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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금리인상 시기의 변수

[LA중앙일보] 발행 2014/11/24 미주판 18면 기사입력 2014/11/23 18:09

안 유 회/경제부장

금리는 대표적인 통화량 조절 정책이다. 금리를 올리면 돈이 은행으로 들어오면서 시중에 풀린 돈의 양이 줄어든다. 금리를 내리면 통화량이 늘어난다.

하지만 금리는 금융위기 이후 경제를 살리기 위해 제로로 떨어지면서 더 이상 통화정책으로서의 힘을 잃어버렸다. 미국이 비전통적인 통화방식인 양적완화를 시작한 이유다.

비전통적인 방식인 양적완화는 구급약이다. 빨리 금리라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돌아가야 한다. 미국은 최근 양적완화 정책을 졸업하며 일단 구급약은 뗐다. 비상상황은 모면했다. 통화정책에서 미국은 비포장 도로에서 포장도로로 되돌아 가고 있는 중이다.

이제 문제는 언제 금리에 손을 댈 수 있느냐는 것이다. 금리는 올려야 하지만 확신은 부족하고 의견은 엇갈리고 시기는 모호하다. 최근엔 내년 6월 중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왔지만 결정권을 쥐고 있는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는 그리 확신하지 못 하는 것같다.

경제 위기 탈출의 가장 큰 변수였던 실업률은 안정됐다고 본다. 물론 이것도 반론은 많다. 실업률이 실제를 제대로 반영하느냐와 파트타임 등 비정규적 일자리가 많지 않느냐는 것이다. 그래도 실업률은 5.8%로 6년래 최저치로 떨어졌고 매월 약 20만 건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되고 있다는 선에서 금융 위기의 후유증은 탈출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금리 인상의 남은 숙제는 인플레이션이다.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2%는 돼야 금리를 인상하겠다는 정책목표를 고수하고 있다. 현재 인플레이션은 1.4%다.

일각에서는 연준의 목표인 2%에 회의를 품고 있다. 상위 10%에 부가 몰리고 임금상승이 정체되고 일자리의 질이 낮아진 상태에서 빠른 시일 안에 2% 달성이 가능하겠다는 것이다.

전세계 경제가 한몸으로 통합된 상황도 미국의 금리 인상 시기 결정을 어렵게 하고 있다.

미국은 비전통적인 통화정책인 돈풀기(양적완화)를 중단하고 금리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지만 다른 나라는 오히려 돈풀기에 나서고 있다. 그만큼 다른 나라의 경제가 미국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어렵다는 의미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지난 21일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이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자산매입 규모와 속도, 종류를 바꿔나갈 수 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이 발언을 ECB가 국채 매입을 통한 양적완화에 나설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드라기 총재는 이전에도 이와 유사한 발언을 한 바 있다. 10월 유로존의 물가 상승률은 목표치인 2%에 한참 못 미치는 0.4%에 그쳤다. 경기 부양의 시급함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여기에 중국이 지난 22일 기습적으로 돈풀기를 선언했다. 금융기관의 위안화 대출과 예금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한 것이다. 지난 3분기 중국의 성장률은 5년 6개월래 최저인 7.3%를 기록했다. 성장세가 저조하자 돈을 풀어 유동성 공급 확대에 나선 것이다.

각국의 경제가 힘을 잃은 상황에서 미국 혼자 금리를 인상할 수 있겠느냐는 회의적인 시각이 하나 더 추가되는 순간이다.

더구나 중국의 돈풀기는 통화전쟁의 선전포고로도 해석된다. 올 들어 달러화 대비 각국의 통화가치는 크게 하락했다. 엔화는 14.2%, 유로화는 8.8%, 원화는 5.4% 하락했다. 반면 위안화는 1.1% 하락에 그쳤다. 중국 정부는 특히 엔화에 대해 위안화 가치가 지나치게 높게 평가되는 것을 막기 위해 돈풀기에 나섰다는 해석이 가능한 것이다. 각국의 통화전쟁이 시작되면 금융위기 이후 비교적 무난하게 진행됐던 전세계적 공조에도 균열이 간다. 금리인상 시기의 변수가 하나 더 추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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