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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오바마 행정명령 위헌 아니다

박 동 규 / 변호사.이민법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1월 20일 대국민 연설을 통해 약 500만 명의 불체자 구제를 포함하는 이민개혁 행정명령을 발표하였다. 이후 필자의 의뢰인들로부터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이번 발표의 상세한 내용과 더불어 과연 이 행정명령이 실제로 집행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이었다. 즉 공화당 강경파의 주장대로 위헌판결을 받거나 대통령이 탄핵될 경우 무산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섞인 질문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번 오바마 대통령의 행정명령은 위헌이 아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행정명령은 대통령이 연방정부의 운영에 관해 지시하고 관리하는 제도로 법률과 같은 효력을 가지며 미국의 초대 워싱턴 대통령 이래로 이미 시행되어 온 오랜 전통이 있다. 링컨 대통령의 노예해방선언도 트루먼 대통령의 군대 내 인종차별 금지명령도 모두 행정명령이었다.

둘째 이민법과 관련해서 추방유예 등 서류미비자에게 체류를 혀용하는 행정명령만 해도 지난 60년간 11명의 대통령이 39번 시행하였다. 그중 가장 큰 혜택을 주었던 것은 역설적이게도 공화당의 레이건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의 행정명령이었다. 오바바 대통령도 2012년부터 청소년 추방유예라는 행정명령을 시행하였고 금년에는 연장도 하였다. 공화당 주도로 위헌소송을 제기하였으나 패소하였다.



셋째 오바마 대통령의 행정명령은 매우 제한적이다. 시민권도 영주권도 합법신분을 주는 것도 아니고 단지 추방을 유예해 주면서 노동허가증을 발급하는 것이다. 오히려 푸드스탬프나 메디케이드 등 기존에 주어지던 혜택도 금지하고 오바마케어 건강보험 가입도 금지하는 등 이민자 인권단체의 입장에서 보면 차별적인 조항이 포함되어 있기까지 하다. 이는 공화당의 정치적 공세를 막기 위한 고육책이라 생각된다.

넷째 공화당의 최고위직인 존 베이너 하원의장도 행정명령은 역대 거의 모든 대통령이 했던 것으로 법적하자가 없으나 불체자 구제라는 내용을 반대하는 것이라고 말하여 이미 그 합헌성은 인정하였다.

다섯째 망가진 이민법을 개혁하기 위해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6년을 기다렸으나 공화당 주도의 연방의회 특히 연방하원은 당파적인 이유로 법안의 상정조차 가로막고 토론조차 허락하지 않았다. 미국의 안보 강화 경제 회복 가족의 가치 인권 보호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이민개혁의 답보 상태를 대통령으로서 팔짱 끼고 보고만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직무유기일 것이다.

그러면 왜 공화당은 오바바 대통령의 이민개혁 행정명령에 대해 '핵위협' '불장난' '우물에 독을 타는 행위' '위헌' '탄핵' 등의 유래없는 정치공세와 막말들을 쏟아내며 결사적으로 이를 막으려고 하는 것일까?

최근 이민개혁과 불체자 구제를 둘러싼 매우 복잡해 보이는 민주당과 공화당 양측의 날선 공방은 하나의 키워드를 통해서 보면 매우 명징하게 보인다. 그것은 '2016년 대선'이다. 싫든 좋든 최근 수년간 미국의 정치지형에서 특히 대통령 선거에서 라틴계 유권자들이 캐스팅보트 즉 결정권을 행사해 왔다는 것은 거부할수 없는 사실(팩트)이다. 그리고 이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불체자의 구제를 포함하는 이민개혁이다.

민주당은 전통적으로 일괄되게 친 이민정책을 지지해 왔다. 반면 공화당은 주된 지지 기반이 백인 보수층이기 때문에 당내 반 이민 정서가 매우 강하여 이민개혁을 반대해 왔다. 이것이 지난 두 번의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들이 오바마 대통령에게 패한 주된 요인이 되었다.

현재 공화당은 대략 세 가지 선택을 고려 중인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첫째는 위헌소송 둘째 대통령 탄핵 셋째 정부폐쇄(셧다운)를 감수하더라도 행정명령 관련 예산을 제외시키는 것 등이다. 필자의 견해로는 이 세 가지 모두 실패할 가능성이 크고 그 결과는 더 많은 라틴계 유권자들이 공화당으로부터 등을 돌리는 장기적인 결과를 낳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 공화당이 택할 수 있는 가장 현명한 선택은 일단 한시적인 오바마 행정명령을 인정해 주고 의회에서 진정성 있는 포괄적 이민개혁법안을 통과시키는 것이다. 이것이 공화당을 위해서도 미국 전체를 위해서도 가장 바람직한 선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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