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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버틴다'에 만족하는 지독한 가난의 무게

새벽부터 발동동…일용직 노동자 '한'
빈곤 이어 받는 아이들의 슬픈 눈망울

#. 지난 10일 오후 7시30분 부에나파크 지역 링컨 애비뉴와 놋 애비뉴 인근 엘도라도 인.

이곳은 저소득층 주민들이 정부 보조의 주택 바우처를 받아 생활하는 지역이다.

홈리스 및 저소득층 자녀의 애프터스쿨 사역을 담당하는 무지개가족선교회 이지혜 대표는 "이 지역에는 현재 500여 가구 이상의 주민들이 정보 보조를 받아가며 살고 있다"고 귀띔했다. 1가구를 4인 가족 기준으로 계산한다면 적어도 이 부근에서 한인을 비롯한 약 2000여 명이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셈이다.

이곳에 사는 신윤정(53·가명)씨는 남편을 병으로 잃고 홀로 살아가고 있다. 정부 지원의 푸드스탬프와 봉사기관 등이 제공하는 식료품 등을 지급받는다. 신씨의 집에는 맨바닥에 깐 전기장판과 이불, 약간의 취사도구만 있을 뿐이다.



신윤정 씨는 "신장이 좋지 않아 일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최소한의 생계만 유지하며 살아간다"며 "몸이 너무 아플 때는 정신적으로나 심리적으로 포기하고 싶을 때가 많은데 한국 정서 때문인지 이런 모습을 누군가에게 보여주는 것은 싫다"고 전했다.

현재 무지개선교회 이지혜 대표는 이 지역 극빈층 아이들을 위해 애프터스쿨 사역을 펼치고 있다.

이지혜 대표는 "이 지역에 사는 저소득층 아이 10여 명을 매일 오후 2시쯤 픽업을 해서 선교회에서 숙제도 봐주고 스낵도 제공하면서 6시까지 돌봐주고 있다"며 "그외에도 집이 없는 몇몇 가정들을 돌보고 있는데 최근 수년간은 한인 노숙자들도 많이 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극빈가정을 위한 애프터스쿨에 다니는 유나(9·가명) 양은 가장 역할을 도맡아 한다. 엄마는 유방에 난 종양으로 병치레 중이어서 유나 양이 7살짜리 동생까지 돌보고 있다.

유나양은 "엄마가 많이 아프기 때문에 주로 집 청소나 심부름 같은 것은 내가 다 하고 있다"며 "물론 많이 힘들지만 엄마가 빨리 병이 나아서 엄마와 함께 놀이공원에도 가고 싶다"고 말했다.

#. 한인 뿐 아니라 타인종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12일 오전 9시 LA한인타운 인근 홈디포 센터. 차량이 지나갈 때마다 손가락을 흔드는 사람들이 있다. 일자리를 찾는 일용직 노동자들이다. 특히 요즘은 경기가 안 좋아서 일용직 노동자로 일하는 것도 쉽지가 않다.

호세 리말도(34)씨는 "이번 주에 계속 일을 못 구했는데 오늘도 선택받지 못한다면 간단한 식료품을 사는 것조차 어려워진다"며 "불법 신분에 영어도 잘 못하기 때문에 이삿짐을 나르거나 공사현장에 나가는 등 몸으로 때우는 일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시간당 10달러를 받는다. 일을 구하지 못하는 날에는 햄버거 하나 사먹는 것도 쉽지 않다.

홈디포 앞 일용직 노동자들은 "예전에는 보통 일주일에 서너 번은 일을 구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일주일을 그대로 허탕 칠 때도 많다"고 푸념했다.

라모스 카에르토(29)씨는 "매일 100여 명 가량의 일용직 노동자가 홈디포 앞에 몰려든다"며 "멕시코에서 함께 건너온 친구 4명이 원 베드룸 아파트에서 모여 사는데 렌트비를 겨우 내고 난 뒤 멀리 있는 가족에게 생활비 일부를 보내고 나면 사실상 남는 게 별로 없어서 힘들게 살고 있다"고 전했다.

장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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