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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6~1981년 한국 파견된 '평화봉사단' 모임

'프렌즈 오브 코리아', 한인사회에 후원금 전달

"한국에 도착해 바로 공중목욕탕에 가서 서로 등을 밀었다. 따듯했다. 단 한시도 잊어본 적 없는 한국은 가족이다. 그립다."

추억은 힘이 셌다. 30~40년 전 한국의 모습이 눈앞에 하나 둘 펼쳐진다. 꽁꽁 얼어붙은 개울물을 호미로 깨서 면도했다는 대니얼 스트릭랜드(69)의 말에 웃음보가 터지더니 쭈그리고 앉아서 볼일 보다가 구멍으로 빠질 뻔했다는 '재래식 화장실 실수담'까지 술술 나온다.

박박 씻어도 계속 나오는 쌀뜨물에 밥은 커녕 몇 시간 동안 쌀만 씻었고, 집게를 잡을 때마다 깨지는 연탄 때문에 한겨울 덜덜 떨었다. 시골할머니가 우물물 한 바가지 등에 끼얹어주면 에어컨이 필요 없었다. 1966~1981년까지 한국에 파견됐던 평화봉사단(Peace Corp)의 이야기다. 봉사단은 한센병.결핵치료 의료진이나 영어교사, 기술자로 활동했었다.

한국이란 나라에 대한 설명은 다른 게 없었다. 제임스 메이어(72)는 "김포공항에 도착해 홈스테이 가족들과 인사하자마자 공중목욕탕에서 서로 등을 밀었다. 그게 한국에 대한 첫 기억"이라며 "살 부딪치고 머리 말려주며 가족처럼 맞아줬던 걸 아직도 감사하게 기억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을 단 한시도 잊어본 적 없는 가족이라 했다. 43년 전, 전남 화순 보건소에서 일했던 스트릭랜드도 인심 좋은 시골 장날을 그리워하며 "정으로 맺은 인연은 오래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17일 이들은 '프렌즈 오브 코리아(회장 낸시 켈리.FOK)'란 이름으로 한인들을 찾아왔다. 오랜 우정과 사랑을 담아서다.

한인가정상담소(소장 카니 정 조.KFAM)는 이날 FOK가 한인커뮤니티 교육 및 사회복지 후원금 명목으로 2000달러를 기부했다고 밝혔다.

FOK는 LA총영사관에 "한인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기관을 추천해달라"고 직접 연락을 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FOK(www.friendsofkorea.net)는 1990년대 후반부터 한국에 파견됐던 2000명의 전 평화봉사단원들을 주축으로 한.미 문화교류와 우호관계 증진에 힘쓰고 있다.

카니 정 조 KFAM소장은 "한국과의 인연을 잊지 않고 이렇게 좋은 일에 함께해준 FOK에 너무나 감사하다. FOK처럼 꾸준히 커뮤니티를 위해 일하는 단체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메이어는 "우리는 오래전 한국을 통해 세계를 만났고, 정을 배웠다. 이제는 그 사랑에 보답할 차례(giving back)"라며 "어려운 한인가정에 따뜻한 온기가 전해지는 데 자그마한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구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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