 상징적 의미를 담은 것이다.

- 다른 대작 애니메이션들과 비교해 '빅 히어로 6'만이 가진 경쟁력을 무엇일까.

시윤: 이 작품의 핵심은 형을 잃은 소년이 친구들을 통해 그 아픔을 치유하고 극복해나가는 과정이다. 나도 최근에 형처럼 따르던 친구가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경험이 있다. 그 슬픔을 작품에 녹이기도 했고, 반대로 작품을 통해 내가 위로를 받기도 했다. 아마도 관객들 모두가 '빅 히어로 6'를 보며 한 번씩은 '나도 저런 기분 느꼈던 적이 있었지' '나에게도 저런 좋은 친구들이 있었지'하는 생각과 함께 가슴 따뜻한 공감대를 느끼리라 생각한다.

상진: 빅 액션 어드벤처 코미디라고들 이야기하는데, 사실 '빅 히어로 6'는 이를 넘어서는 굉장한 드라마가 있는 작품이다. 아주 웃기기도 하면서 남자인 나조차 눈물을 흘리게 만드는 힘 또한 가지고 있다. 감성적으로 관객들과 소통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닌데, 이 작품은 그런 면에서 아주 훌륭한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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