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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우의 고전음악]아르스 노바 운동

[김종우의 고전음악]아르스 노바 운동
 
 
 14세기 유럽에서는 아비뇽 유수(幽囚)라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1305년 이태리의 교황청이 프랑스왕국과의 대결에서 패한뒤 간섭을 받게 되면서, 결국에 교황도 프랑스에서 선출되고 집무도 프랑스 아비뇽에서 보게 된 것이다.

 그런데 14세기의 프랑스 음악을 살펴보면 여기에서도 교회의 그늘을 벗어나려는 시도를 엿볼 수 있다. 당시의 이러한 움직임을 "신예술운동 (ars nova)"이라 한다.

 본디 이 용어는 필립 드 비트리 (Philippe de Vitry, 1291-1361)의 논문에 나오는 것으로 새로운 개념의 리듬법을 의미한다. 중세시대에 교회에서는 음가를 3개로 분할한 리듬을 좋아 했는데 그 이유는 이것이 성부, 성자, 성령의 삼위일체를 의미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프랑스인들의 아르스 노바에서는, 교회가 불완전하다고 여긴, 음가를 2개로 분할하는 리듬을 과감히 도입하였다. 또한 비트리는 동형리듬 (isorhythm)을 사용하기도 했는데, 이는 곡전체에 걸쳐 동일한 리듬형태가 계속해서 반복되는 것이다.
 이러한 신예술의 리듬기법은 당시 최고의 작곡가인 기욤 드 마쇼 (Guillaume de Machaut, c1300-1377)에 의해 꽃피운다. 그는 2박자계통의 리듬이나 동형리듬, 그리고 당김음 등을 즐겨 사용해 교회음악과 세속음악을 작곡하였다.

 그가 작곡한 곡중 백미는 단연 노트르담 미사 (Messe de la Notre Dame)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노트르담은 파리에 있는 대성당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프랑스 북부의 한 성당이름에서 따온 것인데, 이 미사곡이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이유는 최초로 미사통상문 (Ordinarium missae; 자비송, 대영광송, 신경, 거룩하시도다, 하느님의 어린양) 전체를 하나의 묶음으로 해서 작곡했다는 점이다.

 미사에 쓰이는 음악은 크게 가사가 변하는 고유문 (Proprium missae)와 가사가 변하지 않는 통상문으로 나뉘는데 이미 전시대에 많은 작곡가들이 고유문을 작곡해 놓았기때문에 이때부터 통상문을 한 세트로 하여 작곡하는 유행이 시작된 것이다.
 이 미사곡을 직접 연주하게 될때 재미있는 점은 라틴어 경문의 발음이 프랑스식이라는 것이다 (사어인 라틴어 발음은 이태리식을 따르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팔레스트리나의 마르첼로 교황을 위한 미사 등에 나오는 발음이 기준이 된다.

하지만 바흐의 마니피캇을 연주할 경우 독일식으로 발음하기도 한다). 한 고음악단체의 일원으로 이 곡을 불렀던 기억을 더듬어보면, 대부분의 영어권 단원들이 라틴어 가사를 비성섞인 프랑스어 발음으로 불러야하는 약간은 혼란스러운 다국어적 상황이었으나 14세기의 비교적 덜 정제된 화성법을 체감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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